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경부터 뭔 바람이 불었었는지
연산군의 뒷 배경을 알고 싶었다.
사실 연산군에 관한 이야기만큼 재밌는 것도 드물 것이다.
그를 수식하고 있는 말만 하여도 '조선 최고의 폭군' '조선 최고의 망나니' 뭐 등등...
헌데 뒷 배경을 조사하면서 밑에 어느분이 문학 교육이 뭐같다 라고 쓴 글도 있지만
우리나라 역사 교육도 참으로 뭣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연산군이 종이나 조의 이름을 받지 못하고 '군' 이 되어버린 이유.
다들 잘 알겠지만 중종 반정 때문인데
이 중종 반정 이름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중종이 일으킨게 아니니 중종 반정이 아닌
'성희안 박원종의 쿠데타' 가 정답일 것이다.
게다가 사초와 실록의 기록들. 중종이 재위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쓰여진
연산군의 행동에 대한 기록에는 사초를 작성하는 이의 평가가 들어가있다.
그것도 오해받기 좋은 몹쓸 평만 골라서.
게다가 거짓부렁도!
(연산군에 관한 이야기 중에 '큰어머니를 강간했다' 라는 설도 있다.(물론 기록 중에도 큰어머니 박씨가 왕의 총애를 받고 죽었다 라는 구절이 있기도 하니...) 헌데 60대의 중풍걸린 여자를 강간할 정도로 연산군이 여자가 적었던 것도 아니고...(그럼 흥청 기생들은 대체 뭐지?) 게다가 성욕보다는 기생들과 시를 주저리주저리 읊는 것을 좋아했으며 자식도 많지 않았던 그였는데.(게다가 이 인물이 첫째부인에게 꽉 붙잡혀 살았던 인물이다. 그 첫째부인의 행실이 곱기도 고왔기에 모든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 그가 60대의 중풍걸린 여자를 강간했다? 한참 굶은 군바리도 아니고...)
역사는 언제나 승자에 의해 재구축된다는 것.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정확한 사실' 이 아닐수도 있다.
어차피 정확한 사실이 아닌데 고증이 어쩌니...
그나마 사실에 가깝게 상상력을 모두 동원하여 그 시기를 글로 풀어내는 것.
그게 아무래도 역사에 관한 글을 쓰려는 글쟁이에게 필요한게 아닐까.
(14% 정도 진행중인 연산군과 관련된 소설. 연산군VS 신하들의 두뇌싸움 및 신경전으로 끌어가고 있다. 솔직히 연산군의 머리도 좋았고 꽤 좋았던 정책도 많았지만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로 피바람을 대표하는 인물이 되었고 더 나아가서 그가 폐위하기 전의 어느날 부터서는 패륜아에 쓰레기로 기록되어있다. 그걸 뒤집어서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 이대로 묻히는 것은 역사에대한 실례이다. 분명 그는 정치감각은 어느정도 있었지만 사람들 관리 능력이 영 없었던 '멍청한' 인물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참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이 매체 저 매체에서 꼴깝의 최고로 묘사된다는 것은 아무래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