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정식으로 시작된 우리 네 커플....
어느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렀고, 이제 여름방학이다.
‘야호~ 이번 여름은 뭘하고 지내지...^.^’
우린 행복한 고민에 빠져서 생각한 끝에,
여자 친구들 몰래, 바닷가에 놀러 가기로 했다.
남자 네명이서 떠나는 바닷가!
2박 3일이라는 짧은 계획이였기에,
우린 멀지 않은 ‘포항 송도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여자 친구들이랑은 나중에, 정식으로 여행 가기로 하고...
이번에는 남자들 끼리... 히! 히! 히!
1999년 7월의 여름!
생각보다 송도 해수욕장은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기대(?) 했던 것보다, 여자들도 없고... ㅜ.ㅜ
허나, 우리는 그점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재미있게 놀기로 했다.
우선 텐트 2개를 쳤는데,
우리들끼리 만드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아주 많이 어설펐다.
그래서 괜히 다투고 짜증내다가...
결국엔 근처에 있는 아저씨의 도움으로
우리의 보금자리를 마련 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는 시원한 바닷속으로의 입장!^.^
튜브도 타고, 서로 물도 먹이고, 수영도 하다보니.
시간은 아주 빨리 흘렀다.
그렇게 몇시간을 정신없게 놀다보니 배가 고파온다.
‘뭘좀 먹긴 먹어야겠는데...’
“야~ 너희 먹을거 가지고 온거 없나?”
“당연히... 없지!ㅡ.ㅡ”
“아~ 배고프다.^^;”
“나도...”
“준비를 해왔어야지! 너흰 뭐했냐?”
“그럼, 넌?”
“....”
‘남자들끼리 오면 꼭 이런게 문제라니까...ㅡ.ㅡ’
우린 할수없이 뭘 사먹기로 하고 돈을 모았지만,
채 5만원이 되지를 않았다.
“이 돈으로 2박 3일 동안 뭘하자고?”
“뭘? 그냥 간단히 놀면 되지...”
진짜 낭패다!
서로 옆의 사람들만 믿고 아무것도 준비 안해온 우리들...
어쩔수 없이 김밥과 오뎅등을 만원어치 사서는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먹고 있는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여자 세명이 조그마한 텐트를 치고 있다.
순간, 눈에서 불똥이 튀고 가슴은 떨려 왔다.
“야~ 저 여자들 보이나?”
“누구? 어디??”
“저쪽에 조그마한 텐트치고 있는 여자 세명!”
“아~ 근데 왜?”
“왜라니, 쟤들 어때?”
“^.^”
허나, 우리들은 말만 그렇게 나눌뿐,
움직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고양이의 목에 방울은 누가 달것이냐?^^;’
그렇게 안타까워 하고 있는데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그 여자들에게 접근을 해서는 텐트를 쳐줬다.
‘으이구, 안되는데...’
날이 저물고 있었기에, 잘 보이지 않는 듯.
그 여자들은 텐트를 치는 남자들에게 랜턴을 비춰 주었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우린 포기를 해야만 하는가??
근데, 우리에게도 작은 희망이 생겼다.
예상외로 그남자들은 텐트를 쳐주고는 그 자리를 떠났고,
그 여자 세명은 아주 작은 1인용 텐트(?)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 그거야!!’
우리는 이 순간을 놓칠세라, 그 여자들을 빨리 유혹(?) 하기로 했다.
먼저, 현우를 보냈건만, 이녀석은 접근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돌아왔다.
‘이, 쳐 죽일놈아!’
“야. 뭐래?”
“몰라, 그냥 같이 놀기 싫대!”
“왜?”
“모르겠다. 너희가 가봐라!”
그래서 이번엔 철호가 그 여자들에게로 가게 되었다.
근데, 현우때와는 다르게 좀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간간히 여자들의 웃음소리도 새어 나왔다.
‘역시, 철호라니까...’
우리들은 기대에 찬 눈과 가슴으로 철호를 기다렸다.
하지만, 철호도 결국엔 그냥 오게 되었다!!ㅡㅡ.
‘허, 허 이건 아닌데...’
삼고초려란 말이 있다.
우리 한국의 모든 것은 삼세판으로 결정한다.
이왕 팔린 쪽!ㅡ.ㅡ
이젠 자존심도 없어졌는지 우린 또 도전을 했다.
동생과 나!
이번엔 두명이 동시에 갔는데...
“저기요~”
“예?”
“저희, 아까전에 왔던 남자들의 일행이거든요!”
“아~ 예....”
“저희랑 같이 놀면 안되나요?”
“그냥... 좀 그렇네요~”
“저희, 나쁜놈들 아니예요!
그냥, 심심한데 같이 놀면 어떨까 하는데...”
“.....”
“텐트도 너무 작잖아요!
3명이서 1인용 텐트라니...
저희한테, 남은 텐트하나가 더 있으니까 그걸 사용하세요~”
“아뇨! 성의는 고맙지만... 괜찮아요!!”
근데, 가만히 보니까 이쁘고 귀여운 두명의 여자는
우리들과 놀고 싶은 눈친데,
나머지 못생긴 여자얘 한명이 계속 튕긴당!ㅡ.ㅡ
‘음... 짜증난당!ㅜ.ㅜ’
동생과 나는 그만 포기할려고 돌아서는데, 지원군인 철호와 현우가
합세 하면서 여자들의 마음을 겨우 돌려(?) 놓을수 있었다.
괜찮다는 여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우리들의 텐트하나를 비워 줬다.
그리고 거의 강제로 여자들의 텐트를 들고는 우리의 옆자리로 옮겨 놓았다!ㅡ.ㅡ
계획(?)대로 여자들의 마음을 돌려 놓았지만, 어색한 시간이 흐르고...
갑자기 경찰관 2명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집나온 애들 아니야고?
어린애(?)들 끼리 뭐하려 왔냐고...’좀 상태 않좋은 경찰 같았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은 우리 였지만,
지레 겁을 먹어서 묻는 말에 고분고분 대답해 주었다.
(당연히 여자들도...)
‘가깝지만, 먼 우리의 경찰관들... ㅡ.ㅡ’
여자 일행의 신원조회(?)를 하는동안
우리들은 자연스레 어떤 상황인지 알수가 있었다.
눈이 크고, 이쁜 여자의 이름은 수정이였고,
성격좋고, 발랄한 여자의 이름은 선아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의 폭탄(?)의 이름은 명숙이란다.
명숙이는 대구에서 살다가 얼마전에 이곳 포항에 이사를 왔고
용흥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란다.
‘그러고 보니 우리들 보다 한살 어리네...^^;’
수정이와 선아는 방학을 맞아
옛 친구인 명숙이를 만나러 대구에서 이곳 포항까지 온 것이었다.
암튼 우리에게‘여자들 잘 지켜주라!’는 말을 남기로 떠나는
고마운(?) 경찰들 때문에 우리들은 조금더 가까워 질수가 있었다.
술을 먹거나 게임을 한것도 아니고,
우린 그냥 이야기를 나눴다. 재밌는 이야기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나가던 우리들은
패가 나뉘기 시작했다.
「순진하고 귀엽고 착한 이미지의 수정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용이와 현우!」
「발랄하고 이쁘고 약간 조숙한 이미지의 선아를 마음에 들어하는 나와 철호!」
이렇게 두 패로 갈라 졌더니, 명숙이가 삐졌다.
‘괜히 미안하네~ㅡ.ㅡ’
명숙이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자기 친구들을 데리고 텐트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역시 지금의 칼자루는 저 아이가 쥐고 있다!ㅜ.ㅜ
그래서 우리들은 명숙이의 별명을 두개나 지었다.
‘마귀 할멈이랑 명태...’
갑자기 들어가 버린 여자들 때문에
남자들만 남은 우리들은 허탈해서 할짓이 없었다.
결국 우리들도 옆텐트에 들어가서 자기로 했다.
모두 누워서 한시간이 지나고 두시간이 지났건만,
우린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배는 또 왜 그리도 고픈지...ㅜ.ㅜ
“야~ 자나?”
나의 한마디에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들 몸을 일으키며
‘아니!’라고 대답했다.
“배 안고프나?”
“응, 죽도록 고프다!”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은 것 같다!!”
너나 할것없이 모두가 배고팠기에
우리들은 서둘러서 먹을 것들을 사왔다.
그리고는 또 김밥등을 먹을려고 하는데 갑자기 여자들이 생각났다!
“야~ 여자들 않자는거 아니가?”
“몰라!? 한번 불러봐라!”
“니가 해라~”
“았다!”
철호가 조심스레 여자들 텐트앞으로 가서 여자들을 불렀다.
“선아야~ 선아, 자나?”
아주 조그마한 소리로, 조심스레 말했건만,
선아와 수정이는 바로 텐트 문을 열고는 나왔다.
“명숙이는?”
“엉? 잔다!”
“너흰 왜 안 잤어?”
“그냥...
대구에서 이곳까지 놀러와서 그런지 쉽게 잠이 오질 않는당!^^;”
“그래!^^
배 안고프나?”
“아~ 조금... 출출하긴 한데...”
“김밥이랑, 오뎅이랑, 떡볶이랑... 사왔으니까 먹어라~”
“응...”
명숙이가 잔다는 사실에(?) 우리들은 아주 재미있게 놀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오빠동생 사이처럼
서로 김밥도 먹여주면서...
근데, 그럴수록 태은이가 더욱 생각나고 보고 싶어졌다.
‘괜히 죄책감 느껴지네...’
김밥등을 다 먹고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야~ 해뜰려는가 보다!?
“진짜?”
“그래~”
“이야~ 나 해뜨는거 한번도 못봤는데...”
“나두!”
“나도!”
그러고보니 아무도 일출을 지켜본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해뜨는걸 보기로 했다.
‘이왕 자지 못한거... ㅡ.ㅡ’
그러나, 해뜨는걸 보기란 쉽지가 않았다.
생각보단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태양은 서서히 자기 모습을 드러냈고!
우리들은 그 놀라운 광경에 너도 나도 할것없이
모두가 탄성을 내 질렀다.
그 소리에 명숙이도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왔고...
‘태양! 멋지다~’
이말 밖엔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갑자기 여자들이 사진을 찍잖다!
‘우리는 사진기도 준비 못했는데...ㅡ.ㅡ’
어찌됐던....
거울도 없는 바닷가에서...
소금과 모래로 더럽혀지고 지저분 해진 우리들의 모습!
가관 이었지만!
여자들이 사진을 찍어 준다는 사실에,
설레임을 느껴서 아주 즐겁게...
우리들의 추한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그리고는 그 기분에 이어 바닷가로 뛰어드는 아이들....
처음엔 싫다고 했지만, 같이 뛰어드는 선아와 수정이!
둘다 너무나 순수하고 착한 것 같다.
난 그런 선아에게 이상한 감정을 느낄까봐...
태은이가 아닌 다른 여자를 마음에 담아두게 될까봐...
겁이 났다!ㅜ.ㅜ
그래서 그 물놀이에 끼지 못하고, 그냥 지켜만 보았다.
‘더이상 가가워 지는게 무서워.... ㅠ.ㅠ’
그리고 그런 나와는 전혀 상관없이...
역시 왕따가 되어있는 명숙이가 보였다.
“명숙이 넌 왜 안들어가?”
“그냥... 오빠는?”
“나도, 그냥...”
“....”
우린 다시 조용해졌고 물끄러미 아이들을 지켜만 보았다.
아침부터 차디찬 바닷물이 왜 그렇게 깨끗하게 보이던지...
선아는 나에게 들어오라고 하고 난 싫다고 했다!
‘아~ 나두 놀고는 싶은데...’
약 한 시간이 지났을까?
아이들이 춥다며, 모래사장으로 나왔다.
그러자, 가만히 구경하던 명숙이가 선아와 수정이에게 집으로 가자고 말했다.
‘갑자기... 왜?ㅡ.ㅡ’
한창 들뜬 분위기는 명숙이의 한마디에 차디찬 바닷물처럼 식어 버렸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우리 앞에서 사라지는 여자들...
수정이와 선아는 우리들과의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더 놀기를 원했지만, 현재는 명숙이에게 머물러 있는 몸이기에,
친구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우리들은? .... 허탈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즐거움은 그렇게 끝이 났고 꿈을 꾼 듯 했다.
한동안 아무말없이 모래사장에 누워있던 우리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몸을 일으켜 짐을 싸기 시작했다.
2박 3일간의 피서(?) 계획 이었지만,
지금 우리들에겐 그런 마음의 여유조차 없어졌다.
하룻밤 사이에 우리의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고,
아주 조용히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제자리 (현실)로 돌아 왔다고 해야하나?’
정말 꿈을 꾼듯하다!!
지워지지 않는 잊혀지지 않는 지독한 꿈을...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하룻밤의 추억은 강한 여운이 되어 우리들을 괴롭혔고,
시간은 흘러 갔다!
일상으로 돌아간지 일주일이 지나갔고...
모두가 그때의 일을 그리워 했건만, 내색하는 이 또한 아무도 없다.
그리고 오늘은 올만에 우리 네 커플 모두가 모여서 술을 먹기로 했다.
“야~ 우리 오늘 끝가지 가는거야!”
“병신... 술도 별로 못 먹으면서 말은...^^”
우리는 오늘도 술독에 빠져서 허우적 된다.
한잔, 두잔... 돌아가던 술은 우리들을 재밌고(?) 기분좋게 해줬다.
글구, 정은이를 잠자게 해줬다! ^.^
하지만, 그 좋던 분위기는 술취한 철호의 한마디에 다운 되어버렸다!ㅜ.ㅜ
“상용아~ 선아 안보고 싶나?”
“....”
여자들은 물론 남자들까지 모두가 나와 철호를 뚫어져라
쳐다보며, 놀라워(?) 했다.
난 당혹감에 그말을 얼버무릴려 했지만...
“철호, 많이 취했구나!
지금 뭔소리 하는 거야?”
“취했기는? 나 정신 말짱해!
선아, 몰라?? 수정이랑, 명태랑...”
‘이런... 이젠 난 죽었당! ㅡ.ㅡ’
태은이는 눈물을 글썽이며, 나에게 물었다.
“오빠, 철호 오빠 말이 무슨 뜻이야?”
“아~ 그게 말이지...”
“빨리 말해라! 나, 화내기 전에!!”
“별 것 아닌데...”
난 원래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에(?) 사실대로 말해 버렸다.
술김이라는 점도 있었지만,
태은이에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 싫었다.
난 태은이는 물론 모든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끝마쳤고.
우리 테이블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 졌다.
‘근데 속 시원한 이 기분은 또 무슨 조화인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뻘쭘한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예상과는 달리 태은이와 여자들은 담담하게 받아 들였다.
정은이는 또 잠들어 있고, 나머지 여자들은
‘뭐, 그럴수도 있지!’란 말로 이 상황을 넘기려 한 것이다.
‘뭔가 이상하다. 그냥 이렇게 넘어 갈 리가 없는데...
꼭 태풍전의 고요함 같다!! ㅡ.ㅡ’
암튼 이 오묘한 기분으로 남자들만의 피서 사건(?)은
종결(??) 되었고, 술자리도 끝이 났다.
그리고 며칠뒤...
우리들은 정은이로부터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지금 여자들끼리 계곡에 놀러가기로 했다고,
자랑스럽게 약 올리는 정은이!
‘저번 술자리에서 잠들어 있어서,
상황 파악을 잘 못하는 모양이다!ㅡ.ㅡ’
태풍전의 고요함은 우리랑 똑같은 방법의 복수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우리 또한 아니다!
아무리 실수를 했다지만...
비상소집이다!
여자들은 지금 옥계에 놀러가고 있고,
남자들은 모두 우리집에 모여 있다.
대책외의(?)!!
“야~ 이제 어떡할껀데?”
“몰라....”
“여자들 그냥 이렇게 보낼꺼가?”
“뭐, 우리들도 놀고 왔으니까...
저희들도 놀고 온다는데...”
“세상 좋은 소리 하고 있네...”
“왜?”
“여자들끼리 가서 무슨 봉변을 당할려고?”
“....”
“우리도 가자!?”
“어딘줄, 알고?”
“옥계라며?
아무리 멀리 갔다고 해도 계곡 안이 잖어!?
찾다보면 나오겠지...”
“진짜?”
“그러자!”
“맞다!
여자 네명이서 갔으니 눈에도 잘(?) 띌테니까
한번 가보자!?”
“그래...”
우리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회의(?)를 끝마쳤다.
그리고는 서둘렀다!!
만약을 대비해...
간단한 생필품과 텐트하나, 그리고 비상금...
‘이노무, 여편네들...
무슨일 있기만 해봐라!ㅡ.ㅡ;’
우리들은 점심을 먹자마자 아니, 먹는둥 마는둥 하고는
옥계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근데 생각보다 옥계란 계곡이 너무나 컸다.
상옥과 하옥으로 나뉜다는데...
우리는 하옥에 내려서 여자들을 찾으며, 상옥으로 거슬러 오르기로 했다.
그렇게 계곡을 오르고 있는데... 너무 힘이 든다!ㅜ.ㅜ
무슨 산악 행군 하는것도 아니고... ㅠ.ㅠ
“야~ 누가 하옥에서 내리자고 그랬어?”
“....”
“위에서 밑으로 내려오면 더 쉬웠을 것을...
괜히 밑에 내려서...
뭔 사서 고생이냐?ㅡ.ㅡ”
“몰라! 짜증난다~”
분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몸도 힘들고 마음또한 더 힘이 들었다.
‘지지배들! 잡히기만 해봐라~ ㅜ.ㅜ’
힘들게 계곡을 오르고 있는데, 서서히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산속이라서 해가 빨리 지려나 보다!ㅡ.ㅡ’
“야~ 우리 언제까지 올라 갈건데?”
“....”
“우리, 여기서 그만 텐트치고 쉬자!?
더 늦기전에...”
“....”
“여자들은 나중에 찾고...”
“....”
하지만 나의 물음을 못들은 건지(?) 못 들은척 하는건지(?)
아이들은 묵묵히 계곡을 오르고 있다!ㅡ.ㅡ
‘미친 놈들...^^;’
“그래, 오늘 한번 죽어보자! ㅜ.ㅜ”
아이들의 태도에 나도 모르게 입술에 힘이 들어갔다.
입술을 꽉 깨물고 걷고 또 걸었다.
절대 입은 필요치 않았다.
오직 귀와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헤집고 다녔다.
그러기를 몇시간...
정확한 경계선은 없지만, 느낌으로 하옥을 지나 상옥에 도달했다고
생각할때쯤 앞은 전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우리들은 랜턴으로 다시 길을 밝히고,
눈과 귀에 힘을 주었다.
그때!
불과 50여미터 전방에서 낯익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저건, 태은이 목소리다!’
난 무작정 뛰었다.
그런 내모습에 친구들도 힘을 내 내뒤를 따랐고...
50m, 40m, 30m, 20m, 10m, 9m, 8m...
비명소리가 난곳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의 형체는 뚜렷해 졌고,
내 귀는 틀리지 않았다.
태은이는 낯선 남자의 손에 팔목이 잡힌채,
울며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야~ 그 더러운손 빨리 치워라!”
“아~ 오빠... ㅜ.ㅜ”
“넌, 뭐냐?”
“나? 난 말이지...
니가 지금 괴롭히고 있는 여자의 애인이다!”
“그래서?”“그래서 라니?
나, 지금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니까...
가라~ 이번엔 용서해 줄테니...”
“뭐여, 이 미친놈은...”
그 녀석은 태은이의 팔을 놓고는 나에게 다가왔고,
그 녀석에게서 자유로와진 태은이는 내 뒤에 숨었다.
“오빠, 미안... ㅜ.ㅜ”
“병신아~ 눈물 그치고 옆으로 피해있어!”
그리고는 그 녀석과 한판 붙을려는 찰나!
내 친구들이 도착했다.
근데 이녀석들...
날 도와주기는커녕, 태은이에게 자기앤 어디있냐고 묻고는
곧장 그리로 사라져 버렸다.
‘으이구... ㅡ.ㅡ’
황당함에 한숨을 쉬고 있는데, 그 녀석이 나에게 덤볐다.
낮이 었으면 피할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앞이 보이지 않는 밤이다!ㅡ.ㅡ
녀석이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고는
고개를 숙여 방어를 했지만...
녀석의 주먹과 발 세례는 멈추지 않고 계속 되었다.
태은이는 이 상황에 소리치며, 대성통곡을 하였다.
“우리, 오빠 그만 때려요!ㅠ.ㅠ
오빠, 자꾸 맞지만 말고...
오빠도 때려!!! 엉! 엉! 엉!”
‘짜식, 귀엽다니까... ^^;’
난 방어를 하면서 태은이에게 미소를 띄워 보냈다.
‘이 어두운 밤에 태은이가 그 웃음을 봤을까?^^;’
그리고는 어깨로 녀석의 명치를 치며, 두 팔로 그놈을 안아버렸다.
녀석은 나에게서 벗어 날려고 발버둥을 쳤고,
난 그런 녀석을 들고는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자기 몸 하나 가누기 힘든 물속!
어색한 난타전이 펼쳐지고,
난 녀석의 머리를 물속으로 쳐 넣어 버렸다.
“숨 막히지!? 죽어 버려라!! 병신아~”
“욱, 욱...”
녀석은 숨이 막혀서 죽을려고 했다.
하지만, 난 정말 그 나쁜놈을 죽일 듯이 물속에 가둬 버렸고,
그런 내 모습에 태은이는 겁이 났는지
눈물을 그치고 뛰어와 나를 말렸다.
“오빠, 그만해~
진짜 사람 죽이겠다!ㅜ.ㅜ”
“....”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나는
그놈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는 물가로 끌고 나왔다.
그러자, 물가에 쓰러져 버리는 녀석!
난 그 나쁜놈에게 한마디 남기고 태은이와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야~ 이 병신아!
얼어 죽기 싫으면 정신차리고 너희 집에나 가라!
우리 앞에 한번만 더 나타나면 그땐 정말 죽여 버릴테니...”
“....”
“야~ 김태은!”
“엉?ㅡ.ㅡ”
“너, 오빠한테 말도 안하고, 무슨짓이야~”
“미안...”
“진짜, 미안한거야?”
“응, 정말 죄송합니다! ㅜ.ㅜ”
다시 울상이 된 태은이!
언제 보아도 귀엽다!!
“미안하면 오빠 볼에 뽀뽀해줘!^^;”
하지만, 태은이는 내볼에 뽀뽀 해주지 않았다.
자기팔로 내 목을 두른채,
내 입술로 다가오는 그녀(?)의 입술...
달콤하다~
아마, 이것이 우리의 첫키스인 모양이다!
가슴이 떨린다!!
몇분간... 사람의 키스를 마치고 입을떼자,
서로의 눈이 마주쳤다!
부끄럽다!!!
붉어진 얼굴을 감추는 우리들...
“태은아~ 아무일 없어줘서 고마워!^^;”
“아니야~ 내가 미안해! 그리구 고마워~^^;”
“아주, 꼴 값을 떨어요!”
“무슨 영화 찍나?!”
깜짝 놀라서 고개를 들어보니...
아주 큰바위 위에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던 아이들이 보였다.
용이는 물론... 현우, 철호까지 엉망이 된 얼굴과 물에 젖은 모습이였고.
가현, 미애, 정은도 헝클어진 머리하며...
암튼 우리 네커플 모두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우리들은 서로를 보며 그냥 웃어 버렸다!
‘우리들은 바보 들인가?^^;’
우리들은 모두 여자들의 거처인 텐트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가지고 온 텐트를 설치하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밤이였기에, 조그마한 텐트에 8명이 다들어 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는 시작된 남자들의 야단!
“야~ 아까 그녀석들 뭐야?”
“...”
“빨리. 말해랑!
우리 화내기 전에...”
“그게...
우리도 너희처럼 그냥, 좋은 추억(?) 만들려고 계곡에 왔는데...”
「여자들 네명이서 옥계(상옥)에 와서 텐트를 치고 있는데, 힘이 들었다.
‘끙! 끙!’ 앓는 소리를 내며 힘들게 텐트를 만들고 있는데,
왠 이상한 남자 네명이 와서는 순식간에 완성해 주었다.
마침 4대 4이고, 친절한 모습에.
아무 의심도 않은채 같이 어울리기로 했다.
같이 수영도 하고 맛있는 것도 해먹고...
그렇게 몇시간을 같이 놀았는데 오후가 되자.
그 남자 네명은 간다고 말하며 사라졌다.
그래서 우리의 여자친구들은 무료함을 ‘때리기 고스톱!’으로
달래고 있는데.... 저녁늦게 갑자기!
아까전 그 남자들이 텐트안으로 쳐들어와서는 막 덤볐다.
마침 소변보러 밖으로 나갔던 태은이는
이 놀라운 사태에 소리치며 도망가다가
나에게 맞았던(?) 그남자에게 붙잡혔던거고...」
영화 같던 실제상황(?)은 그렇게 끝이 나고...
우리 네 커플은 아침이 되자, 위치를 변경해 텐트를 치고는
2박 3일간 아니, 어제까지 포함하면 3박 4일간
재미있게 놀기로 했다.
역시나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있으니
시간은 무척 빠르게 흘러간다.
낮이면 물장구 치며 놀고,
저녁이면 만찬과 함께 즐거운 술자리들...
똑같은 나날들이지만.
우리들만의 공간과 우리들만의 시간이였기에...
우리들은 행복했다.
어느새 행복한 시간들은 끝(?)이 나고
오늘은 피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날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 시간을 더욱 지속하고 싶어서,
여행읜 기일을 하루 더 연장 시키기로 했다.
허나, 이것이 화근 이었을까?....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늦은 술자리와 이야기로 달랬지만,
우리들은 피곤함을 이기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몇시간을 깊은 단잠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갑자기 냉기와 함께 시끄러운 소리에 눈이 떠졌다.
‘뭐~지?’
난 궁금함에 텐트문을 열었고,
그 때문에 비와 바람이 텐트안으로 들이 닥쳤다.
‘갑자기 왠 비야?!ㅜ.ㅜ’
난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깨웠다.
“야! 비 억수로 많이 온다!”
“...”
“빨리, 일어나라!
기상! 기상~”
술을 얼마나 먹고, 얼마나 피곤했던지...
아이들은 잘 일어나지 못했지만, 나의 발악(?)에
하나, 둘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왜?”
“뭔데?”
“비~ 진짜 많이 온다!”
모두 밖으로 나와보니, 계곡물은 엄청 불어있었고
거센 물살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다른 피서인(?)들은 계곡 건너편에서 안타까운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며, 소리치고 있고...
우리들은 급한 마음에, 여자 텐트에 가서 모두를 깨웠다.
그리고는,,, 끝이다!ㅡ.ㅡ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덕도 존재하지 않았다.
길을 건너기엔 물살이 너무나 거세고 깊었기에
엄두도 못내고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
여자들을 텐트안에 있게 하고 남자들은 밖에 나와서
생각해 보았자만 불어나는 물 때문에
가슴만 조마.조마 해질뿐...
큰일이다! ㅜ.ㅜ
그렇게 겁을 먹은채 십여분이 지나자
소방차와 소방대원들이 길 건너편에 도착했다.
‘오~ 하느님!
구세주를 보내 셨군요!?’
우리들은 쪽팔림을 무릎쓰고 이구동성을 소리쳤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소방대원들은 그런 우리를 안심시키고 걱정하지 말라며
바로 구출작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거센 비와 바람! 그리고 가파른 물살 때문에 힘들어 했다.
“아저씨. 힘내세요~”
우리들은 소리를 질러 댔고...
소방대원 아저씨들은 우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였다!
약 1시간에 걸친 인명구출(?) 작전(??)
바위등에 살짝 부딪혀서 약간 긁힌 흔적은 있었지만.
우리들 모두 다친 사람은 없었다!
구경하던 사람들은 소방대원 들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아저씨, 고맙습니다~”
“아니, 뭘~ 우리가 해야 할일을 했을 뿐인데...”
“아저씨들~ 진짜 멋져요!”
“^^;
앞으로는 조심 하거라~“
그 긴박한 순간은 종료 되었지만...
다시 다가오는 두려움(?)이 있었다.
텐트와 생필품등, 모두를 길 건너편에 놔두고 왔고,
대부분이 물살에 휩쓸려 가버린 것이다.
“집에가면 이제 엄마한테 죽었당!ㅜ.ㅜ
날 다시 저리로 보내줘~ㅠ.ㅠ”
“....”
암튼 우리들은 모두 소방차에 타서 집까지 올수가 있었다.
모두가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헤어졌고, 집으로 들어온 우리 두형제!
야단 맞을 각오를 하고 엄마에게 사실을 털어 놨더니...
화는커녕, ‘다치지 않았냐?’고
‘큰일 날뻔 했다!’고, ‘다행이라!!’고 위로해주고 감싸안아 주셨다.
고마운 울 어머니!!!
괜히 눈물이 날뻔 했다.
그리고는 친구들 모두에게 전화를 해서
집에 다 잘들어 갔냐고, 안부전화를 하고는
깊고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부디, 좋은 꿈만 꾸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