출처 :https://theqoo.net/2175320384
1960년 발표된 강신재의 단편 소설 <젊은 느티나무>
당시 상류층 자녀들의 사랑을 다룬 연애 소설로 지금 읽어도 굉장히 세련되고 설렘
로설 좀 읽어본 독자들 심장 뛰게하는 설정과 대사를 잔뜩 보유한 소설로, 가장 유명한 문장은 이 소설의 도입부인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그가 학교에서 돌아와 욕실로 뛰어가서 물을 뒤집어쓰고 나오는 때면 비누 냄새가 난다.
나는 책상 앞에 돌아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더라도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 ㅡ
그의 표정이나 기분까지라도 넉넉히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티이샤쓰로 갈아입은 그는 성큼성큼 내 방으로
걸어 들어와 아무렇게나 안락의자에 주저앉든가,
창가에 팔꿈치를 집고 서면서 나에게 빙긋 웃어 보인다.
"무얼 해?"
대게 이런 소리를 던진다.
그런 때에 그에게서 비누 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간다 ㅡ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
지수는 나를 보고 좀 당황한 듯 하였으나 이내 흰 이를 보이고 웃으면서 다가왔다.
"안녕하셨어요? 산봅니까?"
"네, 돌아가는 길이에요."
아이들은 우리를 새에 두고 떠들어대면서 잡기 내기를 한다.
지수는 한 아이를 붙들어 세터를 맨 줄을 들려주고는 어서 앞으로 가라고 손짓하였다.
우리는 잠자코 한동안 함께 걸었다.
아카시아의 숲새 길에서 그는 앞을 향한 채 불쑥,
"편지 보아 주셨소?"
하고, 겸연쩍은 듯한 소리를 내었다.
"네."
"회답은 안 주세요?"
나는,
"네.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했다.
그는 성급하게 고개를 끄떡거렸다. 귀가 좀 빨개진 것 같았다.
*
그는 몹시 화를 낸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너무도 맹렬한 기세에 나는 주춤한 채 어떻게 할지를 모르고 있었다.
"어딜 갔다 왔어?"
낮은 목소리에 힘을 주고 말한다.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그는 한 발 한 발 다가와서, 내 얼굴이 그 가슴에 닿을 만큼 가까이 섰다.
"어디 갔다 왔어?"
나는 입을 꼭 다물었다.
죽어도 말을 할까 보냐고 생각했다.
상류층 아가씨인 주인공 윤숙희와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다니는 이현규는 부모님의 재혼으로 피 안 섞인 남매가 됨
그리고 숙희를 좋아하는 장관의 아들이자 현규의 친구인 지수
현규의 질투심을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잘 보이는 곳에 지수의 러브레터를 둔 숙희
넘나 맛도리인것...
(짤들은 그냥 어울리는 짤 넣었음)
한국 문학계에 새 지평을 연 소설이라고 평가 받는 만큼 약 60년 전 소설임에도 굉장히 문장이 세련됐음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안 읽어봤다면 한 번 읽어보는거 추천
첫댓글 존잼각
비누는 알뜨랑이었을가......
삭제된 댓글 입니다.
엥……..! 땡겨서 메모장에 적어놓고 오는 길인데 너무 옛날이긴하네….ㅎ…
맞아 대사 최고인데 이어지는 씬이ㅋㅋㅋㅋ 옛날 소설임을 자각하게 함..
너무좋다... 꼭읽어봐야지
아 이거 학교 문학책인가 아님 이비에스 교재인가 암튼 처음보고 진짜 설렘
멜로려나 ㅠ ㅠ 흐흑
당장 대출한다
60년대에 냉장고있고 콜라있고 테니스치고 발레 개인교습받는 금수저임 ㅠ 금수저인거 부러워
크 좋지
와아악 ㅁㅊ 영업완...도서관 달려간다
비누랑 편지친절 이 대사는 진짜 잊혀지지가 않음… 난 이거 맨날 서강준x아이유x이도현으로 상상하면서 읽어…. 여기서 서강준 목소리랑 이도현 목소리랑 바꿨으면 딱 완벽함 오빠는 존나 잘생기고 완벽해야하고 숙희는 키 작은데 발랄하기도 하고 수줍기도 해야함 그리고 섭남지수는 정석미남은 아닌데 보다보면 매력에 감기는 타입.. 참고로 냄져들 둘 다 키 커야됨 오빠가 다가올때 여주 얼굴이 오빠 가슴과 닿을 뻔 해야하는데 키 작으면 눈 마주치고 대화해야함… 사형
드라마 스페셜로 제작해주면 안될가요ㅠ
아 그리고 이거 EBS에서 성우들이 단편 소설들 읽어주는 EBS문학관 있었는데 남주(오빠)가 셋쇼마루 성우임… ㅅㅂ
목소리 재질 걍 미쳤음 존나 섹시함
https://youtu.be/g01MkDKGgpo
이거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부분인데 개 미 쳤 음 한번만 들어줘 여시 소원!
PLAY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LG 우승 아....새벽에 또 심박수 확 오르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LG 우승 뭐야 너무 섹시해
신기한게 문체가 진짜 로설느낌남ㅋㅋㅋ이런데서 다 영향 받았겠지..오스틴이나 브론테 느낌도 나고..
ㅅㅂ 밀리에 있는 게 뭐냐,,???
하 편지 친절… 아무리 들어도 설레서 뒤짐
정말 맛있겠네요
학교 다닐 때 문학책인가 어디서 보고 바로 도서관 달려갔었어 비누냄새 저 문장 하나 보고 꽂혀가지고
도서관가야지 ㅠㅠ
도서관 가야겠군..
진짜 아무리 읽어도 저 장면은 정말…
남자가 여자 뺨 치는 장면 있지 않았나? 나도 어디선가 편지를 거기 둔건~ 이 대사 하나에 빠져서 바로 도서관 가서 빌려봤는데 뺨 치는 장면 보고 뭐여 쓰발!!!한 기억이 있는데...
미치겠다 당장 봐야지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진짜 대사 재질 미쳤다..... 이 소설에서 저 대사 볼때마다 마음이 철렁 하면서 심장 두근거림............ 하... ㅠㅠ
나는 저거 김승준님 목소리로 들어가지고 절대 저런 얼굴로 상상이 안되더라..... ㅋㅋㅋㅋㅋ
(성우인데 약간 무뚝뚝하고 카리스마있는 남캐만 전담해서 맡으시는 분이라... ㅎㅎㅎ)
진짜 좋다
아 오늘 치과갔다와서 읽어야디ㅠㅠ
근데 남주가 질투난다고 여주 뺨때림;;
22. .. 작년에 다시 읽어보고 기겁함
오마이... 이분 이름이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