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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메리칸 셰프 등장한 간식 요리 도넛 베니에 레시피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 독특한 도넛이 등장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원형 도넛과 다른 형태다. ‘베니에ʼ라고 부르는 네모난 모양의 도넛은 반죽에 버터를 넣어 빵처럼 반죽한 후 발효시켜 기름에 튀긴 다음, 슈거파우더를 듬뿍 뿌린다. 갓 튀긴 베니에는 폭신하다가 이내 살살 녹아버린다. “여기서도 맛있는 건 거기서 먹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야!”
주방을 떠난 지 한참 된 나에게 오랜만에 디저트 만들던 주방을 그립게 해준 영화가 있다. 존 페브로 감독의 2015년 작품 [아메리칸 셰프]이다. 영화 내내 다양한 요리가 등장한다. 영화의 중점이 되는 음식은 쿠바식 그릴 샌드위치이지만, 여기에 나오는 베니에도 샌드위치 못지 않게 맛있다. 군침 도는 간식, 베니에를 소개한다.
베니에는 프랑스에서 도넛을 부르는 말이다. 그런데 어쩐지 베니에가 도넛보다 더 멋스러운 느낌이다. 만드는 방법도 좀 다르다. 버터를 넣어 반죽해 발효시킨 후 기름에 튀긴다. 아주 부드럽고 포근하다. 베니에는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 18세기 프랑스 이민자들이 전했다.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홈 스타일 크레올 퀴진 중 많은 음식이 ‘어머니의 나라ʼ인 프랑스에서 전해져왔듯이 베니에 또한 그렇다. 오늘날까지 카페 듀몽은 뉴올리언스의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명실공히 최고의 베니에 가게로 자리 잡았다.
그뿐만 아니라 루이지애나주에서는 1986년 공식적으로 주를 대표하는 도넛으로 베니에를 선정했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꼭 루이지애나의 카페 듀몽에서 진짜 베니에를 먹어보는 영광을 누려보고 싶다.
내가 베니에를 처음 접한 것은 뉴욕 현대미술관 내에 있는 모던(The Modern)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였는데, 처음엔 이름이 생소해서 어떻게 읽는 것인지도 몰랐던 기억이 난다.
선배 셰프는 일본인 유키상이었는데, 처음 일하는 내게 갓 튀긴 베니에를 건네며 맛보라고 주었다. 따끈따끈 포근한 게 입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던 그날의 베니에 맛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영화 [아메리칸 셰프]에 나오는 뉴올리언스에 자리한 카페 드몽의 베니에와는 물론 다르겠지만, 정말 맛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베니에 레시피를 공개하니 이달의 레시피를 꼭 시도해 보시라.
모던 레스토랑에서는 메이플시럽, 초콜릿 아이스크림, 망고 처트니와 함께 서브되는데, 베니에 위에 발라 먹으면 더욱 맛있다. 물론 어떤 것과도 잘 어울린다.
신나는 음악과 눈이 황홀해지는 맛있는 음식, 그리고 재미있는 스토리까지. 꽃피는 걸 시샘해 찾아온다는 꽃샘추위에 따끈따끈 베니에 하나 물고 봄을 기다려보자.
“요리로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고, 나도 거기서 힘을 얻어”- 영화 속 셰프 칼 캐스퍼처럼 맛있는 요리로 힘찬 새 학기를 시작하게 될 나 자신에게 달콤한 다짐을 해보자.
뉴욕 모던 레스토랑 스타일의 베니에 만들기
프랑스식 도넛인 베니에는 일반적인 도넛 만드는 방법과는 다르다. 버터를 넣은 반죽을 얇게 밀어 직사각형으로 잘라 발효시켜 기름에 튀기는데 아주 부드럽고 포근포근한 느낌이다. 반죽에 버터를 넣을 때는 여러 번에 나누어 넣어야 반죽 속에 버터가 고루 잘 스며든다.
재료 만드는 법 1. 스탠드 반죽기 볼에 물, 이스트, 설탕, 박력분, 중력분, 소금을 넣고 살짝 섞는다. 도어 훅을 끼운다. 2. 럼, 달걀, 바닐라 페이스트를 한번에 넣고 저속에서 4분 정도 믹싱한다. 3. 믹싱하면서, 실온에 둔 버터를 조금씩 나눠가며 넣는다. 버터를 한 번에 넣지 않고 나눠 넣어야 반죽 속에 버터가 고루 잘 스며든다. 4. 버터를 다 넣은 다음, 중속으로 15분 정도 믹싱한다. 믹싱 중에 반죽 겉 표면이 부드럽고 윤기가 나는 것을 확인해가며 믹싱한다. 5. 글루텐이 잘 형성되었는지 확인하려면 반죽을 뜯어서 천천히 늘려서 얇은 막이 되면 적당한 상태다. 만약 반죽이 뚝 끊어지면 5분 정도 더 믹싱한다. 6. 스테인리스 볼에 반죽을 담고 랩을 씌워 8~10시간 냉장숙성한다. 반죽이 잘 숙성되면 부풀어 오르고 탄력이 생긴다. 7. 작업대에 덧가루를 뿌리고, 밀대를 이용하여 0.5cm 두께로 반죽을 얇게 편다. 8. 베니에 모양은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면 된다. 보통은 반죽을 세로로 길게 자른 후 네모 납작하게 컷팅한다. 9. 쟁반에 덧가루를 뿌리고, 컷팅한 반죽을 차례대로 올려놓는다. 따뜻한 실온에서 약 30분간 2차 발효를 시킨다. 오븐이 있다면 40℃ 온도에 발효시켜도 좋다. 10. 뉴욕 모던 레스토랑에서는 베니에 반죽 한가운데에 세로로 칼집을 낸 후 끝부분을 밀어넣어 꼰다. 타래과와 모양이 비슷하다. 11. 냄비에 식용유를 2/3정도 채우고 180℃로 예열하고, 기름망을 준비한다. 냄비 크기에 따라, 한꺼번에 많이 넣지 말고 적당량씩 넣어서 한쪽 면이 갈색이 날 때까지 튀긴 후 뒤집어서 앞뒤가 노릇한 색이 될 때까지 튀긴다. 12. 기름기를 충분히 뺀 후, 슈거파우더를 뿌린다. Tip 스탠드 반죽기가 없다면 ①~④의 과정을 인내심을 가지고 손으로 반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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