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증시전망] 서두르지 말자!

[구스닥]

2012년 주식전망: 서두르지 말자! 

2012년 자산선택: 승부는 봄에 갈린다!

글로벌 경기의 가늠자로 사용되는 Global 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가 12년 봄까지는 하향 추세를 그리고 여름에 들어서면서 상승 반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봄까지는 안전자산인 국채, 특히 국공채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이후에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주식과 경기에 민감한 원자재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2012년 봄, 자산선택 전략의 변곡점

CLI는 최근 10년 동안 평균 약 13개월의 상승기를 거쳐 약 11개월의 하락기를 보내며 한 사이클을 마감했다.

그리고 12년 봄 즈음에 경기는 ③국면에서 ④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①→②→③으로 이동하면서 서서히 낮아지는 위험자산 선호도가 ③국면에서 ④국면으로 이동하는 시점에는 급격히 상승한다.

이는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크게 낮추고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 평균 약 2년에 한 번 꼴로 오는 가장 극적인 자산전환시점이 12년 4, 5월경에 도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에 따른 자산선택의 중요성

자산 수익률은 경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채권, 귀금속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Global CLI를 이용하여 최근 10년 동안의 자산별 수익률을 정리해보면, 경기에 따른 자산 선택의 중요성이 확인된다.

11년 자산 수익률도 경기의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경기는 11년 2월에 ①국면에서 ②국면으로, 11년 9월에 ②국면에서 ③국면으로 전환됐다.

11년 연간 주요 자산군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 원자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채권, 그리고 귀금속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②국면과 ③국면의 특징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식전략: Market Timing과 기회 포착이 핵심

12년 주식시장은 단 한번의 Market Timing 승부로 수익률이 결정되는 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봄이 그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에 싸게 사서 연말까지 가져가자는 것이 주식전략의 핵심이다.

1H12 KOSPI Band로 1,550~2,050pt를, 2H12 KOSPI Band로 1,800~2,200pt를 제시한다.

우리가 제시한 KOSPI 하단 1,550pt는 Trailing PBR 1배 수준이다.

12년 KOSPI Band 1,550~2,200pt 제시

상반기는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안정적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다.

유럽은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고, 경제규모대비 유럽向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위험도 증대될 수 있다.

미국의 실물경제는 안정적이지만 미국 금융권의 유럽에 대한 잠재, 혹은 2차 익스포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중국정부가 수출부진과 부동산경기 하강이라는 하드랜딩 위험요소를 잘 제어할 수 있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복잡한 정치일정과 선진국의 위기가 혹시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연결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하나하나가 복잡하고, 현실화될 경우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는 매크로 이벤트이다.

과연,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경기순환국면만을 놓고 봐도 12년 상반기까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리만 디폴트 이후 한국 주식시장은 국내보다는 Global 경기순환과 상관성이 높아지고 있다.

Global 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는 리만 디폴트 이후 처음으로 임계치를 하회했는데,

Global 경기하강 이후 KOSPI의 기대수익률과 표준화수익률은 모두 지금이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 Market Timing을 잡아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매크로 불확실성이 클 경우 경기에 대한 주가의 선행성은 약해지고 동행성이 강해진다.

다시 말하지만 12년은 Market Timing 전략에 의한 Top-down 접근법이 Bottom-up 접근법보다 중요한 해가 될 수밖에 없다.

서두르지 말자!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매크로 이벤트들

현실화될 경우 충격이 큰 매크로 이벤트들은 무엇일까?

1) 유럽위기의 전이,

2) 미국 금융권의 유럽에 대한 익스포져

3) 중국경제의 하드랜딩 

4)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유가급등 가능성이다.

1. 유럽위기의 전이: 경제규모 대비 유럽向 수출비중이 높은 국가들

위기는 조기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예상치 못했던 경로를 거쳐 확산, 재생산되곤 한다.

예를 들어 동유럽과 구소련의 붕괴로 핀란드는 91~93년 ‘핀란드 대공황’이라 불리는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당시 핀란드는 서방-공산권 중계무역국 지위를 가지고 있었는데, 소비에트 연방 붕괴로 수출이 감소하면서 잠재됐던 많은 문제가 노출됐다.

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역시 그렇다.

태국에서 발발한 금융위기는 동남아시아와 한국을 거쳐 러시아까지 전염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유럽위기의 확산 역시 그리스에서 발생한 문제를 초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다.

2010년에는 그리스를 포함한 남유럽만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2011년에는 문제가 확산되면서 남유럽 주변의 서유럽까지 위기기 전염되는 양상을 보였다.

문제해결이 빨라지지 않는다면 남유럽과 서유럽에 이어 2012년에는 주변국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자본이나 무역관계에 있어 유로존과 깊은 연결관계에 있는 지역이나 국가들은 주의를 요한다.

2010년 기준으로 GDP대비 EU 수출비중이 20%를 넘는 국가는 14개이다.

물론, 단순히 경제규모대비 유럽向 수출비중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2012년 유럽의 경기침체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유럽경기에 민감도가 높은 일부 국가들은 동반침체를 겪을 수 있고, 투기적 자본의 공격목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벨기에, 오스트리아는 경제규모 대비 유럽向 수출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유럽 은행들과 상호지분구조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대부분의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서유럽 은행들의 자금회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2. 미국 금융권의 유럽에 대한 익스포져: 잠재와 2차 익스포져가 문제

유럽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 경제 노출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유럽문제가 확산될 경우 미국 은행들의 유럽 익스포져가 재차 논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위기와 연관된 미국은행의 직접 익스포져는 작지만 잠재 익스포져는 크고, 미국 은행들의 1차 익스포져 대상인 유럽은행들이 PIIGS에 투자함으로써 생기는 2차 익스포져의 경우에는 사실상 파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리먼 파산 당시에도 리먼의 자산대비 금융권의 손실액이 컸던 이유도 리먼에 대한 1차 익스포져가 아니라 2차나 3차 익스포져에 따른 것이었다.

3.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을 테스트 받는 중국: 대외환경 악화와 부동산 하드랜딩 가능성

올림픽 이후 일본과 한국은 성장통을 겪었고, 외부환경 악화로도 성장률이 절반 정도로 둔화됐었다.

과연 중국은 유럽의 경기침체 영향에서 얼마나 벗어날 수 있을까?

대외환경 악화에도 대응해야 하지만 대내적으로도 중국정부는 부동산 하드랜딩을 방지해야 한다.

87년 Black Monday 발생으로 가격을 잡지 못한 일본은 90년대 들어 부동산가격 조정이 거칠게 진행됐다.

한국은 90년대 공급물량을 쏟아내면서 부동산시장이 장기 조정을 받았다.

중국은 리먼 디폴트 이후 부양책으로 부동산가격이 재차 급등했었고, 12년 말부터는 저가 보장성주택 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중국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문제해결 능력을 테스트 받을 수 밖에 없다.

4. 지정학적 리스크: 이란문제와 유가의 급등 가능성

정치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2012년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

경기와 지정학적 리스크를 비교해보면 선진국 경기가 어려울 경우 전쟁이 발발하는 경우가 잦았다.

경기가 어려울 때 정치적으로 국민들의 시선을 안보로 돌리려는 정치가들의 속성과 전쟁의 경기부양효과를 노린 결과일 것이다.

경제적인 문제를 군사적인 물리력을 통해 해결하곤 했던 선진국의 역사적 경험을 굳이 들지 않더라도, 중동 민주화 이후의 혼란, 이란의 핵개발 이슈가 묘한 시점에 나왔다는 점,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중첩되는 정권교체 일정을 감안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과 최근 돌아가는 정세를 보면 2012년은 2011년 못지않게 정치적 이해관계와 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과거 전쟁은 유가상승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원유의 최대 생산지역인 중동을 둘러싼 전쟁이 많았던 이유이다.

혹시 중동에서 재차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70년대나 08년처럼 어려운 경제 상황하에서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적인 경기상황도 배제하기 힘들다.

극단적 상황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란을 둘러싼 최근 이스라엘과 서방의 움직임은 예사롭지 않다.

주가의 경기 선행성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는 2012년

12년 봄까지 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올 것이라는 우리의 생각을 반박하는 목소리도 많다.

경기가 나쁜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고 경험적으로 보면 이런 때가 오히려 주가는 바닥이었다는 주장이다.

금융시장, 특히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이 언제나 경기에 선행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경기바닥을 확인하고 행동을 취하면 언제나 늦기 때문에 경기에 선행해서 행동을 취하려고 한다.

물론, 평상시에는 이러한 전략이 맞다.

하지만, 12년에는 주가의 경기 선행성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경제주체나 투자주체의 행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 경우에는 시장은 경기에 선행하지 않고 동행하는 특징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몇 가지 사례를 보자.

외환위기 당시 선행지수는 1Q98이 바닥이었지만 주가는 동행지수 바닥권과 맞물려 4Q98에 진입해서야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IT 버블이 붕괴되던 시점 선행지수는 2Q01에 바닥을 확인했다. 하지만 주가는 4Q01이 지나면서 동행지수와 함께 상승 전환했다.

08년 리만 디폴트 이후의 주가흐름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당시 KOSPI 바닥은 08년 말에 나왔지만 이후 피곤한 등락과정을 거치고 동행지수가 상승 전환한 2Q09부터 추세적 상승국면이 재개됐다.

12년 역시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는 사고에 너무 사로잡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술적 분석과 Business Cycle의 연결: 120MA가 경기선이라고 불리는 이유

경기가 아무리 나쁘더라도 주가는 상승할 수 있는데, 국면에 따라 이를 안도랠리, 또는 베어마켓 랠리로 명명한다.

반대로 경기가 아무리 좋더라도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경기 하강국면에서 주가상승은 한계가 있고, 경기 상승국면에서 주가하락은 제한적이다.

기술적 분석에서 사용되는 120MA는 거래일수로 6개월 정도의 기간이다.

6개월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의미를 포함한다.

실증적인 분석에서 정책의 시차효과가 6개월 정도 나고, 위험의 전이와 이에 따라 신용에 문제가 발생하는 기간도 6개월과 연계된다.

따라서, 경기선이라 불리우는 120MA와 Business cycle을 연결 지어 12년 시장을 조망하는 작업은 나름 의미 있는 작업이다.

경기하강국면에서 안도랠리를 보였던 사례는 98년 외환위기, 01년 IT 버블붕괴, 08년 리만 디폴트 이후가 대표적이다.

당시의 주가흐름은 다음과 같았다.

사례1: 97년 말 IMF와 구제금융에 합의한 직후 주가는 급등했고, 일시적으로 120MA를 상향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하강국면이 지속되면서 주가는 다시 급락했고,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접어들던 98년 말로 가면서 추세적 상승국면이 진행됐다.

사례2: 01년 초 FRB의 금리인하를 모멘텀으로 시장은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역시 경기 하강국면이 지속되면서 01년 주식시장은 120MA 위아래로 등락국면이 지속됐다.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충격이 나왔고 이후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한 이후에야 120MA를 추세적으로 돌파하면서 상승국면으로 전환했다.

사례3: 08년 리만 디폴트 이후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정책공조로 08년 말에 랠리를 펼쳤지만 경기침체에 따라 주가는 재차 하락했고 09년 경기가 바닥을 치고 개선되면서 주가도 추세적 상승국면으로 진입했다.

최근: 유럽의 위기로 급락했던 주가는 10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하강국면에 놓여있었고 11월 들어 KOSPI는 120MA 근방에서 하락 전환했다.

12년 봄까지 경기는 하강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일시적으로 120MA를 돌파할 수는 있지만 경기가 상승전환하기 전까지 120MA 위에서 KOSPI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들다.

1H12 KOSPI Band 상단을 2,050 pt로 산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Global CLI가 100을 하회한 경우의 주식시장 흐름

Market Timing을 잡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12년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변수는 Global 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이다.

Global CLI 바닥국면에서 주식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데, 2Q12에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0년간 Global CLI가 임계치인 100 이하로 하락한 경우는 7번 있었다.

그 중 5차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연결됐고, 2차례는 경기침체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위험 회피성향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11년 들어 Global CLI는 하락 전환했는데, 8월 유럽의 위기와 맞물려 9월에 임계치인 100을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Global CLI가 100을 하회한 경우 KOSPI 흐름은 크게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

모든 국면에서 일정부분 영향을 받는 모습이었지만 외환위기 이후가 이전보다 Global CLI와 상관성이 높게 나오는 모습이다.

이는 외국인의 영향력 확대와 연결시킬 수 있다.

즉,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는데, 외국인의 경우 국내 자체적인 요인보다는 글로벌 환경에 따라 매매하는 특징이 있다.

08년 리만 디폴트 이후에는 상관계수가 거의 1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12년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08년 못지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변수를 통해 시장을 점검하는 전략이 필요하고 Global CLI는 이러한 환경을 잘 반영하는 지표이다.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과 하반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

지금까지의 주식시장 논의에서 느꼈겠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주식시장을 보수적으로 본다.

그렇지만 사실 이는 내년 상반기에 무게감을 둔 전략이고 연간으로 봤을 때, 상반기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한다.

많은 매크로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내년 하반기에 위험자산의 기대수익률은 높게 판단하는 이유는 한국 주식시장의 특징과 연계된다.

즉, 한국 주식시장은 성장률의 개념인 1차 Moment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률의 속도인 2차 Moment에 반응하는 시장이다.

예를 들면 00년 한국의 GDP성장률은 8.8%에 이르렀는데, KOSPI는 연간으로 -50.9%를 기록했다.

09년 GDP성장률은 0.3%에 불과했지만 연간 KOSPI 상승률은 49.7%에 이르렀다.

이는 00년에는 성장률은 높았지만 성장률의 속도는 떨어지는 해였고, 09년에는 성장률은 낮았지만 성장률의 속도는 높아지는 해였기 때문이다.

12년에는 한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저성장 국면을 겪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적 경로라면 1Q12를 바닥으로, 매크로 이벤트가 현실화돼 충격이 발생한다면 2Q12 이후 성장률은 감속에서 서서히 가속 구간으로 접어들 것이다.

결론적으로, 다시 상반기에 싸게 사서 연말까지 보유하는 것이 12년 최고의 주식전략이다.

유럽위기: 원인에서 찾는 해법

국제통화의 역사: 그리스와 로마, 그리고 유로화

서구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와 로마, 이들에 의한 유럽발 재정위기가 2년째 진행 중이다.

단일통화인 유로화의 해체설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유럽 최초의 국제통화는 그리스의 은화였던 드라크마(drachma)화였다.

기원전 5세기 아테네에서 발행되었으니, 세계 최초의 국제통화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로마(이탈리아)의 금,은화가 국제통화의 지위를 이어받았고, 서기 4세기 비잔틴제국의 금화 솔리더스(solidus) → 13세기 이탈리아의 제네바와 피렌체의 금화 → 17세기 네덜란드의 길더(guilder) → 18세기말 영국 파운드를 거쳐, 드디어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현재의 달러화가 국제통화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고 보면, 우리에게 달러(USD) 중심의 세상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긴 인류의 역사로 보면 아주 짧은 시간에 불과하다.

세계최초 국제통화의 출발지였던 그리스와 이탈리아,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 유로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재정위기의 원인: 단일통화로 인한 구조적 불균형 (물가 차이에 의한 역내 경상수지 불균형)

유로화는 99년 결제를 위해 도입되어 02년 이후 통용되었다.

이론적으로 단일통화 지역은 상품과 생산요소(자본,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고, 경직된 각국의 상품가격과 임금으로 남유럽국가들은 높은 인플레가 유지되었다.

유로 도입 이후 각국의 명목금리가 하향 수렴되면서 인플레율이 높았던 남유럽국가들의 실질금리는 하락했고, 낮은 조달비용에 기반한 자본유입이 집중되면서 이들의 고성장이 시작되었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남유럽국가들의 실질실효환율도 고평가되기 시작했다.

05년 이후에는 남유럽과 여타 유로존 국가들의 실질실효환율이 역전되었고, 유로존 회원국간 경상수지 불균형으로 나타났다.

가격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된 남유럽국가들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

독일, 네덜란드 등 경상수지 흑자국은 남유럽국가들의 채권을 매수하며 자금을 공급했고, 남유럽국가들은 재정적자가 심화되었다.

유로존 역내의 금융연계성은 점점 더 높아졌다.

독일은 통일 이후 10년간(91~00년) GDP 대비 경상수지가 적자(-0.5~ -1.7%)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유로 도입에 즈음한 01년 이후 10년 동안 완전한 흑자로(평균 4.5%) 돌아섰다.

독일의 역내 수출 비중은 약 60%를 넘는다.

임계점을 넘어선 유럽의 재정위기

유로존 내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핀란드 등 단일 통화인 유로화의 혜택을 입었거나, PIG 3국(그리스, 포르투갈, 아일랜드)의 익스포져가 높은 국가들의 자금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자금지원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동안 유로존의 신뢰도가 훼손되고 있다.

돈을 낼 수 있는 국가 숫자는 감소하고, 받아야 할 국가 숫자는 증가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2010년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119%다.

국채10년 금리가 6~7%를 넘나들면서 이자비용으로만 1년에 GDP 대비 7.7%가 지출된다.

0~1%대 성장의 이탈리아 경제가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현재까지 집행된 구제금융으로만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는 GDP의 50~100%, 그리스는 약 350%을 지원받았지만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다.

PIIGS 5개 국가들의 예산적자 및 국채만기의 재투자를 위한 2012년 자금조달 필요액은 총 1.3조유로, 2013년은 1.2조유로다.

EFSF의 레버리지 확대를 고려해도 만만치 않은 규모다.

EFSF는 아직 구체적인 자금조달 및 레버리지 방안도 확정되지 못했다.

또다시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실물 및 금융연계성이 높은 동유럽과 오스트리아, 벨기에  그리고 프랑스까지 주변국들로 불안이 전이되고 있다.

해법은 환율에 의한 자동 조절기능

재정 위기를 겪었던 국가들의 공통적인 해법은 환율에 의한 자동 조절기능이었다.

통화가치 하락으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간다.

우리나라의 97년 외화유동성 위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측면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남유럽국가들의 부채위기는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다.

또다른 부채와 보증을 통해 부채를 상환하는 구조와 긴축재정만으로는 해결이 쉽지 않다.

유럽계 은행들의 직접 및 간접 익스포져는 각각 2.5조달러, 0.6조달러에 이른다. 이들은 디레버리지를 앞두고 있다.

유로본드 발행, EFSF 레버리지, IMF의 대출 등 어떤 형태의 대책이 마련되더라도 결국은 누가 돈을 낼 것인가가 핵심이다.

Key는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독일의 의사결정에 달려있다.

그마저도 늦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PIIGS 익스포져가 높은 프랑스와 경제규모 대비 유럽向 수출 및 차입 비중이 높은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함께 돈을 내야 할 AAA국가들의 신뢰가 흔들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문제가 되는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과거 로마 문화권에 살았던, 남유럽의 낙천적인 라틴족들이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고 프랑스도 국민의 70% 이상이 라틴족이다.

동유럽에서는 루마니아(아예 국명이 Romania)가 라틴족이다.

반면 근면한 독일과 북유럽국가들은 모두 게르만족의 후예들이다. 영국의 앵글로색슨과 북유럽 일부의 노르만은 게르만의 일파다.

역사적, 정치적으로 유럽은 통일을 위해 수많은 민족전쟁을 거듭해왔다.

유로화의 출발은 두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통일 이후 독일의 확장을 견제하기 위함이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제 유럽은 독일만을 쳐다보고 있다.

중국 등 다른 대륙의 국가들이 독일에 앞서 지원에 나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만약 일부 국가의 유로존 탈퇴로 유로화 가치가 급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환율의 자동 조절기능에 의존해야 한다면, 유럽은 독일 혹은 PIIGS 국가들의 탈퇴로 통화가치가 하락하면서, 독일에 이어 중국 등의 외국자본이 국채가 아닌 지분 등에 투입되는 것이 수순일 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임계점을 넘어섰다.

ECB의 발권력과 국채매입에 대한 기대

ECB와 Fed의 차이

ECB(유럽중앙은행)의 발권력에 대한 기대가 높다.

ECB는 EU회원국의 중앙은행들이 소유하고 있다.

2011년 1월말 현재 ECB의 자본금은 53.2억유로이며 유로화 도입국(17개국) 중앙은행이 70.0%를 출자하고 있다.

ECB의 통화정책 수행으로 발생하는 통화수익이나 손실은 자본금 출자비율에 따라 유로화 도입국 중앙은행에만 배분된다.

ECB의 공개시장조작은 분권화 방식에 따라 ECB 뿐 아니라 유로지역 각국 중앙은행에 의해 공동으로 수행된다.

11월21일 현재 ECB의 국채 직매입 프로그램(Securities Markets Program: SMP)을 통한 매입잔액은 1,945억유로이다.

Fed의 양적완화와 달리 ECB는 국채 매입 이후 단기예금 입찰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불태화정책을 펼쳐 왔다.

ECB가 SMP로 매입한 국채는 각국 중앙은행의 장부(B/S)에 편입된다.

PIIGS 국가들의 국채를 위주로 매입하고 있지만, 그리스 국채의 헤어컷 등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

손실 발생시 ECB와 각국 중앙은행의 순이익으로 커버하고, 나머지는 ECB가 8%, 각국 중앙은행이 손실분담비율에 따라 분담한다.

Fed는 양적완화를 통해 헤어컷 리스크가 없는 미국국채를 매입했지만, ECB는 다르다.

우량국 국채 보다는 주로 헤어컷 리스크가 있는 남유럽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

결국 각국 정부의 몫이다.

단일 정부가 없는 느슨한 지원은 위험국 국채 매입이 늘어날수록 ECB의 신뢰도를 낮춘다.

자료출처 : 동부증권/맥파워의 황금DNA탐색기 

[궁댕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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