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원 글, 그림 <왼손에게> 사계절, 2022
우리 몸에는 두 개씩 존재하는 기관이 있습니다.
두 눈, 두 귀. 두 콧구멍, 두 발 그리고 두 손 등이 있지요.
눈이나 귀, 코 그리고 발에 비해 두 손은 유난히 각자 다른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오른손잡이들은 오른손이 왼손에 비해 특히 여러가지 일을 합니다.
한지원의 그림책 <왼손에게>는 혼자서만 일하는 것 같은 자신의 신세에 화가 난 오른손의 분노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른손은 가위질이나 빗질같은 힘든 일은 다 혼자 하는데 핸드크림은 늘 먼저 바르고 매니큐어도 왼손에만 예쁘게 발라지는 것에 몹시 화가 납니다.
그러다가 왼손이 다치면서 오른손은 비로소 왼손없이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우리 몸에 있는 두 손 뿐 아니라 우리 삶에도 오른손과 왼손의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때로는 내가 왼손처럼 느껴져서 서글프다가
때로는 내가 오른손처럼 느껴져서 억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왼손도 오른손도 함께 존재할 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의미가 됩니다.
우리 삶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과 역할은 모두 다르지만 덜 중요하거나 더 중요한 존재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보다 덜 열심히 했다고 업신여기지는 않았는지
누군가 나보다 더 잘난 것 같아서 슬퍼한 적은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었습니다.
담고 있는 메세지는 깊고 울림이 있지만
표현은 단순하고
간결한 연필선으로 그려진 손만으로도 두 손의 기분이나 감정 그리고 상황을 충분히 보여주는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이 많이 시작되는 봄날,
가족들과 친구들과 함께 읽어볼만한 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
첫댓글 둘째아이가 왼손잡이입니다. 제목을 보고는 단순히 오른손잡이,왼손잡이의 이야기일까? 했었지요. 다른시각으로,입장으로 내 모습을~우리의 모습을 ~ 보게하네요. 감사합니다.
하하, 그렇군요^^
일은 오른손이 하고, 좋은건 왼손이 먼저 혜택을 보니 화날만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다^^
너무 재미있게 읽은 책이에요 :-) 서툰 왼손이라고 기회를 너무 많이 빼앗은 것은 아닌지 곰곰이 돌아보게 되었는데.. 짱이님 말씀처럼 확장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재미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