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힘은 윤석열 당선에 공헌한 친윤이 권력을 잡았다.
간사한 한동훈이 물러가고, 나의 고향 친구 권성동이 원내대표가 되고, 다시 과거의 쓰레기 집단으로 돌아갔다.
정치를 망치는 간사한 좀벌레로 공신보다 심한 것이 없다. 일반 관리들은 그들을 견제할 힘이 없다. 임금 역시 팔짱만 끼고 구경할 따름이다.
실학자 이익이 쓴 <성호사설>에 그런 내용이 있다. 공신은 설사 허물이 있더라도 함부로 다스리기 어렵기 때문에 제멋대로 날뛰는 경우가 많다. 시공을 초월한 명제다.
안하무인 공신들에게 온갖 소인배들이 달라붙어 세상을 더욱 어지럽힌다.
조선시대에는 공신의 후손들도 대대로 특권을 누렸다. <공신녹권>, 즉 공신의 명부만 있으면 자손들은 조상의 위력을 빌려 웬만한 죄쯤 간단히 용서받기도 했다. 그러나 공신의 특권이 언제까지나 보장된 것도 아니었다. 간 커진 공신들은 임금의 총애를 다투느라 서로 암투를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때로 그들은 패거리를 지어 피차 어육이 될 때까지 싸우기도 했다. 조선조 개국공신들만 해도 제 명에 죽은 사람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다. 공신이란 필수불가결한 것이면서도 사회악의 온상이다.
한고조 유방은 천하를 제패하자, 음험하기 짝이 없는 진평을 공신으로 삼아 온갖 특권을 주었다. 자연히 부작용이 많았고, 후세 역사가들의 힐난이 그칠 줄 몰랐다. 공신의 발호를 막은 제왕은 드물었다.
한나라 문제는 예외다. 그에게는 장무를 비롯한 6명의 공신이 있었으나, 누구도 감히 위세를 부리지 못하게 했다. 장무의 수뢰 혐의가 드러났을 때, 문제는 오히려 상을 더해 줌으로써 스스로 물러나게 유도했다. 그런 제왕, 그런 신하는 고금에 없다.
<주역>에
“국가를 일으키고 집안을 잘 이으려면 소인을 쓰지 말라”(開國承家小人勿用)
는 경고가 있다.
사욕에 눈먼 소인배가 창업공신이라도 되면 기강을 흔들어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