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은이 할머니가 퇴원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오늘은 내가 퇴원하는 날이고...
“깁스 푸니까, 진짜 홀가분 하네!
무거워 죽는줄 알았는데...”
“형아! 목욕탕 가자!! 더러워 죽겠다~^^;”
“누군 씻기 싫어서 안 씻었나!?ㅡ.ㅡ”
“암튼...”
“아~ 태은이 보고싶다!”
“사랑에 푹 빠졌구나?^.^”
“지는? 가현아 니 애인 왜 저러냐?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고...”
“상용아! 그 표현이 적절한거가?”
“어쨌든... 퇴원하니까 기분은 좋네!
날아 다닐걸 같애~~^.^”
‘태은이에게 이쁜 모습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목욕탕에 꼭 가야겠다!^^;’
“야~ 목욕탕 가자! 철호는 내 다리 맡고,
현우는 내 팔 맡고, 용이는 내 등 맡고...
때 한번 시원하게 밀어보자~^.^”
“미친거 아니야...”
“우리가 왜 니를 씻겨주냐?”
“우리 씻기도 힘든데...”
이것들은 꼭 한마디씩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모양이다.
그냥, 씻겨주면 어디가 덧나나?
난 아직 환자(?) 인데....ㅡ.ㅡ
암튼 우린 목욕탕에서 시원하고 깨끗하게 씻은뒤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동생과 같이 집에 왔는데. 동생은 피곤했는지
바로 곯아 떨어져 버렸다.
내 동생은 인생의 반을 잠으로 보내는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베란다로 나와서 태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나다~ ^^”
“어, 오빠네요! 어디예요?”
“오빠 조금전에 퇴원하고...
너희집으로 가고 있는데...”
“진짜? 지금 어딘데요?”
“베란다로 나와서 봐~
주차장 앞에 서있을 꺼야!”
태은이는 뛰는 듯이 베란다로 나와서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는 주차장쪽으로 시선을 돌려서 나를 찾고 있고,
난 아래창에서 그런 태은이를 지켜 보았다.
‘귀엽네...^^’
“어디? 어디에 있어요? 안보이는데...”
“바보~ 아래층에 봐라!”
“어...”
태은이는 고개를 밑으로 돌리더니... 나와 눈이 마주쳤다.
깜짝 놀랐는지 떨어질 뻔한 태은이!
“야~ 조심해!”
“....”
“놀랬어?”
“뭐야! 어떻게 된거예요~”“실은 나 여기 살어~
놀래켜 주려고 일부러 말 안한 거지...^^;”
“너~ 죽는다아~ㅡ.ㅡ”
“허,허 이젠 말까네...”
“ㅜ.ㅜ”
“이왕 한거 앞으로 말 놓아랑!
안그래두 같은 84년생인데... 뭘~^^”
“진짜? 진짜 반말한다!”
“그래랑~”
“알써~^.^”
“뭐하냐? 내려와라!”
“알았어~^.^”
태은이와 나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다.
TV도 보고, 만화책도 보고, 사진도 보고, 맛있는것도 해먹고...
“오빠! 오빠 동생은 언제까지 자는거야?”
“몰라 저녀석 취미가 잠자는 거잖아~
실제로 해볼수 없는 것들을 꿈속에선 해볼수 있다나 어쨌다나....”
“진짜? 오빠 동생 정말 웃긴다!^^”
“....”
나는 태은이의 말에 동생을 깨웠다.
“용아! 이제 일어나라~
언제까지 잘거야?”
“음... 몇시야?”
“지금, 6시가 다되어 간다!”
“진짜? 1시간 밖에 안남았네~”
(7시에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우리...)
“그래, 빨리 일어나서 씻어라~”
용이는 비틀비틀 거리며 화장실에 가서 씻었다.
“태은아~ 너도 올라가서 옷갈아 입고 나온나!”
“왜? 어디가??”
“응, 친구들이랑 7시에 만나기로 했거든·”
“싫당! 우리 그냥 여기있자~”
“오늘, 오빠 퇴원했다고 가만히 안놔둔데!ㅜ.ㅜ”
“싫은데...”
“이쁘게 하고와~^.^”
싫다는 태은이도 윗층에 올라갔다.
‘이젠, 나만 준비하면 되는건가!?’
나는 오랜만에 외출하는 것이라, 한껏 멋을 냈다.^^;
“용아~ 가현이는 언제 온대?”
“아마, 지금쯤 오고 있을꺼당!”
딩~동!
“호랑이도 지 말하면 온다더니...
누구세요?”
“나, 태은인데...”
“치, 아니네! 형아 니 애인 왔다~~”
“그래~^.^”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은이의 모습...
정말 눈부셨다. 매일 귀여운 모습만 봤는데...
어른처럼 검은색 정장을 이쁘게 차려입고 왔당!^^;
“울~ 마누라 진짜 이쁜걸~”
“진짜?^.^”
“지랄들 하고 있네...
눈꼴 시려워서 못봐 주겠네...ㅡ.ㅡ”
용이는 샘나는지 투정을 부렸다.
“치, 니는 가현이 오면 한번보자!”
“....”
그 순간, 문이 열리면서 또 한명의 천사가 들어왔다.
‘역시나 이쁜걸! 내가 첫눈에 반했을 정도니까...’
갑작스런(?) 가현이의 출현에
조금전 투정부리던 동생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껴안고 지럴한다~ㅡ.ㅡ
“병신...”
“....”
우리 두 커플은 친구들과의 약속장소인 베네치아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그곳엔, 이미 철호와 현우가 와있었는데...
괜히, ‘불쌍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두형제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이 녀석들 기회가 되면 새끼 쳐줘야 겠다!^^;’
남자 둘이서 지루한 시간을 보냈는지 우리들이 들어서자,
무지 무지 ‘좋아라~’ 하였다.
“왜 이렇게 늦었어?”
“늦기는... 자기들이 일찍 와 놓고는...^.^”
“그런가?”
“뭐, 먹을래?”
“아무거나...”
우리들은 간단한 Tea 타임을 가졌는데....
역시 분위기는 철호가 주도해 나갔다.
현우는 왕자인 마냥 가만히 앉아있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커피숍에서 나올려는데 갑자기 「노예팅」이란 것을 한단다.
“야~ 우리 저거 구경좀 하고 가자!?”
“그래, 그러자~”
“잼있겠당!^^”
“난 저거 말로만 들었는데...”
사회자로(?) 보이는 남자가 마이크를 들고 무대(?)로 나갔다.
사회자→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저희 베네치아 커피숍을 찾아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하고싶은 말은 많지만...
지루해 하실걸로 알고....
「노예팅」바로 시작하겠습니다!
누가 먼저....?”
‘무슨 밤무대 인가?^^;’
근데, 사회자가 누구를 나오라고 하기전에 우리테이블에서
온갖 폼을 다잡고 있던 현우가 무대로 나가 버렸다.
“허걱! 재 왜 저래?”
“몰라...”
“자기가 잘생겼으니까, 자랑할려고 나갔겠지...”
“바부~”
“누가 왕자병 아니랄까봐!ㅡ.ㅡ”
사회자→ “예~ 멋진분이 나오셨습니다!
이 멋진 남자분을 사실 숙녀분 없으십니까?
일단 500원부터 시작 하겠습니다~
관심 있으신분....”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고
조용하다~ 너무나...
“병신! 나 저럴줄 알았다니까....”
“아무도 안 사주잖아! 하. 하~”
딴 테이블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지 조용하고,
우리 테이블에서는 난리가 났다~
친구의 쪽팔림은 우리들의 즐거움이리라~^^;
약 2분간의 시간...
과연 현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구석진 테이블에서 여자한명이 손을 들었다.
“여기요! 제가 살께요~”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 구석진 테이블의 여자는 현우를 불렀다.
아무말도 않고, 검지 손가락만을 이용해 현우를 부르는 여자!
‘최현우 고생좀 하겠네...^.^’
노예팅은 계속 진행되고...
현우는 구석진 테이블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있다.
‘불쌍한 놈... 니가 잘난척 할때부터 알아봤다! 하,핫~^.^’
그리고 5번째로 현우를 사간 테이블에서 다른 여자가 나왔는데,
노예(?) 같지 않은 미모의 여자였다.
여러 테이블에서 ‘와~아’라는 함성소리가 새어나오고...
500원으로 시작된 돈은 어느새 3000원 이라는 거금(?)으로 올라갔다.
3000원에 팔릴 판이였는데, 내가 손을 들었다.
“여기~ 5000원 이요!”
태은이를 비롯한 모두가 놀란눈으로 나를 보았고,
난 미소를 띄우며 그여자를 사왔다.
그리고는 철호 옆에 앉혀 놨다.
“철호야~ 니 노예다!
책임져아~^.^”
“왜?”
“그냥, 현우(?)까지 다 짝이 있는데...
너 혼자 짝이 없잖아! 심심할까봐...^.^”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태은이!
‘ 걱정했어? 귀여운 녀석...
난 이미 너 하나만으로도 벅차!
다른여자는 내마음속 어디에도
들어갈 자리가 없단다!!^^;’
나 아니, 철호에게 팔린 여자가 우리 테이블로 오자
현우를 사간 여자도 우리에게로 왔다.
그리고 그 뒤를 졸졸 따르는 우리의 최현우!
‘갑자기 우리의 왕자가 불상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현우를 산여자, 정말 엽기다!
성격은 철호랑 더 맞을 것 같은데...
오자마자 한다는 말이...
“내 노예의 친구분들인가?
난 현우의 주인이자, 당신들(?)에게 팔린 노예의 친구인
손정은 이라고 합니다! 방가워여~^.^”
당찬 그여자의 한마디에 모두가 어리둥절 했지만, 재미있었다.
“아...네! 방가...”
나의 짧은 대답이 활력소가 되었는지?
그 여자의 입에서는 쉬지도 않고 단어들이 튀어 나왔다.
“노예의 친구와 주인의 친구가 만나면 어떻게 되는거지?
서열이 참 묘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냥... 노예는 주인에게 충실하고,
나머지는 다 친구하죠?^^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전 83년생 돼지띠로 17살인데...
여러분은 어케 되시죠??^^;”
처음부터 그여자에게 집증 되었던
14개의 눈동자와 입은 움직이지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익숙한지 그여자는 다시 입을 열었다.
“다들 나이가 없으신가?
아~ 내 소개를 다하지 않아서 그런가??
저는 지금 대신동 대동우방 A.P.T에 살고 있으며.
몇동 몇호인지는 아직 비밀입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나중에 저에게 말해주세여~
그럼, 알려 드릴테니...
글구 아까전에도 말했지만, 당신들에게 팔린 여자의 이름은
김미애이고 저의 둘도 없는 친구로써
유성여고에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끝날 것 같지않던 말은...
미애의 만류로 잠시 멈춰지고,
우리들도 간단히 자기소개를 했다.
간다히, 아주 간단히...
그리고는 그 여자의 인솔(?)하에 그 커피숍에서 나와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어쨌든, 멋지게(?)결성된 우리 네커플!
(나-태은, 용이-가현, 현우-정은(산여자), 철호-미애(팔린여자) )
부어라! 마셔라! 하며, 술을 마셨고,
약간 어색했던 분위기는 술이 해결해 주어서 아주 재미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말 많고, 시끄럽던 정은이가
술이 취해갈수록 말이 없어졌다. 하!핫!!
‘앞으로 정은이랑 놀다가 시끄러우면 술 먹여야 겠당!^^;
참 재밌는 아이야...ㅡ.ㅡ’
“야! 미애야~ 니 친구 술먹으니까 고요하다!?”
“응... 쟤 원래 저래...”
“근데, 미애 넌. 술 별로 안 먹는 것 같다.
술 잘 못먹어?”
“아니! 술 좋아하는데...
정은이 챙겨야지!”
“....”
“쟤, 지금 조용하잖아!?”
“응!”
“조금 있으면 잔다~”
“진짜?”
“진짜! 5분만 기다려봐!!
곧 알게 될테니까...”
“....”
5분후!
정은이... 진짜 잔다!^^;
그런 정은이가 귀엽다며 베개가 되어주는 현우!
“야~ 너 정말 노예 노릇 확실히 한다!?”
“....”
내말엔 대답하지 않고 얼굴만 붉히는 현우...
‘저 녀석 진짜 좋아하는거 아니야?
왕자인줄 알고 잘난척 하더니...
쑥맥이 잖어! ^.-’
그리고는 얼마간 더 놀았을까?
시계를 보니 10시가 다 되어 간다.
그러자, 미애가 먼저 간다며...
정은이를 부축하고 일어섰다.
그리고, 철호에게...
“주인님! 오늘 정말 재미있었고, 노예는 이만 물러 가보겠습니다!^^;
원래 주인님 끝까지 모셔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죄송한가?”
“예!”
“그럼, 연락처를 남겨두고 가거라~”
“^^”
손바닥을 내미는 철호와 손바닥에 전화번호를 적어주는 미애!
‘둘의 사랑(?)이 싹 틔울려나?’
암튼 전화번호를 적어준 미애가 정은이를 부축하고 갈려는데,
갑자기, 가만히 있던 현우가 벌떡 일어나더니 정은이를 업었다.
“주인님을 끝까지 챙겨드려야지, 도리지...^^;”
현우는 이말 한마디만 남겨 놓고 나가버렸다.
‘짜식~ 푹 빠졌구나!?’
갑작스런 현우의 행동에 5명만 남은 우리!
(나, 용이, 가현, 태은, 철호)
계속 술을 먹고 싶었지만, 이미 흥은 깨져있고,
시간도 늦었기에 술집에서 나와 각자 갈길을 갔다.
철호는 철호집으로 가고, 용이는 가현이를 데려다 준다고 가현이랑 갔다.
고로, 둘만 남은 태은이와 나!
집이 좀 떨어져 있으면 데려다 줘야 할텐데...
같은 A.P.T에 산다는게 편한 점도 있지만,
여자 친구 집앞에서의 Kiss!
뭐, 이런 연출이 없어서 아쉽기도 하다!ㅜ.ㅜ
어쨌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뻘쭘했다. ㅡ.ㅡ
그렇게 오래 만나온것도 아니지만,
그 기간사이에 단둘이 걷는 것은 지금이 처음인 것 같다.
택시에서 내려 주차장을 거쳐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까지도,
둘에게선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
그리고 16층과 17층을 차례로 누른뒤...
“태은아! 많이 늦은 것 같지!?”
“응... 조금...”
“야단 맞는거 아니야?”
“괜찮어! 우리 할머니 있잖아~^^
할머니 한테 오빠랑 같이 있었다고 하면
방어막이 되 주실 거야~^.^”
“그래....^^;”
짧은 대화...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6층에 멈춰섰다.
“오빠, 잘가~”
“응...”
하지만, 난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의 문은 조용히 닫히고,
다시 17층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빠, 왜 안내려?”
“그냥... 너 바래다 주고 갈려고...^^;”
“치. 바로 윈데. 뭘...”
“그래두...^.^”
다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태은이와 나는 내렸다.
“오빠, 이제 내려가라!
엘리베이터 내려가면 어케?”
“이 밤에 누가 올려고...
문앞까지 데려다 줄게~ㅡ.ㅡ”
“....”
“....”
우린 또 말없이 복도를 걸었다.
“오빠, 이제 진짜 다왔다!
내려가라~”
“그럴까?!”
“응.”
“그럼, 잘자고... 이쁜 꿈꿔라!
낼 아침에 학교 갈 때 같이 가자~^^”
“앙! 오빠도 잘자고...^.^”
아쉬웠지만.... 태은이를 집안으로 들려보내고
다시, 엘리베이터 앞으로 왔다.
근데... 허걱!
엘리베이터가 1층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난 재빠르게 역삼각형의 빨간 벨을 눌렀지만,
이미 내려가고 있는건 어쩔수 없다.
기다려야 할뿐...
1층에 도착했던 엘리베이터는 한번도 멈추지 않고 17층까지 올라왔다!
‘윗층에 사는 사람인가? 아님 누가 내려 갔었나?’
라고 생각할때쯤 문이 열리고...
안에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내 동생 박지용이였다.
그새, 잠을 못 참고 엘리베이터로 타자마자
또 잠이 든 것이다. 16층은 누르지도 않고...
‘으이구~ 못말려! 저 잠꾸러기!?’
난 잠들어 있는 동생을 업고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와 아빠는 벌써(?) 잠드셨는지 조용하다!ㅡ.ㅡ
‘치, 아들 두명이 모두 나가서 늦게 오는데...
걱정도 안되는건가?ㅜ.ㅜ’
난 행복에 겨운 생각을 하며...
동생을 방에 눕혀 놓고, 내방으로 왔다.
그리고는 나도 뻗어 버렸다.
씻지도 않고...
‘아이구. 더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