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권사님이 소천하셨다네요...라는 카톡을 받았을 때
최 ** 권사가 누구지 했다가
아.. 그 보청기 권사님이신가?
86세 최 권사님이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어제 오후에 받았다.
편찮으셔서 교회에 못 나오신 게 불과 한 달도 안 된 듯싶었는데
그렇게 빨리 가셨다는 소식에 놀랐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권사님들은 지난주 수요일에 댁으로 찾아뵈었다는데
그렇게 빨리 가시리라 짐작한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청력이 안 좋으신 권사님은
보청기를 사용하셨었고
그 보청기는 가끔 이상한 소음이 내기도 했다.
마치 마이크 테스트 중인 것처럼... 삐~~~~ 하며 크게 울리는 소리는 신경을 거스르기 딱 좋았다.
옆에 사람들이 손짓을 해서 보청기를 다시 만져보라고 하면
그제야 그 이상한 소음이 사라지곤 했다.
그 권사님은
주일 11시 예배 후 교회에서 제공하는 점심도 드시고
오후 2시 예배도 꼭 참석하셨었다.
점심을 드신 후에는
보청기를 끼고 있으니
다른 분들과 대화가 어려워서
도란도란 모여서 얘기 중인 권사님들 방에는 안 들어가셨고
점심 식사 마치면 본당으로 올라오셔서
늘 앉으시는 좌측 중간즈음의 긴 의자에 앉아서
찬양대 연습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시거나 그 자리에 누우시거나 하셨었다.
혼자 앉아 계신 그 권사님이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심심해 보이기도 해서
가방에 있는 사탕이나 초콜릿 두어 개를 드리면 '고맙다'며 좋아하셨었다.
권사님은
밥이 많으니 덜어 달라는 권사님들 속에서 더 달라고 하는 권사님으로 기억한다.
식사 당번인 구역에서 밥을 풀 때.. 이건 최** 권사님 드릴 거니까
더 퍼달라고 요청해서 권사님이 앉아 계신 자리에 가져다 드렸었다.
내가 우리 구역 권사님들 드시라고 따뜻한 물을 종이컵에 담아 올 때에도
그 권사님은 늘
작은 보온물병을 가지고 다니셨다.
편찮다는 소식은 들었어도
다시 나오시겠지... 했었는데
부고장이 나오면 카톡으로 전송해 주겠다던 구역장은
오늘 오후가 다 되도록 소식 없었고
다른 구역의 구역장과 통화하던 중에 오늘 교회에서 장례식장으로 3시 30분에 출발한다고 들었다.
지지난주에 소천하신 김 집사는 최 권사님보다 젊은 56년생 이신대
교회에 한 달에 한 번
구제금 받는 날만 오셨다는 분이셔서
전혀 기억에 없는 분이라서 장례식장에 가지 않고 부의금도 보내지 않았다.
오늘은 같은 구역식구도 아니고 친분이 있어 보이지도 않은 내가
장례식장에 함께 가려고 교회로 갔더니
거기에 모인 분들이 내가 온 것이 뜻 밖이라고 여기시는 듯했다.
우리 구역장까지도 날 보고
"오늘 시간이 되었냐"고 하시니...
최 권사님과 같은 아파트 단지 교우들도 안 왔는데... 내가 갔으니 그럴 수밖에.
장례식장으로 가는 교회 버스 안에서 들은 얘기는
권사님은 평소에
교우의 애경사에 한 번도 봉투를 보내시지 않으셨다고 한다.
처음부터 그러시기야 했을라고.
연세 많으시고
임대아파트에 들어와 같이 사는 아들도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아니하고
수입은 아마도 국가에서 주는 그 정도였을 테니...
화장터 예약이 어려워
4일장이 되어 수요일이 발인이니
오늘 예배 이후로도 입관예배. 발인예배가 더 남아있다.
꽃에 둘러있는 70대 후반 사진인듯한 영정은
편안해 보인다.
돈 벌어오면 남편이 다 빼앗아 가고
때론 권사님이 맞기도 하며 살았다니... 고단한 삶이었겠구나
주일 성수를 잘하셨던 권사님이 천국에 잘 도착하시기를...
20250310 하도 글을 안 써서 쓰는 법을 잊은 줄 알았다는... 오늘은 그 옛날의 노동절이네.
첫댓글 보청기 권사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명복을 빈다는 댓글에
무슨 인사를 드려야 할지 몰라서
댓글이 늦었습니다.
저는 못 갔지만
오늘도 여럿이 입관예배를 드렸다는 소식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뵙니다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저도 님의 글 잘보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이리저리 치이시고
삶의 희로애락이 그리 원활하지 못하셨던 권사님
천국백성 되셨으니
이제 그곳에서 의 영원한 복락
누리시기를 ~~
글을 올려 주신
북엔 커피 님 ^^
수고하셨습니다
꼭 그러하시길 바란답니다.^^
삶은 우리의 것이 아닌 듯
주님 거둬가실 때
힘차고 용기있게 달릴 겁니다
정말 우리 것이 아닌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