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계에는 '연봉 1달러 클럽'이란 게 있다.
대표적인 맴버가 애플 창업자인 고 스티브 잡스다.
1997년 애플 경영에 복귀한 뒤 건강이 나빠져 2010년 물로날 때까지 14년간 연봉으로 1달러, 총 14달러를 받았다.
그간 스톡옵션도 전혀 받지 않았다고 한다.
구글 공동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 야후의 제리 양, 대슬라의 일론 머스크 연봉도 단돈 1달러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는 3년 전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재계 1달러 연봉의 원조는 리 아이아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이다.
1978년 파산 직전의 크러이슬러 새 구원투수로 구보보정을 지휘하며 연봉을 1달러로 깎았다.
이들의 연봉 1달러가 갖는의미는 뭘까.
배수진의 경영 의지와 뼈를 깎는 고통분담에 대한 각오의 표현일 것이다.
주요 국가 가운데 대통령급에 연봉을 가장 많이 주는 곳은 미국이다.
지난해 오바마 연봉은 40만 달러(약 4억 7000만원), 2위는 캐나다 트뤼조(3억 600만원) 총리,
3위는 독일 메르켈 (2억 8400만원) 총리, 4위는 일본 아베(2억 8300만원) 총리였다.
남아공 주마(2억 4000만원) 대통령, 영국 메이(2억 1900억원) 총리가 5~7위다.
국민의 거센 퇴진 압박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세계 주요 정상 중 여덟 번째로 많은 2억12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올 들어 697만원(3.4%) 올랐다.
아홉번째로 많은 러시아 푸틴 (1억 6000만원) 대통령보다 5000여만원 더 받는다.
중국 시진핑 주석은 2만 600달러 (약2400만원)로 가장 적었다.
철권 통치로 유명한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처럼 5574만 달러(약660억원)나 되는 연봉을 받는 정상도 있기는 하다.
반면에 지난해 퇴임한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대통령의 연봉은 1532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서민 대통령'의 표상인 아이슬란드 요하네손 대통령은 얼마 전 의회가 급여를 20% 올리자
월 인상분 620만원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연봉 달러 공약을 최근 재확인하고 나섰다.
지난해 이미 1달러만 가져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고 갑부로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가 넘는 재산을 선거 당국에 신고한
그에게 연봉 4억7000만원은 그야말로 '껌값'일 수 있다.
그래서 오직 당선만을 노려 중국 고대병법의 '이대도강 (李代桃강:큰 것을 이루기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는 계획)을
원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트럼프가 '연봉 1달러'를 거듭 약속하고 나선만큼 그것이 뒤집힐 공산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의 약속이 부디 공허한 인기영합식 언사나 말만 번지르르한 '눈 가리고 아옹'에 그치지 않길 기대할 뿐이다.
'G1국가' 정상으로서 지구촌에 열정과 헌신을 다하고 희망을 주겠다는 다짐의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은 결코 지나친 것이 아닐 게다. 박건승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