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철 노각나무는 고로쇠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수액이 많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받아 마실 수 있다. 간장병,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고 한다. 현재는 조경수로도 인기가 높다. |
그 중에서도 가장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매끈하면서도 알록달록한 수피가 절색인 노각나무다.
각기 농담이 다른 흰색과 갈색과 주황색 무늬가 퍼즐조각처럼 이어져 있다. 사슴뿔처럼 수려하면서도 매끈한 수피를 가지고 있어 녹각(鹿角)나무라 불리다가 노각나무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비단나무, 금수목(錦繡木) 등으로도 불린다. 배롱나무나 모과나무도 나름 수피가 알록달록 하면서 매끈하지만 노각나무에는 미치지 못한다. 특히 크고 수형이 오래된 나무일수록 무늬가 더욱 선명하고 아름답다.
노각나무는 수피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6~7월에는 동백꽃만큼 큼직한 흰꽃을 매단다. 꽃이 같은 과의 차나무 꽃과 닮았다. 노란암수술이 가운데 다발을 이루고 물결모양의 톱니를 가진 대여섯 장의 흰 꽃잎이 이를 감싸고 있다. 아쉬운 것은 꽃이 피는 시기가 녹음이 우거진 때이고 나무가 7~15m로 크다 보니 애써 주의하지 않으면 제때 숲에서 노각나무 꽃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뒤늦게 땅에 떨어져 뒹구는 꽃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을에 노랗게 물드는 단풍은 노각나무의 또 다른 매력이다.
노각나무는 주로 우리나라 남부에 자생한다. 소백산 희방계곡의 노각나무 군락이 최북단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각나무는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았다.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라 하여 학명도 Stewartia koreana Nakai라고 하였으나, 최근에는 일본에서 자라는 것과 같은 종이라는 연구결과에 따라 Stewartia pseudocamellia Maxim.이라는 학명을 같이 쓰고 있다. 세계적으로 노각나무속에 7종의 나무가 있는데 우리나라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 성장이 더뎌 파종해서 꽃이 피기까지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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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철 노각나무는 고로쇠나무나 거제수나무처럼 수액이 많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받아 마실 수 있다. 간장병,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에 좋다고 한다. 토종약초연구가 최진규씨는 그의 책에서 ‘노각나무는 간염이나 간경화증, 지방간과 같은 여러 종류의 간질환과 손발마비, 관절염 등에 뛰어난 치료 효과가 있는 약나무다. 어혈을 풀어주는 효과도 탁월하고 알코올 중독, 농약 중독, 중금속 중독을 풀어주는 작용도 뛰어나다. 산에서 넘어져 발을 삐었거나 다쳤을 때 노각나무 껍질을 짓찧어 붙인 다음 노각나무 껍질이나 잔가지를 달여서 먹으면 오래 지나지 않아 통증이 없어지고 부은 것이 내린다.’고 적고 있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서늘하고 독이 없다.
번식은 주로 종자로 한다. 가을에 종자를 채취하여 젖은 모래에 묻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하면 된다. 문제는 성장이 더뎌 파종해서 꽃이 피기까지 최소 1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조경수 파는 곳에서 노각나무를 구해 심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가능하면 직사광선이 내려쬐는 곳은 피하도록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