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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이 산 중턱에 있는Catherine plaza hotel 은 해발 1580m이다. 호텔에서 01시 기상하여 산에 오를 준비물을 챙기고 마당에 집결하니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다. 가이드는 낙타를 탈 사람과 안 탈 사람을구분했다. 올라가는 왼쪽 길은 절벽이고 낙타는 2m가 훨씬 높기 때문에 낙타등의 안전봉을 잘 잡아야한다고 말하고 특히 절벽은 바위 투성이기 때문에 조심을 많이 해야 한다고 일러주며 비용은 10달러라고 했다. 우리 부부는 걷기로 했다. 시나이 산, 거룩한 호렙 산에 모세도 경건한 마음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걷다보니 약간 멀리 우측에 커다란 건물이 안개속의 성처럼 희미하게 보인다. 카타리나 수도원이란 것을 금방 알겠다. 하늘을 한웅큼 움켜쥐고서는 내 손 안에 반짝이는 보석을 가득 담고 검은 허공에 좌악 뿌려본다. 그 보석은 이내 창공에 박혀 나의 앞길을 비춰준다. 참으로 멋지고 보기 좋은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모두들 탄성이 쏟아졌다. 하지만 좋은 것만 있을 순 없지. 바람이 질투를 내고 심술을 부린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나에게 시비 거리를 제공하였고, 머리에 쓴 모자틈새로 김을 맨다. 이제사 내 몸이 난방장치를 가동했다.
카타리나 수도원을 옆으로 하고 계속 올라가니 낙타정거장이다. 무릎을 꿇은 낙타가 일어서니 생각보다 높다. 충분히 공포심을 주는 높이다. 묵묵히 묵주기도를 하면서 올라가는데 베두인(Bedouin)들이 호객행위를 한다. 한국말로 낙타! 낙타! 연신 외쳐댄다. 베두인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그들은 의리를 중시하며, 인내심, 충성심, 관대함을 가진 민족이라고 스스로 자부한다. 이들은 사막생활에서 오는 육체적 고통에 익숙해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막에서 물을 찾는 방법과 모래투성이의 발효되지 않은 빵을 먹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들이다. 옛날엔 사막의 해적이었다는데......
그들은 그늘과 구름도 없는 사막에서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강렬한 햇빛과 뜨거운 열기, 극심한 추위, 몰아치는 모래폭풍 속에서 두려움을 견디는 방법을 터득한 민족이다. 그래서인지 안경을 낀 베두인을 보지 못했다. 자기 낙타의 발자국을 구분할 줄 알며 발자국의 깊이로 낙타에 사람이 탔는지 안탔는지, 새끼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안단다. 어떤 부족에 속하며 낙타 똥으로 낙타가 어디서 먹이를 먹었는지, 언제 마지막으로 물을 먹었는지도 알 수 있단다.
낙타는 신비한 특징을 많이 갖고 있다. 토끼의 입, 쥐의 위장, 코끼리의 발, 새의 피, 파충류의 체온, 백조의 목을 가졌으며, 걸음걸이는 앞발과 뒷발이 거의 동시에 움직이는 걸음걸이다. 낙타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거만하고 조소를 띤 웃는 모습으로 바라본다. 생각하기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버터는 낙타가 탄생시켰단다. 어떤 유목민이 소젖을 낙타에 싣고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유난히 느린 낙타의 걸음걸이 때문에 낙타 등에 있던 소젖은 장시간 뜨거운 햇볕을 받아 버터로 변했단다.
낙타는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고 300km나 되는 사막 길을 횡단하고, 긴 눈썹은 눈을 감아도 앞을 볼 수 있으며, 강렬한 햇빛도 막아준다. 모래폭풍이 불 때 닫을 수 있는 콧구멍을 가졌고, 생리적으로 고농도의 소변을 만들어 밖으로 배출하며, 체온조절을 잘 하여 땀을 흘리지 않고,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 혈액의 농도가 진해지면 주위의 조직으로부터 물을 흡수해서 혈액농도를 조절한다.
흘리는 콧물도 콧구멍의 홈을 통하여 다시 입으로 흡수하고, 후각이 뛰어나게 발달하여 모래땅속의 물줄기를 찾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며, 10분 만에 100리터의 물을 마셔 체내의 수분을 보충해준다. 주인이 시장에 내다 팔 때 냉정하게 정을 떼야지 어설프게 했다가는 낙타가 끝까지 옛 주인을 따라다닌다고 하며 낙타가 교미 시에는 쳐다보지 말아야지 그 옆에 있다가 쳐다보거나 다른 짐승이 지나가기만 하여도 쫓아가서 발로 밟아 죽인다고 한다. 체면을 중시 여기는 낙타는 낙타의 시체를 보면 죽는단다. 많은 학자들이 낙타에 대해서 연구를 했지만 아직도 신비한 것이 많다고 하며 무엇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동물이다.
뒤에서 소리 없이 다가오는 낙타가 옆으로 지나갈 때는 와락 겁이 난다. 조그만 머리가 불쑥 앞으로 나오더니 이내 엄청 큰 배가 나를 밀친다. 옆으로 휘청거린 나는 당황하며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콧김을 뿜어내는 낙타는 내 앞을 성큼성큼 걸어 올라갔다.
상당히 추운 날씨다. 누군가 그랬다. 서울의 겨울 날씨가 살을 에이는 추위라면 시나이 산의 추위는 뼈를 깎는 추위라고!...갑자기 날씨가 안 좋아지고 별이 숨어버렸다. 아마도 바람이 구름을 몰고 온 것이리라. 더욱 캄캄하고 사람들 발자국 소리만 고요한 적막을 흔든다. 여기에 올라가는 사람들 모두가 그리스도교인일 텐데,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부름을 받고 올라가는 그런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 모두가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다.
B.C1290년경, {이집트 제19왕조 람세스2세(B.C1290-1224)}때 노예 살이 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데리고 박해의 땅 이집트를 탈출하여 시나이 산 밑에까지 도달한 모세는 하느님께서 모세야, 모세야! 부르시는 소리를 듣고 올라간다. 시나이 산, 모세의 산, 호렙 산, 예벨무사, 로 불리워지는 산이다. 그 산에서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께서 모세를 부르시고 법을 정해주시면서 계약을 체결하시려고 한다. 모세가 하느님께 올라가듯이 마음을 비우고 겸손 된 마음으로 올라가야 하리라.
삶에 지쳐 힘들어도 감사하게 받아들이는 은총으로, 그리고 순례의 길을 따라 하느님께서 초대를 해주신 시나이 산으로,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을 지닌 채 기도하는 마음으로 올라가야 하리라. 우리 부부는, 목이 뻣뻣하고 고집 센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을 체험한 그 역사적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서 모세의 비서가 되어 올라간다. 고요함 속에서 들려오는소리는 발자국 소리 뿐이다.
해발 2285m의 바위산, 시나이 산을 오르는 길은 두 길이 있다. 험준한 바위산에 수도자들이 1400여년에 걸쳐 한 계단, 한 계단씩 놓아서 만들었다는 3,000계단 길, 이 길은 카타리나 수도원 뒤로 해서 올라가는 돌계단 길이고, 다른 길은 낙타가 올라가는 길이다. 낙타는 750계단 밑이 종점이다. 그러니까 정상까지는 3750계단이 되는 셈이다. 3,000계단을 올라가는 중턱에는 엘리야 예언자가 하느님께 기도 드렸다는 곳이 있다. 시나이 산은 그리스도교, 유다교, 이슬람교 등 삼대 종교의 성지며, 코란에도 마호멧이 시나이 산을 걸고 맹세를 한다는 부분도 있다.
계속 밀려 올라오는 낙타의 눈치를 보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루치아의 손을 잡고 묵주기도를 드리며 올라간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두려움을 감추지 못한 채 올라갔는데 나는 고작 밀치고 올라오는 낙타 한 마리에 겁을 내고 있다. 그러잖아도 좀 전에 낙타를 타고 올라가던 개신교자매가 떨어져 어깨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내려갔단다. 낙타와 호흡일치가 안 이루어진 모양이다. 보이는 모든 것이 돌과 바위인데 돌바닥에 떨어졌으니 고통이 심했겠다.
계속하여 올라가는 중인데, 벌써 빈 낙타를 데리고 내려오는 베두인이 한국말로 낙타! 낙타! 텐 달러! 부르면서 내려간다. 우리는 대략 두 시간이 소요되어 낙타 종점에 다다랐다. 종점 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음 차를 한 잔씩 마시고 750계단을 올라간다. 이곳 750계단에서도 베두인들은 맹활약을 했다. 헬퍼! 헬퍼! 텐 달러! 하고 외쳐댄다. 알고 보니 계단이 험하므로 정상까지 부축해 주는데 대한 수고비로 텐 달러를 달라는 소리다.
질투를 하늘로 날려버린채 루치아를 베두인에게 맡겼다. 나중 들은 이야기지만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단다. 하나도 힘들이지 않고 잘 올라왔다며 텐 달러도 아깝지 않다고 했다. 그들은 아주 날렵하며, 상대방 마음을 읽고서 같이 호흡을 맞춘다. 그들은 계단의 돌 크기와 모양을 외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섬세한 신경을 써가며 부축을 해줬으니 돈을 떠나서 고맙다. 열심히 사는 그들은 참으로 순진하다.
이 요셉 지도신부님이 모세가 되시고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이 되어 드디어 시나이 산 정상에 당도했다. 하느님의 산! 호렙 산! 이곳을 나의 주님께서 오르도록 해 주셨다. 가슴 깊은 밑바닥으로부터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이 꿈틀대며 올라온다. 주님! 나의 주님! 찬미와 영광을 세세에 영원히 받으소서. 아멘. 시나이 산줄기는 정상에서 바라보니 더욱 장관이었다. 울퉁불퉁한 바위와 기암들, 사방을 살펴봐도 모두 바위산이다.
바람이 엄청 세게 분다.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의 센 바람이다. 칼바람인데도 흥분한 탓에 추위를 모르겠다.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이 많다. 회색 구름과 검은 구름, 분홍색깔의 붉으스런 빛이 어우러져 멋있게 조화를 이루며 하루를 열고 있다. 그 빛은 시나이 산 정상에 먼저 당도하여 아름다움을 뽐낼 준비를 한다. 드디어 동쪽 하늘이 붉은 빛으로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구름층이 두텁다. 이러다가 일출 광경을 못 보는 것 아냐? 많은 사람들이 설레이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카메라에 초점을 맞춘다.
저 멀리 구름 끝 선이 살짝 열리면서 방울토마토 같은 것이 빛을 발하며 쏘옥 올라온다. 그것은 이내 커지기 시작하며 쟁반만 해졌다. 더욱 빛을 발하더니 운해를 비집고 온 사해를 비춘다. 고루고루 빛이 닿는 모든 곳에 까지 비추며 기암(奇巖)들이 환상적인 그림자를 만들어 낸다. 또 한 번 주님의 위대하심에 찬미와 흠숭과 영광을 드리게 된다. 밤하늘 가득한 별을 가슴에 안고 출발하여 시나이 산 정상 2285m에서 하루를 열어줄 환상적인 해를 보았더니 내 가슴에 남았던 가득한 별들은 모두 구름 뒤 하늘로 숨어버렸다. 일행들은 베두인이 운영하는 찻집에 들어가서 하느님께 올릴 거룩한 제사 준비를 한다.
제의를 입으신 이 요셉 신부님이 모세처럼 거룩하게 보인다. 머리에서 광채가 발 하는 듯하다. 양형영성체로 성체와 성혈을 모신 후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주님! 제가 여기에서 주님의 영광을 보았나이다. 오늘과 같은 항상 준비된 마음으로 당신을 모실 수 있도록 허락하여 주소서. 그리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여 주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릴 수 있도록 해 주시고 은총 베풀어 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미사가 끝나고 나니 모두들 덜덜덜 심하게 떨고 있다. 정말 시나이 산의 추위는 뼈를 깎는 추위다. 손끝이 저리고 마비되어가는 증상을 느낀다. 이래서 베두인들이 담요와 카펫을 빌려 주었구나 했다.
모두들 배낭에 넣어둔 라면을 꺼내고 베두인은 뜨거운 물을 준비해 놓았다. 물을 붓고 컵라면을 만들어 먹는다. 아! 이 맛은! 정말로 라면 먹는 맛이었다. 이름 하여 환상적인 라면이다. 뜨거운 국물로 속을 덥히니 이제 좀 괜찮아진다. 하산 길이 제법 멀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올라갈 때는 앞사람만을 좇아서 올라갔는데 밝을 때 내려가니 더욱 멀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생리적인 현상이 더욱 간절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시나이 산에 오르실 분들은 관심을 많이 가져야할 부분이다.
모세가 파라오의 군대로부터 미디안으로 도망을 가서 그곳에서 치포라와 살림을 차렸고,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고 있을 때이다. 모세가 어느 날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는데 이곳에서 모세는 하느님으로부터 소명을 받는다. 이때의 모세나이가 팔십 세이다.
모세는 파라오를 상대해야하는 거북스러움에 불편하여 갖은 꾀를 내어 하느님의 말씀을 거역하면서, 요 핑계 저 핑계로 변명만을 일삼는다. 하느님께서도 화를 내지 않으시고 모세를 달래신다. “모세야! 걱정 마라. 네 형 아론이 너의 대변인, 비서관, 제사장 노릇까지 다 해 줄 것이다.” 이래서 모세는 꼼짝 못하고 하느님 손바닥에 놓이게 되었다. 모세가 하느님으로부터 소명을 받는 시나이(호렙) 산 중턱 1538m 고지에 허름하게 걸려있는 수도원이 하나 있다. 이 수도원 안뜰에 하느님께서 머무셨던 떨기나무가 있다.
카타리나 수도원 정문 앞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 일행들도 그곳으로 가서 줄을 선다. 입장 시간은 09시! 이제 입장할 차례이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선 곳에는 아주 작은 문이 있는데 이 작은 문을 통과해서 수도원에 들어간다. 원래 이 문은 없었고, 10m 높이에 있는 문으로 도르래 시설을 설치해서 출입을 했다고 한다. 그 도르래가 있던 출입문을 지금도 볼 수 있다. 아마도 출입을 어렵게 만든 것을 보면 침략자들로부터 수도원을 보호하고 외부인들의 차단(공격)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장미의 이름’에 나오는 수도원 같기도 한 이 수도원은 그리스 정교회 소속이다.
서기 337년에 이곳을 방문한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어머니인 헬레나 성녀가 하느님께서 떨기나무에 발현하셔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장소라는 것을 확인하고 최초로 그 옆에 마리아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그 후, 많은 수도자들이 이곳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며 기도에 정진했다. 이 수도원은 근처에 살던 베두인들에게 공격을 당하여 막심한 피해를 보았다. 이에 수도원에서는 동로마 황제인 유스티니아누스에게 구원을 청했고, 황제는 청을 받아들여 서기 551년에 요새처럼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수도원을 보강했다. 이 후, 지금까지 모든 전쟁에서 보호를 받았다.
이 수도원이 성 카타리나 수도원으로 불리게 된 것은 11세기 이후부터다. 카타리나 성녀는 4세기 초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살았는데, 당시 매우 똑똑하여 철학, 수학, 논리학, 언어학, 수사학과 시에 통달했다고 한다. 성녀가 신앙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시리아 출신의 수도승을 통해서였다. 순교를 당할 때 칼날이 붙은 네 개의 바퀴에 매달아 앞뒤 바퀴가 반대방향으로 돌면 육신이 갈가리 찢겨지는 형벌을 받았는데, 하느님께서 돌보심으로 바퀴가 헛돌았다고 한다. (시에나의 카타리나 성녀와 다름)
성녀는 305년 11월25일 목이 베어졌는데, 목에서 붉은 피가 아닌 하얀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이 후, 500년이 지난 9세기 초에 수도원 근처에서 수도하던 어느 수도사가 빛에 휩싸인 그녀의 시신이 천사에 의해 시나이 산 근처에 옮겨지는 환상을 보게 되었고, 다음날 그곳에 올라간 수도사는 썩지 않은 채 향내를 풍기는 그녀의 시신을 발견하고서 금으로 만든 관에 넣어 수도원 성당에 안장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 이야기가 널리 전해지면서 이곳은 성 카타리나 수도원으로 알려졌고 수많은 순례자들이 줄을 이었다.
떨기나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위치에 길게 늘어졌는데, 그 떨기나무는 나의 상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넝쿨나무처럼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나무였는데 모든 사람들이 한 두 번씩 모두가 만져본다. 파라오 람세스2세로부터 도망쳐 나와 이곳에서 양이나 치고 방랑생활 하던 모세에게 하느님께서 발현하셨다는 그 떨기나무는 불타면서 불타지 않는 나무였다. 그곳을 벗어나 성당으로 들어가 보았다. 촬영은 일체 금지다. 성당 전면에는 예수님, 모세, 엘리야의 모습이 모자이크로 장식되어있다. 이곳에서 잠시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후 밖으로 나왔다.
수도원 내 도서관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귀중한 자료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데 이콘 성화가 3,000점 그리고 5,000권 이상의 희귀한 성서자료가 있다. 바티칸교황청 도서관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희귀자료들이 많이 소장되어 있는 도서관이다. 1859년에 독일학자인 티젠도르프가 이 수도원에서 성경 시나이사본(Codex Sinaiticus)을 발견하였는데, 이 시나이사본은 서기 300년대 후반에 필사된 것으로 신약성경(루카복음 시리아사본) 전체가 수록된 사본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이란다. 그 외 많은 시나이사본과 신구약성서 그리스사본이 보관되어있다.
티젠도르프는 이 사본 일부를 유럽으로 가지고가서 당시 동방정교회의 보호자인 러시아 황제에게 기증하였다고 하며, 그 후 러시아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1933년에 10만 파운드를 받고 영국에 팔아넘겼다. 이 사본은 현재 대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1975년 9월에 놀라운 일이 수도원에서 벌어졌다. 낡은 방을 보수하려고 벽을 헐자 벽과 벽 사이 공간에서 수많은 성경사본이 쏟아져 나왔는데 무려 50상자분의 사본이었다고 한다. 이곳 카타리나 도서관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에 한해 30분 정도의 시간을 허락하여 관람하도록 하며 일체의 사진촬영과 필사를 못하게 한다. 그러니 우리가 무슨 재주로 들어가겠나! 이밖에도 수도사들의 납골당이 있는데 그곳은 해골과 뼈를 신체적 부위별로 모아서 정리를 해놓은 곳으로서 많은 전설을 남기고 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계약을 체결하시면서 그 어떤 모습을 본뜬 신상을 만들어서는 안되며 그것들을 경배하거나 섬기지 못하게 경고하시면서, ‘십계명과 함께 계약의 책’을 주신다. 계약의 책에는 하느님께서 주신 여러 가지의 법률이 적혀있다. 바로 ‘모세의 율법’ 이다. ‘계약의 책’에는 제단에 관한 법, 종에 관한 법, 폭력에 관한 법, 상해에 관한 법, 절도에 관한 법, 손해배상법, 처녀를 범한 자에 관한 법, 그 밖에 사형에 처할 죄인, 약자 보호법, 하느님을 섬기는 몇 가지 법, 정의실현에 관한 법, 안식년과 안식일에 관한 법, 연중 삼대 축제에 관한 법, 을 주시면서 시나이 산에서 계약을 맺으셨다.
일행들은 이제 시나이 산을 내려와 주차장으로 향하며 모세와 여호수아가 가는 길을 따라 간다. 언제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갈 수 있을까?
(이집트, 이스라엘 성지순례기에서 시나이 산 부분만 발췌하여 올려드립니다.)
[제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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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시나이 산 성지순례 다녀오셨던 분들은 새롭게 옛 추억이 다가올 것입니다. *^^*
음악과 함께 읽는 동안 어둠고 추산산을 올르는 과정이 긴장감 마져 드네요,,,,,
힘들게 올라 일출을 보며 드린 미사 양형성체 잊을 수 없는 광영이였겠습니다,,,
저 같은 장애는 감히 오르리라는 꿈도 못 꿀 이야기 입니다,,,
시나이산 성지 순례기 감동으로 읽었습니다,,,버터의 유래도 알게 되었구요,,,감사합니다,,,
시나이 산 정상에서 사해를 두루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벅찬 감격에
팔과 얼굴에 닭살이 돋듯 한동안 전율을 하며 환희를 맛보았습니다.
영적으로는 양형영성체를를 모시고, 육적으로는 끝내주는 라면 맛을 보고,
라면이 그렇게 맛이 있는줄은 몰랐습니다.
분위기에 따라서 그렇게도 달라질 수도 있는 거구나. 하고 알았죠.
그러게요 그벅찬 감동 아무나 볼수 없는 관경일테니까요,,,,
끝내주는 라면 맞 저는 맞볼수 없을테니까요~~~ㅎㅎㅎ
앤드류님을 글로 상상하며 위로해야 겠지요~~~ㅎㅎㅎ
언젠가 성지 순례를 다녀 온 동생이 한 말이 생각이 나네요.
언니도 성지순례 다녀 오면 신앙이 많이 달라질거라고요.
글을 읽으며 신자라면 누구나 한번 쯤 꼭 가볼만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세세한 설명 외에 서정적인 느낌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특히 낙타에 대한 설명은 신비감을 주는군요.
사진이지만 떨기나무를 보는 마음도 특별하고요. 감사합니다.
고맙게 평을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이집트와 시나이반도를 거쳐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성지순례는
구약과 신약성서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발자취입니다.
이집트에서는 헤로데로부터의 아기예수님 피난경로 길이고
시나이반도는 모세와 여호수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가나안 땅을 들어가는 과정이며 이스라엘에서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가기 때문에 모든 순례의 여정이 거룩한 길이며
주님을 따라 가는 길이기 때문에 이 순례의 길을 다녀오실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입니다. *^^*
떨기나무는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실망을 하지만, 특징이 있습니다.
떨기나무를 일부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심었더니 모두 죽었다는 겁니다.
카타리나 수도원을 벗어나면 죽는다는 것이지요.
파라오 람세스 2세때부터 지금까지 떨기나무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