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도 살아 있는 동안 우리 내부에서 무언가 죽어간다는 사실에 있다.
가령 꽃이나 달을 보고도 반길 줄 모르는 무뎌진 감성, 저녁 노을 앞에서 지나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줄 모르는 무감각,
넋을 잃고 텔레비젼 앞에서 허물어져 가는 일상 등 이런 현상이 곧 죽음에 한 걸음씩 다가섬이다.
저물어가는 이 가을, 한 친지로부터 반가운 사연을 받았다.
지난 여름 20년 가까이 살던 집에서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오랫동안 꿈꾸어 오던 [혼자만의 공간]을 마련했다고 알려 왔다.
언제라도 혼자일 수 있는 텅 빈 공간을……,그 공간의 이름을 {도솔암}이라고 했다.
도솔은 도솔천에서 온 말인데 그 뜻은 지족천「知足天」
그러므로 만족할 줄 알고 살면 그 자리가 곧 최상의 안락한 세계라는 뜻이다.
온갖 얽힘에서 벗어나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훨훨 날 수 있다면 그곳이 곧 도솔암의 존재 의미일 것이다.
누구나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들면 그런 소원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한 인간으로서 가정적인 의무나 사회적인 역할을 할 만큼 했으면 이제는 자기 자신을 위해 남은 세월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어차피 인간사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홀로 남게 마련이다.
이 세상에 올 때도 홀로 왔듯이 언젠가는 혼자서 먼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엄연한 삶의 길이고 덧없는 인생사이다.
첫댓글 네ㆍ공감 가득합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준엄하지요.
모두는 일회성의 인생을
사는데 과거에 뭍힐순
없는것이지요.
지당한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