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따라 서울역일대가 소란스럽다
노동자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서울역 광장에 전국각지에서 온 1,000여명 가량 노동자들이
연좌 도열하여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저마다 투쟁구호를
외치고 목이 터져라 그 유명한 “불나비” 등 노동가요를
부른다
그때 주변에서 장마당에 큰 구경거리라도 발견한 듯
낯선 무리들이 호기심어린 표정을 짓고 모여 든다 ..
바로 서울역일대를 기거하는 노숙자들이다
일부는 벌써부터 술에 취한 채 몸을 가누지 못하고 비틀비틀
일부는 웃통도 벗은 채 ..게스츠름 한 눈을 뜨고 ..
집회는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때 사회자가 외친다
초청가수 출현으로
바로 소수염으로 유명한 ‘ 가수 박상민’이다
가수 박상민 이 무대에 등단 ..
본인이 왜 노동자 대회에 초청되었는지
잠시 으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특유의 너털웃음과 함께
미소를 짓는다
내가 과연 이 집회에서 무슨 노래를 부를까 고민하는 표정으로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본인의 히트곡을 부르기 시작한다
바로 그 유명한 히트곡 “ 무기여 잘있거라 ”다
‘한 여자가 다섯번째 이별을 하고 산속으로 머리깍고 완전하게 떠나버렸대~~
첫번째 남자 고등학교때 같은 학교 같은 써클에 남자친구래~~ ’
바로 그때였다
주변에 서있던 노숙자들50여명이 신명난 듯 노래에 맞춰
일제히 광란의 춤을 추기 시작한다 ..
마치 세상에서 제일 신난듯한 표정과 몸짓으로 흔들고
괴성을 지르고 ..
노래를 마치고 박상민이 무대를 내려오자
노숙자들이 일제히 함께 연호하기 시작한다
“‘민중가수 박상민 최고 !!“
“민중가수 박상민 만세 !!”
그때 노숙자 대표인듯 60대 중반 사내가 큰소리로 외친다
‘당신은 아무희망도 없는 우리들을 한순간이나마 근심걱정을 없애주고
최고의 흥을 선사한 우리들의 진정한 벗 '민중가수'라고....
주변에 집회를 하던 노동자들이 일순간 조용해진다..
바로 가수 박상민이 이시대의 ‘민중가수’로 태어나는
극적인 순간이다 ...
첫댓글 친바람이 불면 그때 그곳을 지나가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무렵은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내몰려 노숙하는 분들이 각역마다 단체로 진을 치고 있을때지요
얼마전 그곳을 지나가면 아직도 노숙하고 있는 분들이 계시는 광경을 보고
7-8년전 그때가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박상민씨가 잘 안 보인다 했더니...
그런데로 초청되어 다니나 보네요. ㅎ
무기여 잘있거라와 노동자 민중대회라...^*^
민중가수 박상민 어울리지 않네요 그런데 의외의반전이 있었군요 ㅎ
사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요 ,,
행사진행자와 박상민하고 친분 관계로 찬조 출현했던 거구요
세상에는 정형화된 조합만있으면 재미는 없지요 가끔은 부조합가운데
의외의 반전이 있는 게 삶의 또다른 즐거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노숙자들 매우 불쌍한 사람들이지요. 박상민 민중가수로 수고하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