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코앞인데 이사 준비에 여념 없었다.
남들은 한가위 잔치 준비를 하는데 짐 정리를 하느라 그것도 잊었다.
결국 하나 남은 애큰 아들마져 둥지 묶어 내 보내고 홀홀단신 손주 사는 동네로 옮긴 것이다.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작은아이 손수넘이 할부지 기억을 까묵는다는 이유에서다.
처가 홈그라운드에 속한 막내 아들네는 가끔씩 미안도 했던 모양이다.
연휴기간 단촐한 살림살이를 정돈 하는동안 가깝다고 아들네는 마치 제집 드나들듯 찾아 든다.
어제는 다이소에 끌고 가더니 며느리가 바구니 채워 가는동안 아들녀석 바구니는 더 신이 났다.
그 와중에도 손주넘은 오직 장난감만 보채며 칭얼 거린다.
농을 치자면 점포 절반은 싸들고 집에 돌아왔다.
그동안 빈 집 거미줄 치듯 썰렁했던 냉장고는 포만감으로 진동을 한다.
홀아비도 나름이겠지만, 외식으로 식생활을 해결 하다보니 냉장고는 늘 빈곤해 있었다.
이것 저것 반찬은 물론 냉장고에 생수병과 냉동고엔 대팻 삼겹살 등이 분단을 이루어 채곡히 쌓여졌다.
주방엔 행주걸이는 물론 치킨타올 걸이까지 붙여진다.
오랫동안 굴려 왔던 플라스틱 용기들은 그동안 수고함에 감사도 못하고 폐기되고 새롭고 어여쁜
용기들로 바뀌어 갔다.
큰 아이에게 식탁은 딸려 보내고 희고 멋스런 원형 2인용 탁자까지 들였다.
도마도 빛나고 소소한 쟁반까지 마치 새살림 차리듯 변하여졌다.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아들들이 중 고교생으로 아주 어렸을 적 하던일이 도산이 되어 방황했던
기억이 잔부스러기 처럼 떠 오른다.
절벽아래 떨어진 실패한 인생의 자존심을 꾸역꾸역 가슴으로 묻어 온지도 참 오래전 일이다.
그렇게, 그리고 이렇게 처음.
가족에 끈끈한 정을 실감하며, 손주넘에게는 하늘 오르는 가오리연과 글라이더를 챙기어
주말이면 미사리 강변으로 나가자 손가락까지 걸었다.
가족이나 연인은 가까운 곳이 좋다.
물론 친구도 그러하다.
손수넘들은 더욱 그렇다.
할애비 사랑은
새롭게,
신기하게
행복하게
이렇게
싹트기 시작했다.
소소 하고도 작은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첫댓글 그럼요. 행복이라는게 뭐 거창한것은 아니랍니다.
소소한 행복감이 쌓이면 그게 큰 기쁨을 주는것이죠.
냉장고에 좋아하는 음식이 몇가지라도 들어 있으면
열때마다 느끼는 그런작은 행복이... ^*^
은숙 선배님
정말 정말 오랜만에 뵈옵니다.
건강하심에 불편함은 없으신지요.
냉장고의 반란.
기분 좋답니다.
이런 반란은
인조의 수라상 보다 더 반갑지 않을까 합니다~ ㅎ
아고~~~
미친다 미쵸,
저 살인적 미소 봐~~
미치시더라도
작게 미치셔야 합니다.
삶방 큰일나요~ ㅎ
선배님
한가위 명절은 잘 보내셨는지요.
조상님에 은덕 듬뿍 하시길 바랍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메~
어치께 헌데요?
오랜만에 목포댁님에 고소한
우리네 전라소리 듣습니다.
요 사진은 그렇지 않아도
수 작으로 꼽습니다.~ㅎ
한발짝 더 다가선 가을
분주하게 즐기세요~
따사로운 느낌이 전해집니다.
코스모스처럼 상쾌한 날 되십시오()
농원이라는 닉네임이
달콤하게 농익은 과일을 연상케 합니다.
삶방에서도
가을 코스모스 여행이라도
함께 떠났으면 좋겠네요.
@하늘소풍 예 말씀 고맙습니다()
할아버지의 손주 사랑이 넘치셔요
저도 추석을 지내고 나니 냉장고 빈구석진곳에 온통 먹을거 천지 네요
시어머님과 친정엄마가 챙겨준 음식들에서 가족사랑이 느껴지네요
행복한 시간들~!
계속 쭉쭉 이어가세요 ^^
하늘소풍님!
살면서 감정이 숨 죽여 지다보니
주제꺼리가 곤궁해져
눈팅만 범했나 봅니다.
그나마 기분이 전환되니
이리 주제가 손주넘으로....^^
새로이사한집에 새롭게장만한 소품들
거기에 손주도맘껏볼수있고 또 냉장고까지 푸짐하니 여한도 없습니다 ㅎㅎ
오랜만에 오셨습니다
사진도 작품이네요. 소확행 맘껏 누려보세요. 우리도 덩달아서 ㅎㅎ
자그마케 꾸려진 소품처럼
어설픈 살림들이지만
이리 환경을 변화시킴도
때론 좋은 방편이듯 싶네요.
근디요...
한사영 소확행
쥔이 또 손을 놓았다요?
청향님이 공지를......ㅎ
이사는 너무 힘들지요
손주 들 보면서 소담스런
행복에 글 잘 읽고갑니다
늘~작은 행복이 쌓이듯
그렇게 좋은 나날되세요~()
준희 선배님 튱성~!!
오랜만에 뵙습니다.
건강하시지요?
날이 차가워졌어요
늘, 언제까지라도 건강 하셔야죠.~^^
,
참으로
행복한
손주사랑은 우리에겐
비타민이지요
소소한행복이 큰물걸되어
이글을 읽는동안
함께 행복해집니다
언제나 늘 ~~
행복하세요 ~
오래만 ㅎ
그래요 행복이란 내 안에 아주 작은것에 있어요
내가 가진것 내가 먹는것 내가 즐기는것
내 지금 이시간이
좋은글 또 볼수 있게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