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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유식지(日有食之)
해가 달에 먹혀 버렸다는 뜻으로, 일식(日蝕)을 대신하는 말로 옛적에는 자연현상으로 보는 것보다는 상사롭지 못한 일로 보았다.
日 : 해 일(日/0)
有 : 있을 유(月/2)
食 : 먹을 식(食/0)
之 : 갈지(丿/3)
출전 : 시경(詩經) 소아(小雅) 십월지교(十月之交)
이 성어는 시경(詩經) 소아(小雅) 십월지교(十月之交)의 첫 번째 장에 나오며 주(周)나라 유왕(幽王)을 말한다(大夫刺幽王也)라 하며 내용은 다음과 같다.
(十月之交) 시월 초하루
(朔月辛卯) 시월 초하루 신묘일
(日有食之) 일식이 생기고
(亦孔之醜) 또 아주 나쁜 조짐
(彼月而微) 저 달이 희미하고
(此日而微) 이 해도 희미해졌네
(今此下民) 오늘의 백성들도
(亦孔之哀) 한없이 애닯다
(日月告凶) 해와 달이 흉조 알려
(不用其行) 제 길로 가지 않고
(四國無政) 천하에 바른 정치 없어
(不用其良) 어진 사람 쓰지 않네
(彼月而食) 저 달이 줄어드니
(則維其常) 늘 있는 일이나
(此日而食) 이해가 줄어드니
(于何不臧) 무엇이 잘못 되었나
(爗爗震電) 번쩍거리며 뇌성이 울리니
(不寧不令) 편치 않고 좋지 않네
(百川沸騰) 강물마다 끊어오르고
(山冢崒崩) 산 언덕 갑자기 무너져
(高岸爲谷) 높은 언덕 골짜기 되고
(深谷爲陵) 깊은 골짜기 언덕되었네
(哀今之人) 오늘의 백성 아닯으니
(胡憯莫懲) 어찌 늬우칠 줄 모르나
(皇父卿士) 황보는 경사 되고
(番維司徒) 번씨는 사도 되고
(家伯維宰) 가백은 재부 되고
(仲允膳夫) 중윤은 선부 되며
(棸子內史) 추자는 내사 되고
(蹶維趣馬) 궤씨는 추마 되며
(楀維師氏) 구씨는 사씨되어
(豔妻煽方處) 요염한 여인의 선동 심하다
(抑此皇父) 아아, 이 황보
(豈曰不時) 어찌 잘못되었다 하는가
(胡爲我作) 어찌 나를 부리면서
(不卽我謀) 내게로 와 의논하지 않는가
(徹我牆屋) 내 집과 담은 무너지고
(田卒汚萊) 밭은 갑자기 물 들고 잡초 우거져도
(曰予不戕) 나는 해치지 않았다
(禮則然矣) 법이 그러하다고만 하는구나
(皇父孔聖) 황보는 아주 약아
(作都于向) 상 땅에 고을 만들고
(擇三有事) 손수 삼사를 골라 두니
(亶侯多藏) 정말 모두가 재산 많은 부자로다
(不憖遺一老) 옛 늙은 신하 한 분이라도 남겨
(俾守我王) 우리 임금 지키게 하지 않고
(擇有車馬) 수레와 말 가진이 모두 골라서
(以居徂向) 상 땅으로 옮겨 살게 하는구나
(黽勉從事) 부지런히 힘써 일하며
(不敢告勞) 감히 괴롭다 말 못하고
(無罪無辜) 죄 없고 허물 없어도
(讒口囂囂) 모함하는 소리 들끊는구나
(下民之孽) 못난 백성이 받는 재앙
(匪降自天) 하늘이 내린 것 아니로다
(噂沓背憎) 면전에서 칭찬하고 뒤에서 미워함은
(職競由人) 오로지 다투어 해치는 사람 때문이로다
(悠悠我里) 끊없는 내 시름도
(亦孔之痗) 너무나도 괴롭구나
(四方有羨) 온 세상 즐거운데
(我獨居憂) 나만 홀로 근심에 산다
(民莫不逸) 백성들 모두 편안한데
(我獨不敢休) 나만 홀로 감히 쉬지 못한다
(天命不徹) 천명이 고루 통하지 못하다니
(我不敢傚我友自逸) 나는 감히 본받지 못한다, 내 벗의 편함을
⏹ 일식(日食)과 정치
중국 고대 서주(西周)의 유왕(幽王)은 웃지 않는 여인 포사(褒似)의 웃음을 사기 위해 거짓 봉화를 올리다가 북방 민족 견융에게 죽임을 당한 난봉꾼이었다.
정치가 혼란했던 그의 치세 중반인 기원전 776년 가을 일식이 있었는데, 시경(詩經) 소아(小雅)에는 이를 소재로 한 노래가 한 곡 전한다.
시월에 들어선 초하루 신묘일/ 일식이 있었으니 아주 나쁜 조짐이로다./ 지난달에 월식이 있더니 오늘 또 일식이니/ 이 백성은 정말로 가엾구나.
중국의 옛 기록에는 일식 현상을 '해가 먹혀 버렸다(日有食之)'는 말로 대신했다. 달이 해를 먹어 버리는 일은 음양의 원리를 거스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이므로 이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일식은 하늘이 인간 세상에 보내는 경고 가운데 가장 엄중한 것이었다. 특히 정치 혼란에 즈음해 나타나는 일식은 황제 개인의 부덕을 꾸짖는 최고의 경고장으로 받들어졌다.
여씨 일족을 몰아내고 왕조를 되찾은 전한(前漢) 문제(文帝)는 즉위 이듬해 달이 해를 먹는 사건이 발생하자 곧바로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일식은 하늘이 짐을 경계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짐은 아래로 백성을 돌보지 못하고 위로는 해와 달과 별의 밝음에 누를 끼쳤으니 그 부덕함이 실로 크다."
(사기 효문본기)
일식이 나타나면 황제는 반성문만 쓰는 것이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소복을 입고 재계하면서 소찬을 먹고 가무음곡을 끊었다. 이걸로도 모자라서 당 현종 같은 경우는 '꼰대' 신하의 시시콜콜한 훈계도 경청해야 했다. "폐하는 군자와 친하고 소인을 멀리하며 여인의 베갯송사를 물리치고 헐뜯는 말에 귀기울이지 마시라(親君子, 遠小人, 絶女謁, 除讒慝)."
(자치통감)
하지만 달이 해를 먹는 하늘의 변고를 둘러싼 신비성은 이미 춘추전국 때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천문관들은 초하루(朔日)라는 특정일에만 일식이 나타난다는 경험 지식을 바탕으로 일식 시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일식은 달이 해를 가리는 현상(日食者, 月掩之也)일 뿐이며, 일식이 나타나는 것은 일정한 법칙에 따른 것이지 정치의 잘잘못에 달린 것이 아니다(食有常數, 不在政治)'라고 까발리는 이단(?) 사상가도 나왔다.
그럴수록 황제의 도덕률을 강조하는 일식의 정치적 의미가 더욱 강화된 것은 아이러니였다. 일식이 있을 때 황제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통치의 맨얼굴을 분식하는 훌륭한 장치였던 것이다.
백성들은 그때마다 하늘의 의(義)가 과연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면서 참을 인(忍)자를 또 새겼고, 왕조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인간의 도리를 강조한 사마천의 합리적 정치사상이 버티고 있었다.
하늘에 이변이 생길 때 군주가 할 일은 첫째로 덕을 쌓는 것이고 다음은 정치를 닦는 것이며,셋째는 대책을 취하는 것이고 넷째는 귀신에게 비는 것이며, 가장 나쁜 것은 이를 무시하는 것이다.
(사기 천관서天官書)
엊그제 이 땅의 사람들은 하루종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늘에서는 46년 만에 보는 최대의 천상쇼 일식이 펼쳐졌고, 여의도 국회에선 의원들의 지상쇼가 생중계됐다. 하늘을 끌어들여 정치를 운영할 줄 알았던 선인들의 지혜를 되돌아보게 된 하루였다.
▶️ 日(날 일)은 ❶상형문자로 해를 본뜬 글자이다. 단단한 재료에 칼로 새겼기 때문에 네모꼴로 보이지만 본디는 둥글게 쓰려던 것인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日자는 태양을 그린 것으로 ‘날’이나 ‘해’, ‘낮’이라는 뜻이 있다. 갑골문은 딱딱한 거북의 껍데기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둥근 모양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日자가 비록 네모난 형태로 그려져 있지만, 본래는 둥근 태양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갑골문에 나온 日자를 보면 사각형에 점이 찍혀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을 두고 태양의 흑점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먼 옛날 맨눈으로 태양의 흑점을 식별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 日자는 태양과 주위로 퍼져나가는 빛을 함께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 태양은 시간에 따라 일출과 일몰을 반복했기 때문에 日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시간’이나 ‘날짜’ 또는 ‘밝기’나 ‘날씨’와 같은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日(일)은 (1)일요일(日曜日) (2)하루를 뜻하는 말. 일부 명사(名詞) 앞에서만 쓰임 (3)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날의 뜻을 나타내는 말 (4)날짜나 날수를 셀 때 쓰는 말 (5)일본(日本)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날 ②해, 태양(太陽) ③낮 ④날수 ⑤기한(期限) ⑥낮의 길이 ⑦달력 ⑧햇볕, 햇살, 햇빛, 일광(日光: 햇빛) ⑨십이장(十二章)의 하나 ⑩나날이, 매일(每日) ⑪접때(오래지 아니한 과거의 어느 때), 앞서, 이왕에 ⑫뒷날에, 다른 날에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달 월(月)이다. 용례로는 그 날에 할 일을 일정(日程), 날마다를 일상(日常), 날과 때를 일시(日時), 하루 동안을 일간(日間), 해가 짐을 일몰(日沒), 해가 돋음을 일출(日出), 그 날 그 날의 당직을 일직(日直), 직무 상의 기록을 적은 책을 일지(日誌), 하루하루의 모든 날을 매일(每日), 날마다 또는 여러 날을 계속하여를 연일(連日),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일을 쉬고 노는 날을 휴일(休日), 오늘의 바로 다음날을 내일(來日),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 있는 날을 가일(佳日), 일본과 친근함을 친일(親日), 일본에 반대하여 싸우는 일을 항일(抗日), 일이 생겼던 바로 그 날을 당일(當日), 일정하게 정해진 때까지 앞으로 남은 날을 여일(餘日), 날마다 내는 신문을 일간지(日間紙), 일상으로 하는 일을 일상사(日常事), 날마다 늘 있는 일이 되게 함을 일상화(日常化), 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뜻으로 학업이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진보함을 이르는 말을 일취월장(日就月將),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는 뜻으로 이미 늙어 앞으로 목적한 것을 쉽게 달성하기 어렵다는 말을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막힌다는 뜻으로 늙고 병약하여 앞날이 얼마 남지 않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모도궁(日暮途窮),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 간다는 뜻으로 무언가 바라는 마음이 세월이 갈수록 더해짐을 이르는 말을 일구월심(日久月深), 한낮에 그림자를 피한다는 뜻으로 불가능한 일이나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일중도영(日中逃影), 해가 서산에 가깝다는 뜻으로 나이가 들어 죽음이 다가옴을 이르는 말을 일박서산(日薄西山), 같은 날의 두 번의 만조 또는 간조의 높이가 서로 같지 않은 현상을 일컫는 말을 일조부등(日照不等), 날로 달로 끊임없이 진보 발전함을 일컫는 말을 일진월보(日進月步),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달도 차면 점차 이지러짐을 일컫는 말을 일월영측(日月盈昃), 날마다의 생활을 이르는 말을 일상생활(日常生活), 해와 달과 별을 일컫는 말을 일월성신(日月星辰), 아침 해가 높이 떴음을 일컫는 말을 일고삼장(日高三丈), 항상 있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일상다반(日常茶飯), 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말을 일취월장(日就月將),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 간다는 말을 일구월심(日久月深) 등에 쓰인다.
▶️ 有(있을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달월(月; 초승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𠂇(우; 又의 변형)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有자는 '있다, '존재하다', '가지고 있다', '소유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有자는 又(또 우)자와 月(육달 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여기에 쓰인 月자는 肉(고기 육)자가 변형된 것이다. 有자의 금문을 보면 마치 손으로 고기를 쥐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가 고기(肉)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有자는 값비싼 고기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져 '소유하다', '존재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有(유)는 (1)있는 것. 존재하는 것 (2)자기의 것으로 하는 것. 소유 (3)또의 뜻 (4)미(迷)로서의 존재. 십이 인연(十二因緣)의 하나 (5)존재(存在)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있다 ②존재하다 ③가지다, 소지하다 ④독차지하다 ⑤많다, 넉넉하다 ⑥친하게 지내다 ⑦알다 ⑧소유(所有) ⑨자재(資財), 소유물(所有物) ⑩경역(境域: 경계 안의 지역) ⑪어조사 ⑫혹, 또 ⑬어떤 ⑭12인연(因緣)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재(在), 있을 존(存)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 폐할 폐(廢), 꺼질 멸(滅), 패할 패(敗), 죽을 사(死), 죽일 살(殺), 없을 무(無), 빌 공(空), 빌 허(虛)이다. 용례로는 이름이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유명(有名), 효력이나 효과가 있음을 유효(有效), 이익이 있음이나 이로움을 유리(有利), 소용이 됨이나 이용할 데가 있음을 유용(有用), 해가 있음을 유해(有害), 이롭거나 이익이 있음을 유익(有益), 세력이 있음을 유력(有力), 죄가 있음을 유죄(有罪),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느끼는 바가 있음을 유감(有感), 관계가 있음을 유관(有關), 있음과 없음을 유무(有無), 여럿 중에 특히 두드러짐을 유표(有表), 간직하고 있음을 보유(保有), 가지고 있음을 소유(所有), 본디부터 있음을 고유(固有), 공동으로 소유함을 공유(共有),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뜻의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입은 있으나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변명할 말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구무언(有口無言), 있는지 없는지 흐리멍덩한 모양이나 흐지부지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야무야(有耶無耶), 형체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천지간에 있는 모든 물체를 일컫는 말을 유상무상(有象無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명무실(有名無實), 머리는 있어도 꼬리가 없다는 뜻으로 일이 흐지부지 끝나 버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두무미(有頭無尾), 다리가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박식한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서주(有脚書廚), 만물은 조물주가 만드는 것이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님을 일컫는 말을 유생불생(有生不生), 다리가 있는 양춘이라는 뜻으로 널리 은혜를 베푸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유각양춘(有脚陽春), 뜻이 있어 마침내 이루다라는 뜻으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유지경성(有志竟成), 벗이 있어 먼 데서 찾아온다는 뜻으로 뜻을 같이하는 친구가 먼 데서 찾아오는 기쁨을 이르는 말을 유붕원래(有朋遠來), 시작할 때부터 끝을 맺을 때까지 변함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유시유종(有始有終), 무슨 일이든 운수가 있어야 됨을 이르는 말을 유수존언(有數存焉),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있으나 마나 함을 이르는 말을 유불여무(有不如無), 말하면 실지로 행한다는 뜻으로 말한 것은 반드시 실행함 또는 각별히 말을 내 세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유언실행(有言實行), 끝을 잘 맺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잘하여 결과가 좋음을 이르는 말을 유종지미(有終之美), 입은 있으되 말을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정이 거북하거나 따분하여 특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유구불언(有口不言), 행동이나 사물에 처음과 끝이 분명함 또는 앞뒤의 조리가 맞음을 일컫는 말을 유두유미(有頭有尾),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서로 융통함을 이르는 말을 유무상통(有無相通), 장차 큰 일을 할 수 있는 재능 또는 그 사람을 일컫는 말을 유위지재(有爲之才), 끝까지 일을 잘 처리하여 일의 결과가 훌륭함을 이르는 말을 유종완미(有終完美),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은 그대로 있지 않고 인연에 의하여 변해 가는 것이라는 말로 세상사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을 유위전변(有爲轉變), 가기에 잎을 더한다는 뜻으로 이야기에 꼬리와 지느러미를 달아서 일부러 과장함을 이르는 말을 유지첨엽(有枝添葉), 가르침에는 차별이 없다는 뜻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배움의 문이 개방되어 있음을 이르는 말을 유교무류(有敎無類) 등에 쓰인다.
▶️ 食(밥 식/먹을 식, 먹이 사, 사람 이름 이)은 ❶회의문자로 饣(식)은 동자(同字)이다. 사람(人)이 살아가기 위해 좋아하며(良) 즐겨먹는 음식물로 밥을 뜻한다. 사람에게 먹이는 것, 먹을 것, 먹게 하다는 飼(사)였는데 그 뜻에도 食(식)을 썼다. 부수로서는 그 글자가 음식물 먹는데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食자는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食자는 음식을 담는 식기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食자를 보면 음식을 담는 식기와 뚜껑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食자는 이렇게 음식을 담는 그릇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밥’이나 ‘음식’, ‘먹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도 대부분이 ‘음식’이나 먹는 동작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참고로 食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모양이 바뀌어 飠자나 饣자로 표기된다. 그래서 食(식)은 ①밥 ②음식 ③제사 ④벌이 ⑤생활 ⑥생계 ⑦먹다 ⑧먹이다 ⑨현혹케하다 ⑩지우다 그리고 ⓐ먹이, 밥(사) ⓑ기르다(사) ⓒ먹이다(사) ⓓ양육하다(사) ⓔ사람의 이름(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음식을 청해 먹은 값으로 치르는 돈을 식대(食代), 부엌에서 쓰는 칼을 식도(食刀), 여러 가지 음식을 먹는 일을 식사(食事),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식구(食口), 음식점이나 식당에서 먹을 음식과 바꾸는 표를 식권(食券), 밥을 먹기 전을 식전(食前), 식사를 마친 뒤를 식후(食後), 음식을 담아 먹는 그릇을 식기(食器), 음식만을 먹는 방 또는 간단한 음식을 파는 집을 식당(食堂), 뜻밖에 놀라 겁을 먹음을 식겁(食怯), 음식에 대하여 싫어하고 좋아하는 성미를 식성(食性), 음식(飮食)을 만드는 재료를 식료(食料), 남의 집에 고용되어 부엌일을 맡아 하는 여자를 식모(食母), 음식(飮食)을 먹고 싶어하는 욕심을 식욕(食慾), 한번 입 밖으로 냈던 말을 다시 입속에 넣는다는 뜻으로 앞서 한 말을 번복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식언(食言), 각종 식품을 파는 가게를 식품점(食品店), 음식을 먹은 뒤에 몸이 느른하고 정신이 피곤하며 자꾸 졸음이 오는 증세를 식곤증(食困症), 식량이 떨어져 기운이 다함을 식갈역진(食竭力盡), 식객이 삼천 명이라는 뜻으로 함께 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음을 식객삼천(食客三千), 나라의 녹을 받아먹음을 식국지록(食國之祿), 근심 걱정 따위로 음식 맛이 없음을 식불감미(食不甘味), 음식을 잘 차려 먹지 아니함을 식불이미(食不二味), 먹는 것으로 하늘을 삼는다는 뜻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식이위천(食以爲天)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