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안강 도덕산~자옥산/2017. 2. 5
도덕산은 경주시 안강읍의 진산이며 국보 40호인 정혜사지 13층석탑,
조선시대 영남오현의 한 분이신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 1491~1553)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기거하신 독락당(獨樂堂 보물 413호)과
이언적선생을 제향하기 위해서 세운 옥산서원(玉山書原 사적154호)을 비롯한 사적이 즐비한 명소를 굽어보고 있는 산이다.
이곳 옥산리를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는 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 네 산을 산꾼들은 '자도봉어'라 칭하며 환종주하기도 한다.
도덕산만 다녀오는 경우는 2~3시간이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자옥산과 도덕산을 함께 다녀오는 코스를 애용한다.
M자 모양으로 오르고 내리는 산길은 시종 편안한 능선길이 거의 없이 가파른 경사로만 다닌다.
그래서 산행을 함께 할 동행을 구하기가 힘들어 홀로산행만 했었는데 모처럼 포근한 날씨에 친구와 둘이서 다녀왔다.
* 산행코스 : 도덕암 입구~도덕암~도덕산 정상~자옥산~산장식당~독락당 주차장(9km, 총산행시간 4.5시간)
도덕암 입구에서 산중턱에 위치한 도덕암까지는 편안한 임도가 있지만 산길을 택한다.
우거진 산길도 도덕암에서는 조망이 트이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대사가 도를 닦던 곳이라는 조망터는 동녘을 바라보고 있어서 항상 일출을 맞이했을 듯 하다.
암자를 지나면서 정상까지는 가파른 경사로이다.
정상은 봄과 가을에는 제법 산꾼들이 조망을 즐기며 여유를 갖는 장소이지만 겨울에는 한적하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거침이 없다.
멀리 동해바다가 보이는 곳이다.
도덕산 능선은 낙동정맥 봉좌산으로 이어진다.
다시 봉좌산의 줄기는 옥산지를 감싸면서 어래산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자옥산~도덕산~봉좌산~어래산의 품 안에 옥산서원과 독락당이 자궁에서 출산을 앞둔 아이처럼 위치하고 있다.
반대편 조망도 트이긴 마찬가지다.
자옥산을 가기 위해 가파르게 안부로 내려와서 다시 가파른 오름을 준비하며 스틱을 고쳐 잡는다.
평범했던 자옥산 정상은 그간 산꾼들이 하나 둘 올려 놓은 돌탑으로 이정표가 만들어졌다.
이곳 바위들은 절편과 같은 결이 있아서 어디든 평평하게 놓여 쉼터를 만들어 준다.
마지막 하산길로 접어 든다.
바로 로프구간이 나타나면서 급경사가 시작된다.
정신 없이 급경사로 하산하다 보면 갑자기 완만해지고 울창한 송림이 나타난다.
편안한 송림 숲길은 산행의 마감을 알리는 풍경이다.
빗자루로 쓸어 놓은 듯한 소나무 숲길과 감미로운 솔바람은 산행의 피로을 말끔히 씻어 준다.
산행 후 근처 맛집에 들러 고디탕(다슬기탕) 한 그릇으로 뒷풀이를 하니 하루가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