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목]영주 병산리 갈참나무 마을 품어안고
아름다운 자태 자랑하는 '가을 참나무
주민들이 매년 정월대보름에 평안과 풍년 기원하는 동제 올려
경북 영주는 산수가 수려하고 많은 문화재가 산재해 언제든 보고 들를 데가 있다.
소백산 능선을 바라보며 소수서원, 부석사, 선비촌을 탐방하는 길목에는 단촌 느티나무,
태장 느티나무, 순흥 향교골 공작송, 병산 갈참나무 등의 천년기념물이 즐비해
영주가 명목의 고장임을 자랑한다.
단산면 병산리의 갈참나무는 나이가 600년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13.8m, 가슴높이 둘레는 3.39m로 갈참나무 중에 거목으로 꼽히지만
이 나무의 자랑은 크기가 아니라 균형 잡힌 수려한 수형(樹刑)에 있다.
병산리마을 앞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서서 마을 사람들의 추앙을 받고 고귀하게 자라서
이제는 당산나무로서 마을을 품어 안고
들녘을 내려다보며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병산리 갈참나무.
▲ 삼라만상을 다 끌어안을 듯 사방팔방 가지를 펼친 병산리 갈참나무.
천연기념물 제 285호다.
특히 나목이 되어 속살을 드러낸 채 꾸불꾸불하게 휘어지고 뒤엉킨 가지들이
사방으로 균형 있게 뻗으며 보이는 단정한 수형은 가히 환상적이라 할 만하다.
한겨울 흰 눈 속에 늘씬하게 우뚝 솟아오른 위용은 대성한 선비 같고
대청마루에 앉아 있는 마님 같은 품위를 보인다.
사람도 저 나무처럼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고귀하게 자란다면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않겠는가.
원래 참나무는 제우스의 신목으로서 참나무 낙엽소리를 듣고 신탁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병산리의 신목인 갈참나무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 분포한 참나무의 한 종류이다.
우리가 참나무라고 부르는 참나무과에는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이 있으며
서로 생김새가 비슷해 그냥 참나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러나 갈참나무는 가을 늦게까지 무성한 잎을 가지고 있어서
‘가을 참나무’라는 뜻으로 그 이름이 붙게 되었다.
나무결이 곧고 단단해 농기구, 가구, 숯 재료로 쓰이고, 껍질은 약용, 염색재로 쓰인다.
이렇게 쓰임이 많다 보니 웬만큼 크면 잘라 쓰기 때문에
노거수로 자란 갈참나무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병산리 갈참나무도 지체 높은 양반나리가
기념식수한 덕분에 잘리는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
이 나무는 창원황씨 문중의 봉례공(奉禮公) 황전(黃纏)이
조선조 세종 8년(1426) 선무랑통례원(宣撫郞通禮院)에서 봉례벼슬을 할 때
이 마을에 처음 와서 심었다고 한다.
이제는 마을을 지켜 주는 신목이 되어 매년 정월 대보름에 동네 사람들이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洞祭)를 올리고 있다.
이 나무를 찾아가려면
중앙고속도 풍기 나들목에서 931번 지방도를 따라 소수서원을 지나
단산면 옥대삼거리에서 병산리 방향으로 우회전해 단산로를 따르도록 한다.
단산로로 1.5km쯤 가면 도로 우측 언덕에 고고하게 서 있다.
천연기념물 제285호(1982.11.04. 지정)
소재지 경북 영주시 단산면 병산리 산338
사진·글= 오동섭 경북대 명예교수, 사광회 회장
아래 사진은 위 사진과 글의 출처와 관련없으며 참고로 올린사진
1426년(세종8) 통례원 봉례로 있던 황전선생이 낙향하여 심은 갈참나무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생육상태가 양호히다 (천연기념물 제285호)
갈참나무의 잎
참나무의 종류와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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