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혹 다시 글 정리해서 주실까 싶어 기다리다보니 답글이 늦었네요.
아이에 대한 학습습관이나 환경을 몰라서 일반적인 답변을 드려야 할것 같아요.
주말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여름회원MT에 참석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simple planet님의 문의글을 확인은 했습니다만, 저 또한 평가와 공부에 대한 정리를 다시 하며 이틀 동안 답변글을 고민해 보았어요.
simple planet님이 사시는 지역은 아마도 아직 학기말시험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고 있는가봅니다.
근래에 다른 타 지역의 대부분 초등학교는 평가의 방법을 기말고사(지필평가)는 없어지고, 과정중심평가(수행평가)로 3단계나 5단계의 절대평가를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험 점수로 줄을 세워 내 아이의 성취도 위치를 확인하는 평가에 익숙한 우리 기성세대는 바뀐 방식의 3단계의 절대평가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어렵긴 하지요.
또 앞으로 대입이라는 시험경쟁에서 초등 때 이러한 시험에 적응되지 않은 내 아이가 뒤처지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도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저는 평가의 방식이 달라질 뿐, 아이들에게 배움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기서 사회과목의 점수보다 배움의 과정에 대해 simple planet님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simple planet님께 위로의 한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생이었던 몇 년 전까지 학기말 지필평가로 아이들의 학습 역량을 확인하였었죠.
나름 교육과열지구에 살고 있어서 그때 떠돌던 몇 가지 전설적인 이야기들 중에는...
“학기말 시험 준비를 위해 문제집을 3권 풀렸다, 그런데 옆집엄마는 5권 풀려야 전 과목 만점 받는다더라”
“시험 2주전부터 동네 놀이터에는 개미 한 마리 없고, 배달 오토바이만 다니더라. 왜? 아이 붙잡고 공부 시켜야 하는 엄마들이 밥할 시간이 없어서!” 라는 우스개 소리이자 '~카더라'가 자주 들려오곤 했어요.
한 발 물러서 들으니 너무 끔찍한 이야기들이지 않나요?
저희 아이들 초등 1,2학년 다니던 학교에서 학기말시험 결과가 4과목의 만점 또는 1개 틀린 아이들이 각 반 24명 중에 15명 이상 나왔어요.
그리고 현재, 저희 아이는 중3학년이 되었고, 그 많았던 과거의 만점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답니다.
부모의 체면을 위해, 공부를 고통스럽게 하던 아이들의 ‘공부 상처’는 무기력하거나 반항하는 사춘기를 떠올리게 하며 ‘중2병’이라고도 하지요.
공부하는 과정이 즐겁지 않은데, 아이들이 어디서 공부에 대한 탐구심이 생겨날까요?
저는 공부는 잘 하는 아이만 하는 게 아니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아이가 자기 성장의 과정을 한 계단, 한 계단 확인해 가는 과정’이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하고 너무 뻔한 이야기지요?
사회 과목 공부 이야기로 들어가 볼께요.
현재까지 사회, 역사 과목에 자신감이 높은 저희 아이에게 물어 보았어요.
“너는 사회, 역사 시험공부는 어떻게 하니?”
“제가 알고 있는 단어들을 연결, 연결해서 이해해요.”
5학년 1학기 사회 교과에 있는 위도와 경도를 공부한다고 하면,
위도와 경도는 모르는 단어이지만, 적도(A.배경지식)를 미리 알았고, 지구본을 여러 번 보았던 (B.)경험으로 과거에 보고 지나쳤던 가로선이 위도이고, 세로선이 경도이구나라고 연결해서 이해를 한다는 식이죠.
이렇게 한 번 이해했다고 해서 머릿속에 지식으로 남는 것은 아니고, 이후 여러 번 반복해서 만나는 경험(ex.북위 38도, 등)을 통해 비로소 위도와 경도가 (A-1)배경지식(장기기억)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지요.
사회교과에 나오는 용어들이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단어와 달라서 이제 갓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에게는 생소하고 어렵긴 합니다. 그러나 남반구, 북반구에서 반구를 발견하고, 자연재해라는 단어가 해석이 되려면 기존에 아는 단어를 바탕에 두고 확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디서 (A.)배경지식을 반복적으로 여러 번 만날 수 있을까요?
아시다시피 독서와 체험이지요.
(B.)지구본을 본 경험, TV나 영화, 뉴스에서 들었던 날씨와 환경, 박물관에서 보았던 우리나라의 문화, 등이겠지요.
체험활동의 소개는 아래 지난 상담 답변글을 참고하세요.
http://cafe.daum.net/no-worry/DIsI/283
SBS스페셜 7월 21일 방송, 560회<난독시대>를 보셨나요?
근래 PISA읽기 능력 평가에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32.9%가 교과서를 읽고 이해를 못한다고 하네요.
그날 방송 중에서 저는 홍천여고 김윤주 학생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어요.
“독서토론......답이 정해져 있지 않고, 비경쟁이고, 내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김윤주 학생의 경험을 저는 ‘공부에 대한 탐구심의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그 탐구심이 아이에게 성취감을 주고 공부를 계속 하게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조금 더 자라면 힘든 공부도 의지를 가지고 할 수 있기도 하고요.
아래 책은 우리 집 아이들이 좋아 했던 책들입니다. 좋은 책들이 너무 많아서 도서관에서 가셔서 살펴보면 좋겠어요.
☞참고할 만한 책들:
<수다로 푸는 유쾌한 사회> 지은이-배성호, 출판-책과함께어린이
<북멘토 주제학습시리즈> 출판-북멘토
<용선생의 시끌벅적 한국사> 출판-사회평론
<스토리텔링 초등한국사 교과서> 출판-북멘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출판-휴머니스트
<한국사 편지> 출판-책과함께어린이
그 외 ‘전국초등사회교과모임’에서 감수한 책들,
‘어린이도서연구회추천도서’ 등등
이번 방학은 책과 함께 도서관으로 피서를 계획하는 건 어떨까요?
★ 상담넷 이용 만족도 조사
다시한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 상담소를 이용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지요.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하나의 큰 우주를 만나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고민과 걱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며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더 성장하고 성숙한 상담넷이 되기 위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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