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천
1
최흥종사진(崔興宗寫眞)-최흥종의 사진
畫君年少時(화군년소시) : 그대의 소년 때를 그렸으니
如今君已老(여금군이노) : 지금 보면 그대도 이미 늙었구나.
今時新識人(금시신식인) : 지금 때에 새로 알게 된 사람들도
知君舊時好(지군구시호) : 그대 지난 시절 좋았음을 알겠네
2
추접(秋蝶)-가을나비
秋花紫蒙蒙(추화자몽몽) : 가을꽃은 자색으로 덮혀있고
秋蝶黃茸茸(추접황용용) : 가을나비는 노란빛으로 풀나네.
花低蝶新小(화저접신소) : 꽃 아래 나비는 새롭게도 작은데
飛戲叢西東(비희총서동) : 날아다니며 놀다가 모두 모이네.
日暮涼風來(일모량풍내) : 해 저물어 시원한 바람 불어오고
紛紛花落叢(분분화낙총) : 어지러이 꽃은 떨기에 떨어진다.
夜深白露冷(야심백노냉) : 밤 깊어지니 흰 이슬이 차가웁고
蝶已死叢中(접이사총중) : 나비는 이미 떨기 속에 죽어있네.
朝生夕俱死(조생석구사) : 아침에 나서 저녁이면 다 죽고
氣類各相從(기류각상종) : 기운 종류는 각기 서로 따르네.
不見千年鶴(부견천년학) : 천 년의 학이 보이지 않는 것은
多棲百丈松(다서백장송) : 대부분 백길 소나무에 깃들었겠네.
3
오추(吾雛)-내 새끼
吾雛字阿羅(오추자아나) : 내 새끼의 이름은 아라
阿羅纔七齡(아나재칠령) : 아라는 이제 나이 일곱이다.
嗟吾不才子(차오부재자) : 아~ 나는 재능 없는 놈이고
憐爾無弟兄(련이무제형) : 가련한 너는 형제도 없다네
撫養雖驕曖(무양수교애) : 애지중지 길러 비록 철없지만
性識頗聰明(성식파총명) : 아는 성격 머리는 총명하다.
學母畵眉樣(학모화미양) : 어미에게 배워 눈썹 그리고
效吾詠詩聲(효오영시성) : 내 시 읽는 소리도 흉내 낸다.
我齒今欲墮(아치금욕타) : 내 치아는 지금 빠지려는데
汝齒昨始生(여치작시생) : 너의 치아 어제 나기 시작했네
我頭髮盡落(아두발진낙) : 나의 머리털은 다 떨어지는데
汝頂髻初成(여정계초성) : 너의 정수리 상투 되기 시작하네
老幼不相待(노유부상대) : 늙음과 유아 서로 기다리지 않고
父衰汝孩縈(부쇠여해영) : 아비는 늙고 너는 어린이 영화네.
緬想古人心(면상고인심) : 면면히 생각은 옛사람의 마음이고
慈愛亦不輕(자애역부경) : 자애 역시 가볍지가 않구나.
蔡邕念文姬(채옹념문희) : 채옹은 딸 문희를 늘 생각했고
于公歎緹縈(우공탄제영) : 우공은 딸 제영의 효심에 감탄했었다.
敢求得汝力(감구득여력) : 감히 어찌 너의 힘을 얻어 구하나
但未忘父情(단미망부정) : 다만 아비의 정을 잊지나 말아다오.
4
산노우흥(山路偶興)-산길에서 우연히 흥겨워
筋力未全衰(근력미전쇠) : 근력은 아직 온전히 쇠하지 않았고
僕馬不至弱(복마부지약) : 마부와 말도 지극히 약하지 않네
又多山水趣(우다산수취) : 더욱이 자연에 흥취가 많아
心賞非寂寞(심상비적막) : 마음에 느껴짐이 적막하지는 않다.
捫蘿上煙嶺(문나상연령) : 덩굴 부여잡고 안개 낀 고개 올라
蹋石穿雲壑(답석천운학) : 바위를 지나 구름 낀 산골짜기 지난다.
谷鳥晩分啼(곡조만분제) : 골짜기 새들은 저녁에도 나누어져 울고
洞花秋不落(동화추부낙) : 골짝의 꽃들은 가을인데도 지지 않는다.
提籠復攜榼(제농복휴합) : 대그릇 쥐고 가다 다시 술동이 들고 가
遇勝時停泊(우승시정박) : 절경을 만나면 때때로 멈추어 머문다.
泉憩茶數甌(천게다삭구) : 샘이 보이면 쉬면서 차를 몇 잔 마시고
嵐行酒一酌(남항주일작) : 안개 속을 걸으며 술 한 잔을 마신다.
獨吟還獨嘯(독음환독소) : 혼자 시를 읊으며 다시 혼자 휘파람 부니
此興殊未惡(차흥수미악) : 이러한 흥취는 결코 아직 싫지가 않다.
假使在城時(가사재성시) : 만약 성 안에 있을 때였다면
終年有年樂(종년유년낙) : 한 해가 다가도 즐거울 날 없었으리라
5
정저인은병(井底引銀甁)-우물 바닥에서 은 두레박을 당겨올리다
井底引銀甁(정저인은병) : 우물 바닥에서 은 두레박을 당겨 올리니
銀甁欲上絲繩絶(은병욕상사승절) : 은 두레박은 올라올 듯 끈 끊어집니다.
石上磨玉簪(석상마옥잠) : 돌 위에 옥비녀를 갈아보니
玉簪欲成中央折(옥잠욕성중앙절) : 옥비녀는 갈아질듯 가운데가 부러집니다.
甁沈簪折知奈何(병침잠절지나하) : 두레박은 빠지고 비녀는 잘리니 어찌하나
似妾今朝與君別(사첩금조여군별) : 저의 오늘 아침 남과의 이별과 비슷합니다.
憶昔在家爲女時(억석재가위녀시) : 생각해봅니다, 옛날 처녀시절 집에 있을 때
人言擧動有殊姿(인언거동유수자) : 사람들은 내 거동이 특별한 자태 있다 하였지요.
嬋娟兩鬢秋蟬翼(선연량빈추선익) : 아리따운 두 살쩍은 매미 날개 같고
宛轉雙蛾遠山色(완전쌍아원산색) : 둥그스름한 눈썹은 먼 산 빛과 같았지요.
笑隨戲伴後園中(소수희반후원중) : 후원 안에서 웃으며 친구 따라 놀았는데
此時與君未相識(차시여군미상식) : 그때는 나는 당신과 아직 알지도 못했습니다.
妾弄靑梅憑短牆(첩농청매빙단장) : 내가 청매를 들고 낮은 담장에 기댔을 때
君騎白馬傍垂楊(군기백마방수양) : 그대는 백마 타고 수양버들 옆에 계셨었지요.
牆頭馬上遙相顧(장두마상요상고) : 담장 머리, 말위에서 아득히 서로 눈 마주쳐
一見知君卽斷腸(일견지군즉단장) : 한눈에 그대 속 타는 심정을 알았었지요.
知君斷腸共君語(지군단장공군어) : 그대의 속 타는 심정을 알고 서로 이야기 하며
君指南山松柏樹(군지남산송백수) : 그대는 남산의 송백을 가리키며 맹세하셨지요.
感君松柏化爲心(감군송백화위심) : 그대의 송백 같은 굳은 마음에 감격하여
暗合雙鬟逐君去(암합쌍환축군거) : 남몰래 머리손질하고 마침내 그대를 따랐지요.
到君家舍五六年(도군가사오륙년) : 그대 집에 와서 산지 대 여섯 해 되었는데
君家大人頻有言(군가대인빈유언) : 그대 아버님은 자주 제게 말씀하시기를
聘則爲妻奔是妾(빙칙위처분시첩) : ˝혼례 해야 아내가 되지 달아나면 첩이라
不堪主祀奉蘋蘩(부감주사봉빈번) : 조상의 제사상을 차리게 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終知君家不可住(종지군가부가주) : 끝내 그대 집에 더 살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其奈出門無去處(기나출문무거처) : 그러나 문을 나서면 갈 곳도 없음을 어찌할까.
豈無父母在高堂(개무부모재고당) : 어찌 부모가 생존해 계시기는 않았겠는가 마는
亦有親情滿故鄕(역유친정만고향) : 또한 고향에는 아는 사람이 많이 있었지요.
潛來更不通消息(잠내경부통소식) : 더구나 몰래 가출하여 소식이 끊겼으니
今日悲羞歸不得(금일비수귀부득) : 오늘날 슬프고 부끄러워 돌아 갈 수가 없습니다.
爲君一日恩(위군일일은) : 그대 위한 하루 사랑 때문에
誤妾百年身(오첩백년신) : 저의 일생의 신세가 그르치게 되었소.
寄言癡小人家女(기언치소인가녀) : 세상의 철부지 어린 아가씨들에게 충고하니
愼勿將身輕許人(신물장신경허인):신중하게 처신하여 몸을 경솔히 남에게 주지 마라.
6
사죽창(思竹窓)-그리운 대나무 창가
不憶西省松(부억서성송) : 서성의 소나무 기억나지 않고
不憶南宮菊(부억남궁국) : 남궁의 국화도 기억나지 않는다.
惟憶新昌堂(유억신창당) : 오직 기억나는 것은 신창당 뿐
蕭蕭北窓竹(소소배창죽) : 쓸쓸하다 북창의 대숲이여.
窓閑枕簟在(창한침점재) : 한가한 창가에 베개와 삿자리 남았는데
來後何人宿(내후하인숙) : 내 돌아 간 뒤에는 어떤 사람이 묵을까.
7
제물이수(齊物二首)-평등한 만물이여
其一
靑松高百尺(청송고백척) : 푸른 소나무 높아서 백 자
綠蕙低數寸(녹혜저삭촌) : 초록빛 혜초는 낮아서 몇 치.
同生大塊間(동생대괴간) : 천지간에 함께 자랐건만
長短各有分(장단각유분) : 길로 짧음에는 서로 구분이 있다.
長者不可退(장자부가퇴) : 긴 것은 짧게 할 수 없고
短者不可進(단자부가진) : 짧은 것은 길게 할 수 없도다.
若用此理推(야용차리추) : 만약 이와 같은 이치로 헤아린다면
窮通兩無悶(궁통량무민) : 궁하건 통하건 모두 번민 할 것 없도다.
其二
椿壽八千春(춘수팔천춘) : 참죽나무의 수명은 팔천 년이 봄
槿花不經宿(근화부경숙) : 무궁화꽃은 하룻밤도 지나지 못한다.
中間復何有(중간복하유) : 그 사이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冉冉孤生竹(염염고생죽) : 부드럽게 홀로 자란 대나무가 있다.
竹身三年老(죽신삼년노) : 대나무 몸체는 삼 년이면 늙어지나
竹色四時綠(죽색사시녹) : 대나무 몸빛은 사시사철 푸르다.
雖謝椿有餘(수사춘유여) : 비록 여유 있는 참죽나무만 못하나
猶勝槿不足(유승근부족) : 무궁화 꽃의 부족함보다는 여전히 낫다.
8
은궤(隱几)-안석에 기대어
身適忘四支(신적망사지) : 몸이 쾌적하니 손발을 잊고
心適忘是非(심적망시비) :마음 쾌적하니 시비도 잊네.
旣適又忘適(기적우망적) :이미 쾌적하니 쾌적함도 잊고
不知吾是誰(부지오시수) :내가 곧 누구인지 알지 못하네.
百體如槁木(백체여고목) :온 몸이 마른 나무 같아
兀然無所知(올연무소지) :멍하게 아는 것이 없네
方寸如死灰(방촌여사회) :마음은 꺼져버린 재와 같아서
寂然無所思(적연무소사) :적막하게 아무런 생각도 없네
今日復明日(금일복명일) :오늘 하루 다시 내일 하루이고
身心忽兩遺(신심홀량유) :몸과 마음은 홀연히 둘 남기네
行年三十九(항년삼십구) :살아온 해 나이 서른아홉이고
歲暮日斜時(세모일사시) :세모에 해가 기우는 때이로다.
四十心不動(사십심부동) :마흔 살이면 마음은 부동이니
吾今其庶幾(오금기서기) :나는 지금 그들에게서 몇일까.
9
지반池畔二首 白居易 연못가에서
其一
結構池西廊[결구지서랑] : 연못 서편에 사랑채 얽어 짓고
疏理池東樹[소리지동수] : 못 동쪽의 나무들 드물게 손질하네.
此意人不知[차의인부지] : 이런 뜻 사람들은 알지 못하니
欲爲待月處[욕위대월처] : 달 기다리는 곳으로 만들려 하네.
其二
持刀剮密竹(지도과밀죽) : 칼을 잡고 빽빽한 대숲 쳐주니
竹少風來多(죽소풍내다) :대나무가 적어서 바람 많게 오네.
此意人不會(차의인부회) :이런 내 마음 남들은 모르리라
欲令池有波(욕령지유파) :연못에 물결있게 하려는 것이네.
10
식포(食飽)-배불리 먹고서
食飽拂枕臥(식포불침와) : 배불리 먹고 베개 털고 눕고
睡足起閒吟(수족기한음) : 충분히 자고 일어나 한가히 읊네.
淺酌一杯酒(천작일배주) : 가볍게 술부어 한 잔의 술을 마시고
緩彈數聲琴(완탄삭성금) :천천히 거문고 노래 몇 곡을 타노라.
旣可暢情性(기가창정성) :이미 마음 속 기분을 펼 수 있고
亦足傲光陰(역족오광음) :또한 세월을 편안히 보내기에 충분하다.
誰知名利盡(수지명리진) :누가 알리오 명예심과 이해심을 다하여
無復長安心(무복장안심) :다시는 장안 그리운 마음 조금도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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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중하
과자하난야(過紫霞蘭若)-자하 낭야에 들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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