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내 근육은 지금 꽤 단단하게 뭉쳐 있다.
내가 아무리 스트레칭을 해도 여간해서 부드러워지지 않는다.
트레이닝의 피크시기라고는 해도 그래도 너무 단단하구나, 하고 느낀다.
때때로 다리의 딱딱해진 부위를 충부니
주먹으로 탁탁 두드려서(물론 아프다) 풀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상당히 완고하다는 것과 같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내 근육은 완고하다. 근육은 기억하고 인내한다. 어느 정도 향상도 된다.
그러나 타협은 하지 않는다. 융통성을 부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이것이 나의 육체이다.
한계와 경향을 지닌 나의 육체인 것이다.
얼굴이나 재능과 마차가지로 마음에 들지 않는 데가 있어도
달리 어쩔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나이를 더해가면 그런 안배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지게 된다.
냉장고를 열어 거기에 남아 있는 것만 써서 적당한(그리고 어느 정도는 맛있는) 요리를
손쉽게 만들 수 있게 된다. 사과와 양파와 치즈와 우메보시(매실 장아찌)밖에 없다고 해도 불평하지 않는다.
있는 것만으로 참는다. 뭔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그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나이를 먹어가며 얻게 되는 몇 안 되는 장점 중 하나다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중
첫댓글 힘들 땐 만족을..
여유가 있을 땐 채찍을..
가장 중요한 건 순리를 따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