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마지막 날.
1학기의 마지막 날.
무덥고 긴 여름을 지나며 내내 미루어 왔던 일을 이제서야 합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숙제를 미루어 놓은 학생처럼 허전하게 지내다가
8월의 마지막 날, 1학기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지는군요.
하루가 너무나도 짧게 느껴짐에 ‘사람들이 느끼는 세월의 속도는 자신의 나이와 같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 요즈음입니다.
지난 7월과 8월은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먼저 이제는 쓰린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한동안 마음을 쓰이고 지치게 했던 건호의 용인FC TEST가 있었습니다.
큰 긴장 속에 아빠를 애타게 찾던 건호의 모습에서 아빠가 건호에게 주는 힘이 얼마나 큰지 느껴지더군요.
아쉬운 8강에서 만족해야했던 양산 대한축구협회장배에 이어 우여곡절 끝에 예선을 통과
하여 본선 1차전에서 패배한 아쉬운 추계연맹전이 태백에서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방학 중이었고 준호도 휴가를 나와 태백에서의 경기는 건호와 함께 할수
있었습니다.
아들들 덕분에 온갖 도시를 다녀도 늘 숙소와 경기장만 다니다가 올 해는 경기 시간 이외에
짬짬이 준호와 함께 하는 모처럼 휴가다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입김이 서리도록 시원했던 용연동굴과 ‘그땐 그랬었지’ 연탄 때던 과거가 생각나게 한
석탄박물관 견학, 태백산 등산도(꼬라지 준호 때문에 짧은) 했습니다.
태백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맛있는 연탄불 생고기와 특색음식도 먹었구요.
아빠 씨름부 전지훈련장인 경포대에 잠깐 들러 아쉬운 짧은 해수욕도 했고, 맛있는 회도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양산에서 곧바로 태백으로 옮겨 한 달이 넘도록 바깥 밥을 먹고 있는 건호에게 미안할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준호는 타이충 세계청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대만에 8박9일 다녀왔습니다.
주로 아시아쪽 나라가 참가한 이 대회에 준호는 후보로 따라가 세 경기의 후반전을 뛰었고,
준호가 속한 백암중학교 2학년은 아쉬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축구선수들과 접하고 서로 다른 언어로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지내다 온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겠습니다.
태백에서 돌아와 건호의 모처럼만의 휴식.
5주 하고도 하루 만에 집에 왔다는군요.
짧은 휴가 중 하루는 친척들과 송추계곡으로 물놀이를 다녀왔습니다.
작지만 비온 뒤의 맑은 계곡에서 폭포 맞고 튜브타고 놀며 어린아이들보다도 더 잘 놀다
왔습니다.
준호를 보러 용인에 다녀오던 날에는 잠깐 들른 낚시터에서는 낚시 경력 두번만에 10cmm가
넘는 붕어를 잡는 손맛도 보았지요.
그리고 다시 탐라기 대회에 참가하고자 제주도로.
여러 가지 이유로 오로지 3학년 14명만 참가한 이 대회에서는, 부상선수와 배탈로 인한
선수들의 탈진으로 교체선수 바라 볼 여유도 없이 11명이 무더위 속에서 사력을 다해
뛰며 예선전을 거쳐 16강까지 오르는 선전을 보인 대회였습니다.
이제 건호는 일주일간의 달콤한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또 다른 시작임을 압니다.
그러기에 힘든 재활훈련을 받으며 새로운 앞날을 준비하는 건호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준호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4교시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선생님과 운동하고, 저녁에는 개인운동하고...
이제 내년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기 전까지는 본격적으로 코치선생님과 운동하며 실력을 다져
가는 귀한 시간을 갖겠지요.
이제 9월.
남은 한 해를 알차게 보내고 마무리하기 위해, 우리 가족 모두 자기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 것입니다.
첫댓글 mom에 마음을 보고 가슴이 뭉클, 힘을 내야 겠네요. 아들들아 너희들도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