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발선인장
지난겨울 미용실에서 선인장에 꽃이 핀 것을 보았다. 나도 집에서 키우고 있지만, 꽃이 피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전시회 때 선물 받은 화분에 두 가지 종류가 함께 살고 있었다. 게발선인장과 또 하나는 선물로 받을 때 이름을 들었는데 기억에 남지 않은 화초였다.
게발선인장은 지난겨울에 분갈이해주었다. 미용실에서 꽃을 본 후에는 언제 꽃이 필까 자주 들여다보았다. 벚꽃 흐벅지게 피고 복사꽃 만발하여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데, 게발선인장에 꽃봉오리가 맺혀있었다. 여기저기 꽃봉오리가 달려있었다. 고마움에 가슴이 찡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처럼 느껴졌다.
인터넷으로 게발선인장에 대해서 공부를 했다. 모르던 식물 하나를 알아가는 공부가 재미있다. 꽃이 피는 식물인지도 모르고 함께 보냈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고 게발선인장 자체가 꽃 피는 식물인지 몰랐다. 생긴 모습 그대로 지켜보면서 물도 주고 햇볕도 챙겨주고 환기도 자주 해주면서 키웠다. 추운 날에도 베란다 환기는 꼭 해주었다. 식구들이 춥다고 해도 방마다 거실 베란다까지 하루에 몇 번은 문을 활짝 열어서 맞바람이 치도록 한다. 화초 키우는 지식도 없고 성격상 매달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나만의 사랑법으로 키운다. 주인장을 닮아서 그런지 화초들이 각자 나름대로 편안하게 더불어 오순도순 살고 있다.
게발선인장이 꽃을 피울 때는 물을 자주 주고 영양제도 주면 좋다고 한다. 영양제를 한 번도 준 일이 없기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한 번도 꽃이 피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올봄에는 보약 한 첩 먹여야겠다. 게발선인장 꽃말이‘불타는 사랑’이라고 한다. 꽃 피는 봄날, 마음 타오르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게발선인장처럼 내 마음도 타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