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보도는 국민을 바보로 만들었다.
한국이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 그것도 참혹할 정도의 실패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 한국의 부산이 29표, 이탈리아 로마가 17표를 얻어 리야드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오마이뉴스가 한국의 언론들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본다. "49대51까지 따라왔다"… 결선서 대역전극 'BUSAN is Ready' (매일경제, 2023년 11월 21일 보도), "49대 51까지 쫓아왔다"… 2차 투표서 사우디에 역전 노려 (조선일보, 2023년 11월 24일 보도), "대역전극 벌인다"…1년 늦게 뛴 부산, 사우디와 초접전 (한국경제, 2023년 11월 27일 보도), 대역전극 노리는 부산…尹 "종료 휘슬 때까지 최선" 당부 (중앙일보, 2023년 11월 28일 보도) 라고 언론들이 보도했다.
더 웃기는 것은, 투표에서 참패를 했는데도 “[속보] 2030엑스포 개최지에 사우디 리야드 결정… 부산은 석패” (서울경제, 2023년 11월 29일 보도), “[속보] 2030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 사우디에 석패” (서울신문, 2023년 11월 29일 보도), '오일머니' 사우디 벽 높았다‥2035년 재도전? (MBC, 2023년 11월 29일 보도)이라는 보도를 했다는 것이다.
투표가 있기 하루 전날까지도 부산과 리야드가 “49대51”의 박빙이고 리야드가 과반의 득표를 하지 못해 결선 투표로 가게 되면 3위를 한 로마의 표가 부산을 지지하여 부산이 투표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기사를 언론이 보도했다.
국민은 그런 줄 알았다. 부산시민들은 투표 결과에 지켜보고 있었고, 결선 투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결선 투표에서 승리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기대했다. 그런데 기대에 전혀 미치지 않은 결과에 언론과 정부에 속았다는 분노가 치솟았다.
“119대29”의 결과에 대해 서울경제와 서울신문은 석패라고 하는 망발을 했다. 惜敗라는 것은 경기에서 약간의 차이로 아깝게 지는 것을 말한다. 어떻게 이 정도의 차이가 나는데 석패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 기자의 수준이 이러한 것인지 해당 언론사의 수준이 이 정도인지 한심하다.
이 정도의 차이라면 상식이 있는 언론이라면 보도의 헤드라인을 “부산, 리야드에 完敗”라고 써야 할 것이다. 惜敗와 完敗를 구분하지 못하는 언론이 대한민국에 있다는 것이 슬프고 답답하다.
대한민국의 많은 언론이 국민을 속이고 정부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남발하는 현 상황을 보면서 언론과 기자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이 아니라 불신 그 자체가 되었었다. 국민에게 희망 고문을 하는 정부, 언론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실제 정부의 수준이고 언론의 수준은 아닐까.
첫댓글 명 칼럼이요.
한국에 참혹할 정도의 무자비한 숙청이 필요합니다. 1호 대상이 정치가고 이호 대상이 검찰이고 삼호 대상이 언론사 숙청이다. 아니 어쩌면 일호 대상이 언론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