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토요일 인천해양과학고등학교에서 열렸던 인천시생활체육탁구대회에 개인단식(6부)으로 참가한 후기를 올려 봅니다.
대회경험을 갖고 싶어서 마감 막바지에 등록을 하게 되었는데, 공식대회에는 처음으로 나가는 거라서 몇일 전부터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더군요. ^^
6부 개인단식에는 총 254명이 신청했는데, 4명씩 총 64개 조가 편성되어 예선전 부터 진행되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예선전이었지만, 제가 62조라서 거의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첫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
기다리면서 앞 조가 시합하는 것을 보니 대부분 꽤 실력이 있는 분들이 많이 나왔더군요.
보면 볼 수록 멋진 플레이에 긴장이 되면서 예선전이나 잘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더군요. 자세나 공의 구질면에서 인천 4부로 보이는 분들도 여러 분 있었습니다. 역시 "인천탁구는 짜다"는 말이 실감되더군요. ^^
첫 게임은 공교롭게도 저와 같은 중펜을 치시는 분을 만났습니다. 반갑기도 했는데, 어쨌든 친선 경기가 아니니까 내색은 못했습니다.
저는 좀 늦게 발동이 걸리는 편인데, 몸도 제대로 풀지 않고 시합을 하니 생각처럼 잘 되지 않더군요. 경기가 잘 안되니 손은 더 덜덜 떨리구요. ^^ 제가 앞면이 숏인데도 안정적으로 드라이브 공격을 하시니 제가 연거퍼 점수를 내주면서 0:2로 경기가 기우는 듯 했습니다.
체육관 경기는 탁구장하고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공의 박자를 맞추기 힘들고, 수비는 거의 안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무조건 건드리는 리시브를 하려고 시도하니 숏의 깔림 때문인지 상대분의 리턴이 평이하게 되면서 제가 쉽게 공격할 수 있었습니다. 겨우 겨우 3:2로 역전해서 첫승을 거두었습니다.
두번째 분과의 예전전도 어리버리 0:2로 밀렸습니다. 그분의 왼손 커브성 드라이브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한번 걸리면 전 그저 뒤 돌아서서 공 주우러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찌나 수비가 안되던지... 그런데, 상대적으로 백핸드가 약하신 것 같아서 3세트부터 백을 공략하니 경기가 좀 풀려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또 3:2로 겨우 이겨서 2승을 했습니다.
세번째 분은 수비전영이었는데 얼마전 오른손을 다쳐서 참가하는데 의미를 두고 왼손으로 치신다는 분이었습니다. 죄송하긴 했지만 편안하게 이겨서 예선전 전승으로 본선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1차 본선은 본선 진출한 사람끼리 제비 뽑아 한 그룹이 된 4명 중에 1명만이 32강에 올라가는 토너먼트였습니다.
먼저 다른 조에서 2위하신 일펜 치시는 분과 시합을 하게 되었는데, 그 분이 숏에 약간 겁을 먹으셨는지 좋은 기량에도 제가 3:2로 이겼습니다.
32강을 겨루는 경기는 다른 조에서 1위로 올라와서 본선 1승을 하신 중펜치시는 분과 하게 되었습니다.
경기 중 중펜의 이면을 적극적으로 그리고 안정적으로 다루시는 분이었는데 경험과 기량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힘을 빼고 강약을 조절하면서 편하게 치시는 것을 보니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나름 저도 중펜에 대한 자존심이 있는지라, 같은 부수의 같은 전형에게 지는 것이 싫어서 열심히 쳤던 것 같습니다. ^^ 2:2 상황에서 업치락 뒷치락하는 마지막 세트 접전 끝에 16:14 로 겨우 이겨서 32강에 진출했습니다.
이제 한번만 이기면 16강에 들게 되고 5부로 승급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좀 복잡해지더군요. 과연 내가 5부의 실력이 있는 것을까... 이대로 5부에 올라가면 5부 최하위 수준일텐데, 경쟁력이 있을까? 승급하는 것이 과연 잘하는 것일까 등등.... 김칫국 먼저 마시는 것 같았지만 정말 그때는 짧은 순간에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16강에서 만난 분은 한 손이 불편하고 걸음걸이도 자연스럽지 못한 장애우였습니다. 좀 난감했는데, 막상 경기를 해보니 뛰어난 감각으로 강하고 날카로운 포핸드를 구사하고 뒷면의 롱을 충분히 잘 다룬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롱으로 리턴한 공을 잘 다루지 못해 공을 뛰어주고 포핸드 스매시를 당하니 점수가 금방 벌어지더군요. 결국 1:3으로 패했습니다.
제가 일부러 진 건 절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진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 아무리 생각해도 이대로 겨우 겨우 승급하는 것은 제 친구의 말처럼 "바보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탁구 실력이 많이 부족하니까요. 이숍 우화에 나오는 여우의 신포도 이야기가 생각나 좀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
그래도 이번 첫 대회를 통해서 귀중한 체험을 했고, 무엇보다 제가 궁금했던 객관적인 제 탁구 수순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더욱 열심히 운동해서 다음번에는 부끄럽지 않은 승급을 하자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 소감 요약
1. 인천에는(물론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잘 치는 6부가 정말 많네. 실력을 더 키울 필요가 있구나!
2. 가끔식 넓은 체육관 같은 곳에서도 운동해서 미리 적응을 해 놓아야 겠구나.
2. 경기보다 경기를 기다리는 것이 더 힘들구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구나(독서, 영화감상 등등)
이상입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첫댓글 제가 2년전에 대회를 했던 곳이네요 승급은 할수 있을때 해야한다고 봅니다 실력은 차치하고서라도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아깝네요 담 기회엔 꼭 하시길 바래요
네, 감사합니다. 다음 번엔 승급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승급을 하셔야 실력이 더 늘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아까운 기회였네요.
네, 그나마 대회에 나간 것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 번을 노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올해 3월부터 수술후 재활로 탁구를 시작했습니다. 올해동안 열심히 탁구쳐서, 꼭 5부승급하고싶었는데 64강에서 탈락했습니다ㅜㅜ 같은 곳에 계셨었네요~ 아쉬우시겠습니다! 즐탁하세요~
올해부터 치시고 예선을 통과하셨다면 탁구 천재시네요 ^^ 전 26년째 탁구치고 있답니다. ㅠㅠ
@백상어(중펜) 탁구 열심히 치시는 동호회원분들 치고는 어린축이라 그런것 같아요~ 30살입니다! 수술땜 일도 쉬고 아예 탁구만 반년정도 쳤더니 예통할 실력만 겨우 인듯 합니다~ 아무래도 구력좋으신 어르신들 상대하기는 아직 많이 버겁네요~ㅜㅜ 구력은 노력으로 얻을수 있는게 아니라 아직 갈길이 머네요~
블럭형 롱을 잘 다루는 분과 많이 하시다보면 언젠가 공이 기다려지고 편안한 렐리가 되실듯요 ^^
감사합니다 ^^ 구장에 롱 잘 치시는 분 좀 계시면 좋겠어요~
인천부럽습니다 여기 울산은 예선전이 3판2승 이라서 첨에 어리버리하면 그냥 예선탈락입니다 ㅎㅎㅎ
백상어님이 울산에서 게임하셨으면 첫판 두판 2패로 예선탈락입니다 ^^;;;
우하하하 정말 그러네요~ ^^ 울산에서는 바로 예선탈락이네요 ㅎㄷㄷ
맞아요. 울산은 초반에 어리버리 몸 안풀리면 예탈이죠. 울산분들 화이팅입니다.
@미래를위한꿈 울산도 5판3선승으로 하자고 건의좀 하입시다 ㅋㅋㅋㅋ 예선전 진짜 살떨려서 못하겠어요
@왼손펜홀더 그러고싶지만... 경기시간이 너무 오래걸릴것 같아 못하겠어요. 안그래도 오밤중에 집에 들어온다고 와이프 난리인데 ^^
저번 울주군수배 대회때는 단체전 끝나니까 11시가 넘더라고요. ㅜㅜ
백상어님. 예선 전승으로 통과하시고 첫 출전에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화이팅 하세요.
용기 주셔서 감사해요. 늘 건강하세요~
승급하면 5부 하위수준이더라도 그 급에서 놀면 더 성장하는법입니다.인천이 짜기는하지만 탁구인도 많아서 처음 나오는 사람이나 승급문턱에서 좌절을 본 6부들이 많죠 더군다나 인천은 16강에 들어가야 승급하는데 16강 못들어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것도 아셔야겠죠ㅋ 수고했네요.
네~ 감사합니다. 뭐낙 기다리느라고 고생하고 게임도 너무 힘들게 해서 당분간은 대회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안날 것 같아요. ㅠㅠ
혹시나 승급했다가 탁구 치면서 상대방이 "5부까진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 듣는 것이 겁나요 ^^; 자존감 Zero!!!
4강이 승급 아닌가요?
이번 대회는 16강까지 승급이었습니다. 6부가 워낙 많아서 그랬을까요? ^^
인천시대회에서 여자부3부 8강하고 승급못했는데~ 저희탁장여자회원분요
상만받고 승급은 안된데요.
남자부수도 동일하지 않나요?
백상어님이 패한롱치시는분이 저희탁구장분인것같은데 4강에서 패하고 승급하셨었요~^^
그리고 지체장애우가아니라 장애우일뿐입니다.
이번 남자6부는 16강까지 승급이었습니다. 워낙 6부 인원이 많고 잘 치는 사람들도 많아서 그랬나봐요. 그리고 제가 단어를 잘못 선택했었네요. 얼른 수정하였습니다.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백상어(중펜) 안녕하세요, 저도 이번에 1승2패 예탈하고 온 구력2년차 초보아빠입니다. ㅋ. 원래 인천시대회는 6부는 16강, 구대회는 4강까지 승급합니다. 여자3부는 시,구대회 모두 4강까지 승급이구요.
@수현효주아빠 반갑습니다. *^^* 같은 곳에서 경기를 했었네요! 드는 느낌이 아마도 금방 승급하시고, 고수의 반열에 오르실 것 같습니다. 6부 화이팅!!!
우와~~첫대회에서 그정도 성적이면 앞으로 금방 성적내고 올라가시겠어요...저도 인천에서 운동 시작하고 3개월만에 첫대회 나가서 전게임 3:0 충격적인 결과로 멍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ㅠㅠ 한분에게는 제가 획득한 점수가 총3점인가 그랬는데 ㅋㅋ 아~~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인천6부에 숨은 실력자들 너무 많아요...백상어님도 그중 한분 같은데요^^
전 매번 겨우 겨우 올라갔답니다. 그래서 32강까지 올라간 것도 기쁜가봐요. 한편으로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대진운도 중요한 것 같아요. 강력한 우승후보가가 있는 그 조에 있는 사람들은 우수수 다 떨어져야 되니까요. ^^ 전 소위 즐탁(?)을 추구하는 소심한 탁구 동호인입니다. 저주 받은 운동신경의 만년 6부라는 말도 기분 안나빠요 ^^;
생생한 현장소식 감사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첫대회 나가서 그정도(?) 성적이면 아주 잘하신겁니다~~
저두 처음에 나가선 너무 적응이 안되어 예선탈락했고 두번째 나갔을떈 조금 적응이 되어 본선에 올랐지만 32강에서 떨어졌죠..
경기가 힘든게 아니고 대기시간이 길어 체력관리에(낼모레 60)실패하여 물러났지만 어쩃든 대회에 출전하게되면 조금 더 탁구에 눈이 떠진다고 할까요~~!! 유익한 점이 있긴있더라구요...
암튼 첫대회서 좋은 경험하셨으니 다음대회 나가면 꼭 승급하실거 같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수요일 시간되시면 오셔서 함께 운동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저도 오랜만에 출전했던 대회군요. 인천 6부들이 원래 실력자 많은데, 최근에는 더 강해진 듯합니다. 작년 초까지 5부 승급 문턱에서 두번 미끌어졌는데, 주위에선 충분히 가능하다고들 했지만 이번에는 본선 2회전 탈락...ㅠㅠㅠ 그냥 탁구장에서 스파링파트너 역할로 만족해야 할까봅니다. ㅎㅎㅎ
스파링파트너에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ㅎ 저 같은 경우도 두 시간 내내 초보 분 공 받아 드려도 재미있거든요. 이면도 연습하면서 말이죠. 탁구 시합이라는 것이 없어도 전 평생 탁구를 즐길 겁니다. ^^ 다음번엔 꼭 승급하세요~~~
첫출전에 대단하신 겁니다. 인천은 뭐든지 짭니다. 다마도....글쿠여 ~^^
인천이 왜 짤까요??? 제가 아는 인천의 여자7부 한 분은 상품으로 받아서 쓰고 남은 러버가 집에 10장이 넘는다네요. ㅎㄷㄷ 인천 사는 전 무척이나 싱거운 사람인데요 ㅋㅋㅋ
@백상어(중펜) ㅎㄷㄷ 그거 몇개 저같은 가난한 선비에게 기부해주심 좋으련만요 ㅋㅋ
네 인천이 원래 옛부터 부두잖아요. 부산 목포 순천까지 원래 부두 주먹이 세다고 합니다.
부두 주먹들이 대개 시간이 남으니 다마수가 짜졌다고 누가 그러데요. 요즘은 주먹들이 탁구를 많이 쳐서
주먹 서브가 안 없어진다고 또 누가 그러대요 ㅋㅋ
@서경1004 ㅎㅎㅎ 재미있네요~ 그런 유래가 있었군요~
@백상어(중펜) ㅋㅋㅋ 인천은 예전에 염전이 많은지역으로 우리나라 소금 주 생산지였지요. 지금은 모두 없어졌지만 그래서 인천하면 짠물이라는 유래가 생겼다고 합니다. 사실 인천사람 짜지않아요 ㅎㅎㅎ. 대회참가 후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전 드라이브 없이 경기하는 인천 2부입니다.
시합은 못나갔지만(실력이 안되어서) 중펜이라서
그런지 반갑습니다. 같은 인천인데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간석동에서 레슨받고 있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저는 서구 검단쪽입니다. 미천한 실력이지만 여러 분들과 함께 만나서 정보와 요령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인천대회 6부에 출전한 사람중 하나입니다. 전 펜홀더를 칩니다.
은둔 고수들도 너무 많고...기다리는 시간도 너무 많고...한게임 한게임 이기기도 너무 힘들고...
그래도 매번 출전하는 이유는 뭘까요?
언제 시간되시면 인천분들 모여서 한게임 하면 좋을 듯 합니다.
전 계양구청 근방에 있습니다.
아, 반갑습니다. 탁구에 대한 열정과 잘 치고 싶은 애잔함(?)은 역시 6부가 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 가까운 곳에 계시니 시간 되시면 함께 땀 흘리면서 즐겁게 운동하고 싶습니다. 제가 조만간 공지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