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한 다음날 뭐하셨나요? 그냥 허전하기만 하던가요?
아침에 오는 전화가 없어서,
어디 있는지 알고 싶어 하는 메시지가 안 들어와서
그냥 허전만 하던가요? 아니었지요? 그게 아니었지요?
친구를 만나 술을 마시고 있어도, 차를 마시고 있어도,
다른 연인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어도 쉽지 않아요.
그런 건가봐요.
사람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이라는 것이 마음처럼
쉬운 일만은 아닌가봐요.
뭐하였어요. 이별한 다음날?
웃기지요?
내가 생각해도 참 웃기는 애인인 것 같지만 어쩌겠어요,
이렇게 생겨 먹은 걸...
아침에 제 시간에 일어나셨어요?
헤어진 건 헤어진 거고 깨워줘야 되는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잘 하겠지요? ...
안 깨워줘도 회사는 제시간에 맞춰 갔었나요?
아니지요? 제발 지각하지 마세요.
이제는 쓸데없는 걱정인데 그냥 하게 되요. 쓸데없는 걱정이라도...
보고 싶다던 영화는 봤어요?
하긴 영화가 눈에 들어왔을라고요.
이별한 다음날 영화가 재미있었으면 어디 그게 사람이에요?
핸드폰에 메시지 확인 들어왔을 때
놀라거나 혹시하는 마음에 확인하게 되신 적 있던가요?
그래서 내가 남긴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다행이던가요?
이별이라는 걸 하고 나니까 이것저것 궁금해지는 게 많더라고요.
어디 가서 술 마시고 쓰러지지나 않았나,
쓸데없이 허전하다고 친구 데이트에 끼어 눈치 보고 있지나 않나,
웃기는 건 사랑하다 헤어지는 게 무슨 큰 죄 지은 것도 아닐텐데
왜 그리 연락하기가 쑥스럽고 쉽지 않은 걸까요.
진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다른 건 대답 안해도 이건 좀 대답하셨으면 해요.
혹시 후회 비슷한 거 안해보셨어요?
괜히 그랬다던가, 이게 아닌가라던가,
왜 헤어진 다음에야 그 사랑의 크기를 알 수 있었다고
후회하는 거 말이에요.
안 그러셨어요? 하긴 그랬다고 해도
내가 그 마음을 알 길이 없으니 확인이나 되나요, 뭐....
저요? 저는 뭘 했냐구요?
글쎄요.....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이것저것 많이 생각한 거 같기도 하고,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거리기도 하고,
메시지 넣은 친구에게 왜 번호로 찍지
메시지 남겼냐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뭐 그냥 그렇게 지낸 것 같아요.
아니다.
내가 진짜 뭐 했냐 하면은요.
음.......,
당신이 뭐하고 있을까 그거 생각하면서 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