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님이 물었다.
"무슨 까닭에 경을 읽지 못하게 하면서 나그네의 말이라 하십니까?"
대사가 대답했다.
"마치 앵무새와 같아서 다만 사람의 말을 배울 뿐이요, 사람의 뜻은 얻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경은 부처님의 뜻을 전하는데 부처님의 뜻은 얻지 못하고 경만 읽으니, 이는 말을 배우는 사람이니라.
그러므로 허락치 않는다 하니라"
"문자와 언어를 떠나서 따로이 뜻이 있을 수 없습니까?"
"그대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역시 말을 배우는 것이니라."
"똑 같이 말인데 어째서 치우쳐 반대하십니까?"
"그대는 지금 자세히 들으라. 경전에 분명한 글이 있노라. 내가 말한 것은 이치의 말이고 글이 아니요, 중생이 말한 것은 글의 말이고 이치의 말이 아니니라'
뜻을 얻은 이는 들뜬 말을 초월 하고, 이치를 깨달은 이는 문자를 초월 하는 것이니,
법은 언어와 문자를 지난 것이니 어찌 법수와 언구 속에서 구하랴.
그러므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는 뜻을 얻고 말을 잊으며, 이치를 깨닫고는 교리를 버리느니,
흡사 고기를 얻고는 통발을 잊고, 토끼를 잡고는 그물을 버리는 것과 같으니라"
문)'문자와 언어를 떠나서 따로이 뜻이 있을 수 없습니까?' 하였는데
'그대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역시 말을 배우는 것이니라' 한 도리를 일러보시오.
두레박: 여우가 호랑이 말을 익힌다는것입니다.
장군죽비: 다시 일러 보여보시오.
두레박: 호랑이는 호랑이의 말이라 아니하여도 호랑이소릴냅니다.
장군죽비: 공안이 구하는도리에 답한 것으로는 적합하다 하지 못하리다.
두레박: 여우가 호랑이말을 흉내내도 호랑이말은 아닌것입니다.
장군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