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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의 기온차가 커지는 환절기. 어느 때보다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이다. 그런데 유의해야 할 것은 콧물,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감기가 아닌 질환들이 많다는 것. 무조건 감기라 생각하고 감기약을 먹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아이는 콧물과 기침이 나더라도 다른 병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엄마가 판단하지 말고 꼭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감기로 잘못 알기 쉬운 질환들, 어떤 것이 있고 증상은 어떤지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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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감기’로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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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콧물을 흘리다 며칠 지나니 가래기침까지 하는 여섯 살 아이. 엄마는 감기라 생각했지만 병원에 가보니 ‘기관지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엄마는 네 살 아이가 여름끝자락부터 내내 콧물을 흘렸는데 ‘늘 달고 사는 감기려니…’ 여기다가 뒤늦게 ‘폐렴’ 진단을 받고 2주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엄마들은 감기가 잘 안 낫는다고 푸념하면서 감기약만 먹이기 쉬운데 이러다간 폐렴이나 축농증 등의 다른 병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감기는 성인의 경우 1년에 평균 3회, 소아는 7회 정도 걸리고 대개는 1주일 이내에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기관지염, 폐렴, 중이염, 축농염 등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아이들의 감기 증상은 갑자기 열이 오르면서 보채기 시작하고 재채기를 하는 것. 그러다가 수 시간 내에 콧물이 나오고 코가 막혀서 숨쉬기가 힘들게 된다.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열은 수 시간에서 3일 정도까지 계속될 수 있으나 단순한 감기로는 그 이상 열이 지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감기 증상이 열흘 이상 되거나 평소 기관지염, 중이염 등을 자주 앓았던 사람, 고열이 지속되고 기침이 심하거나 목이 쉰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감기로 여기기 쉬운 증상들이 아주 심각한 병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는 점. 따라서 스스로 감기라 판단하고 진료를 소홀히 하면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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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로 잘못 알기 쉬운 질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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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콧물과 재채기-‘알레르기성 비염’ 가능성 비염 중 가장 흔한 알레르기성 비염. 요즘 같은 환절기에 아이들에게서 가장 잘 나타나는 질환으로, 미세먼지, 집먼지진드기, 주택 내장재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등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진다. 소아기에는 주로 남자 아이에게 많이 발생하며, 가장 잘 걸리는 나이는 8~11세. 80퍼센트는 20세 이전에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 증상 : 재채기와 코 막힘, 기침 등 감기와 유사하다. 2차적으로 염증이 생기면 몸살감기처럼 열이 나고 근육통이 오는 경우도 있어 혼동하기 쉽다. 특히 갑작스럽게 터지는 재채기와 맑은 콧물은 알레르기 비염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감기와 다른 점 : 눈이 가렵고 붓고 충혈 되는 일이 잦다. 감기가 오래되면 누런 콧물에 탁한 기침을 보이지만 비염은 맑은 콧물에 마른 잔기침을 하며 1년 내내 증상이 호전됐다 악화됐다하는 현상을 반복한다. 또 감기는 열흘 정도면 호전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지속된다.
★ 열이 높고 기침, 가래-‘폐렴’ 가능성 바이러스, 세균, 진균이 원인이 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호흡기 질환. 면역성이 떨어지는 소아는 입원 치료를 하는 게 좋다. 통상 10~14일 정도의 치료로 완치되지만 경우에 따라 3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일반적 증상 :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몸이 춥고 떨리면서 열이 난다. 몸살감기로 여기기 쉽다. 감기와 다른 점 : 38.3도 이상의 고열과 가슴통증, 호흡 곤란 증세까지 나타나면 폐렴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호흡이 빨라지는지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정상인은 보통 1분에 12~20회 숨을 쉬는데, 호흡수가 1분에 25회 이상이고 숨을 쉴 때마다 코를 벌름거리며 손톱과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 꽉 막히는 누런 콧물 - ‘축농증’ 가능성 감기에 걸리거나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코 주위의 ‘부비동’이라는 공간에 공기 대신 고름이 차는 증상. 13세 이전에는 빨리 치료하면 쉽게 회복된다. 하지만 이 연령대가 넘어가면 만성으로 발전해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감기로 오해해 방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일반적 증상 : 장기간 누런 콧물이 나오고 코 가래가 목 뒤로 넘어가 기침이 나온다면 감기가 아니라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자고 난 후 눈곱이 많이 끼거나 얼굴에 심한 압박감, 두통 등이 함께 나타나면 거의 100퍼센트 축농증. 코가 막혀서 숨쉬기 불편하고 집중력도 떨어진다. 감기와 다른 점 : 코가 막히고 콧물이 나는 감기 증세가 5일이 지나 더 악화되거나 10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 또 콧물이 진한 노란색이면 급성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다. 고름같이 누런 콧물이 계속 나오고 기침, 코가래(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것), 코막힘 증세가 6주 이상 계속 되면 만성 축농증일 수 있다.
★ 콧물, 미열, 쌕쌕거리는 호흡 -‘세기관지염’ 가능성 주로 작은 기관지(세기관지)가 막히는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이다. 생후 2세 이하의 소아들은 기도의 폭이 좁고 폐 용적이 작기 때문에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출생 시 저체중아나 미숙아, 부모의 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감기에 걸린 후 3~4일 지나 기침할 때 쇳소리가 나면 ‘기관기관지염’(기관과 기관지의 염증)일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인 증상 : 초기의 잠복기 동안엔 보채고 잘 먹지 않으며 미열, 콧물, 코 막힘 등 상부 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엄마들이 기침 소리만으로 기관지염과 감기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감기와 다른 점 : 바이러스 감염이 하부 기도까지 진행되면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리며, 코를 벌렁거리고 호흡할 때마다 가슴이 쑥쑥 들어가는 호흡곤란 증상과 함께 청색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또 발열, 빈 호흡 때문에 탈수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므로 이때는 반드시 혈관으로 수액을 공급해줘야 한다.
★ 밤에 더 심해지고 오래가는 기침 - ‘천식’ 가능성 다양한 자극 물질에 대해 기도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질환.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인 영향과 집먼지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꽃가루 등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 발작이 자주 반복되면 기도 구조에도 변화가 와 기도 확장이 어려워지는 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소아기에 치료해야 한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일반적 증상 : 영·유아기에 급성 세기관지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다 3세 이후부터 전형적인 천식 증상, 즉 기침이 심하고 쌕쌕거리거나 가슴이 답답한 호흡 곤란 증상을 보인다. 특히 밤과 새벽에 심해진다. 감기와 다른 점 : 3~4주 이상 기침이 지속되면 감기가 아니라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를 내고 목에 가래가 붙어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숨이 가쁘지만 간혹 기침만 나는 경우도 있다. 감기를 앓은 후 기침 가래소리가 오래가는지, 심한 운동 후나 밤에 기침이 심해지고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지 유의하여 살펴본다.
도움말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철민 교수·이비인후과 이동희 교수·소아과 김진택 교수, 성빈센트병원 내과 김치홍 교수, 성모자애병원 이비인후과 전은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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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mediwiz.co.kr 한국병원서비스경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