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지묵상 (신명기 4:44 ~ 5:10)
1. ‘신명기’라는 명칭은 ‘거듭된 명령(반복될:申, 명령: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출애굽 과정중 시내산에서 친히 하나님의 계명을 들려 주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 하나님의 음성을 친히 들은 이스라엘은 모세에게 '당신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면 우리가 듣겠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직접 말씀하시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죽게 될 것입니다.'(출20:18~19)”라고 반응하였습니다.
2. 그 이후 출애굽 과정에서 하나님은 항상 모세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듣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말씀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하심이 그 백성에게 직접적인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지닌 내용이 위협이 된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되는 형식이 사람에게 위협이 된 것 뿐이었음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하나님 말씀이 전달되게 하신 것입니다.)
3. 이와같이 (하나님)말씀이 전달되는 형식조차도 이스라엘 백성에게 위협이 되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이실진대 과연 하나님 말씀이 지니고 있는 내용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위험스러운 것이거나 위협적인 것이었을까? 결단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은 항상 이스라엘 백성을.... ‘위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이스라엘 자신들을 위하는 것임을 직접 자신들의 삶에서 체휼한 사람들이 지난 40년 광야 여정을 경험한 이스라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출애굽 1세대라고 부릅니다.
4. 출애굽 1세대와 달리 ‘출애굽과 홍해 횡단’이라는 핵심적 구원 사건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이스라엘 백성을 출애굽 2세대로 구분합니다. 이들은 광야 여정 중에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광야 여정 중에 태어났다는 것은 출애굽 1세대와 비교하여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요? 출애굽 1세대가 하나님의 계명을 직접 듣고 받아본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출애굽2세대는 오로지 모세를 통해서만 하나님의 계명을 접한 사람들이라는데 차이가 있습니다.
5. 그런데 바로 그 출애굽 2세대가 이제 출애굽 1세대에게 친히 약속했던 가나안 땅 입성을 앞두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명기 즉 모세의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계명이 다시 반복되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출애굽 2세대들에게 모세를 통해 주어지는 하나님 계명은 새로운 것이고 낯선 것일 수도 있습니다.(마치 출애굽 1세대가 시내산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접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6. 그럼에도 신명기에 따르면, 하나님의 계명이 지닌 메시지(내용)는....하나님의 계명을 직접 들은 출애굽 1세대에게나 모세를 통해 (시간이 흐른 뒤에 간접적?으로) 듣고 있는 출애굽 2세대에게나 동일하게....“명실상부한 하나님의 계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자기 자신의 귀로 직접 들었다고 그 말씀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의 계명을 모세를 통해 들었다고 해서 하나님 말씀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7. 구약성경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을 대하는 인물의 태도 자체를.... 하나님에 대한 그 사람의 신앙과 직접 연결짓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담, 가인과 아벨, 노아 그리고 아브라함 등등^^) 그런데 요즘 한간에는 너무나 아쉽게도 하나님 말씀에 반응하고 그 말씀을 깊이 알고자 하는 열심을 갖기 보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은사체험을 추구하거나 혹은 치유나 기적 구경하기를 더욱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 출애굽 2세대를 향하여 선포하는 신명기 설교에서 모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그 어떤 기적이나 신비한 체험이 아닙니다. 오직 하나님의 계명과 말씀을 따르라는 것 뿐입니다. 하나님의 계명과 말씀만이....히브리 민족을 명실상부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태초에 창조 현장에서...땅을 있게 하고, 바다를 있게 하고, 나무를 있게 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가나안 땅을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죽음을 앞둔 그래서 유언적인 분위기마저 느껴지는 신명기를 통해)..... 모세는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신5:10)”는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한 번 또박 또박 설교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