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8살에 당뇨병 환자가 되었다. 35년을 친구(?)하며 지내고 있다. 당뇨는 혈관 질환이다. 심장에서 멀고 가는 핏줄부터 막히면… 그 이상은 이야기하기 싫다. 하여튼 암 못지 않게 무서운 놈이다.
2. 몇 년 전부터 발가락 감각이 조금씩 둔해져 감을 느낀다. 매일 열심히 걸어서 제법 많이 풀었다. 당뇨환자에게 제일 좋은 것 중의 하나는 발맛사지다. 치앙마이에 오면 제일 좋은게 맛사지다. 매일 단골로 가니까 한 번에 팁까지 약 만 원 정도든다. 맛사지로 여행비용 뽑는다 생각하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다닌다. 제법 좋은 맛사지 샾이 숙소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3.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맛사지사에게 맛사지를 받는다. 아내를 맛사지 해 주던 친구가 내일 방콕으로 간단다. 한 달 후 돌아온다는데 그 땐 우리도 서울로 돌아간 때라 오늘이 마지막 맛사지인 셈이었다.
맛사지가 끝난 후 아내와 부둥켜 안고 인사를 한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정이 들었던 모양이다.
4. 말도 안 통하는데 정은 통한다. 정이 든다는 건 참 인간다운 일이다. 가장 인간다운 일이다. 아름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