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人] 흙사랑 이도훈 대표, "상처주는 기업 싫어,
"흙사랑영농조합법인, 정으로 통한 도약 기업이다
이도훈 대표
[괴산타임즈-충북넷 오홍지 기자] “우리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은 타 기업들과 경쟁해 성장을 이루는 기업이 아닙니다. 상처를 주고받기 싫기 때문이죠. 우리는 사람 사이의 정으로써 도약을 바라보는 기업입니다. 지역 사람들끼리 부딪쳐 상처를 주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의 기업의식이죠(웃음)”
불볕더위가 지면을 뜨겁게 달구던 지난 1일 괴산군 감물면에 있는 감물중학교에서 만난 흙사랑영농조합법인 이도훈 대표가 한 말이다. 마실 것으로 최근 개발한 양배추 액을 내밀며 제품을 자랑삼아 홍보하던 이 대표의 모습은 여간 농사꾼과 다르지 않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태양에 그을린 듯한 까무잡잡한 피부, 반갑게 맞아주며 환하게 입을 연 하얀 이가 유독 돋보이던 그였다.
감물중은 수년 전 폐교되면서 이도훈 대표가 이곳을 인수해 흙사랑영농조합법인 사무실로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로 쓰이는 공간은 아마도 행정실이던가 교무실일 터, 반가운 것은 에어컨이 밖과 안 온도를 확연하게 차이 나도록 각인시켜 준 일이다.
이 대표가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계기는 IMF 이후 오갈 데 없던 농민들을 위해서다. 그 시절 처한 힘겨운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좀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다 이 뜻에 동참한 지역 12 농가들과 함께 흙 사랑을 설립했다는 이도훈 대표.
철저하게 농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라고 말한 이 대표는 공동정산과 같은 여러 운영 방향을 투명하게 하려고 매달 월례회를 연다고 했다. “아름다운 시골 마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괴산 감물의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은 지역농업의 실현을 위해 변함없는 농부의 마음을 지켜가며 묵묵히 걸어가고 있지요.” 하얀 이를 보이며 환하게 웃었다.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은 감물면 일대에서 친환경 농업 확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2003년 흙살림영농조합법인으로 등록하고, 2005년 흙사랑영농조합법인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10여년이 흐른 지금 9개 마을에 친환경마을 모임을 구성해 각 마을 대표와 원단이 모여 운영위원회를 열고 있다. 운영위에서는 다양한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출하와 물류, 재산관리, 정부지원사업부터 회계와 세무, 기타 등 사업적 필요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흙사랑영농조합법인의 주요 행사는 감자 캐기, 고구마 캐기 등 마을별로 도·농교류사업을 하고 있으며, 6월 초순에는 손 모내기, 10월 중순에는 벼 베기 등의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소속 농가들의 주요 품목은 벼, 찰벼, 흑미, 양채류(브로콜리, 양배추, 양상추), 감자, 옥수수, 고추, 깨, 콩, 사과 등 다양한 농작을 재배하고 있다.
특히 모든 품목은 공동선별과 공동출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가격 인상 또한 공동으로 정하고 있어, 투명한 운영방향을 뒷받침 하고 있다.
"농부와 소비자 사이 나눔과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게 우리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오래도록 함께 환경을 지키며, 지속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공생의 공동체를 꿈꾸고 있지요. 그러기에 지역농업을 주체적으로 실현하려는 희망을 세우고 있죠(웃음). 괴산군의 농촌 사람들과 어깨동무하면서 함께 우뚝 서는 그 날까지 하나하나 씨앗을 뿌릴 계획입니다. 그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또다시 하얀 이를 보이며 웃는 이 대표의 얼굴은 마치 아버지와 같은 미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