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품한우식당 축산물판매장 딸린 대형업소
2 호수식당 손님들은 35년 전통에 끌려 이 집을 찾는다
3 생연칼국수 까마귀고기와 오골계탕 이야기
4 동천골 소요산 역전 돼지고기 떡갈비집
5 유정부대찌개 하산주를 위해 산꾼들이 즐겨 찾는 업소
6 뚝배기마을 아침은 이 집에서 먹자고요
7 넓은공간 소요산 산행나들목의 거점 토속음식점
<부대찌개는 잘못된 이름이다. 조선일보 10일자 40면 ‘얼큰한 부대찌개 맛 외국어로는 표현 못 해’를 읽었다. 소시지에 묵은 김치를 넣어 얼큰하게 끓인 속칭 ‘부대찌개’는 서민들, 특히 도시 직장인들이 즐기는 음식 중의 하나다. 서울에만도 줄잡아 2,000여 개 업소가 이 음식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음식의 이름을 ‘부대찌개’로 부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궁핍했던 6·25전쟁 때 미군 부대에서 버려지던 음식 중 햄과 소시지 등을 따로 골라 묵은 김치를 넣어 끓인 것이 이 음식의 유래다. …(중략)…
경기도 의정부시에는 이 음식만을 전문으로 하는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는데, 골목 입구에 ‘부대’를 빼고, ‘명물의정부찌개골목’(1999.1.9)이라는 아치를 세워 놓았다. 아주 적절한 표기라고 생각한다. 행정당국이 음식점 개점 등록을 받을 때 ‘전주비빔밥’, ‘대구따로국밥’식으로 ‘의정부찌개’나 혹은 ‘소시지햄 찌개’같은 새로운 이름을 짓도록 계도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이다.>
위의 글은 필자가 조선일보 2001년 7월 12일자에 기고했던 글이다. 사실 ‘부대찌개’란 음식 이름에는 눈물겹도록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한 끼니가 어렵던 6·25전쟁의 끝무렵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소시지와 햄버거 등 부스러진 고기를 다시 끓여 주린 배를 채웠던 것이 이 음식 이름이 생긴 내력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부대찌개’란 이름의 음식은 우리의 자존심을 무척이나 상하게 하는 그 ‘부대찌개’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이 음식이름을 ‘부대찌개’로 부르고 있다는 것은 정말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동두천 마차산 취재길, 동두천시청에서 발간한 ‘동두천특색음식 별미기행’을 받아보니 ‘떡갈비’, ‘초계탕’, ‘부대찌개’, ‘불고기’, ‘스테이크’가 적혀 있다. ‘부대찌개’라-. 이 이름은 아닌데, 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더 좋은 이름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인구 9만6,000여 명의 도시 동두천에는 인구 80명당 1개 업소꼴인 음식점 1,200여 개소가 영업 중이다. 이들 음식점들(전화지역번호 031) 중 20여 업소가 이 음식을 차려 내고 처가(부대찌개. 862-6640), 신진(866-6636), 송내(863-2574), 동두천(861-8778), 남산(866-5545), 통큰(866-5545), 유정(863-4491), 화선(864-6902), 원터(867-6456), 호수(865-3324), 송내실비(857-6006), 큰손(865-1827) 등의 업소옥호에는 ‘부대찌개’가 붙었다.
우리나라에서 ‘부대찌개’를 맨 처음 시작한 업소는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호국로 골목 안에 있는 ‘오뎅식당’이다. 의정부시가 ‘명인명가음식점 제1호’로 지정한 ‘오뎅식당’의 허기숙(77) 할머니가 현재의 장소에서 처음 문을 열고 오뎅(어묵) 장사를 했던 것이 이 옥호의 유래다. 이후 캔으로 나오는 햄과 소시지를 사다가 지금의 음식 ‘부대찌개’를 차려 내었는데 그 맛이 현지만이 아니라 서울까지 널리 알려져 ‘오뎅식당’은 일약 유명업소가 되었다.
‘부대찌개’가 빠진 옥호 ‘오뎅식당’에서 차려내는 ‘부대찌개’라는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은 추운 날씨에 문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다. 이렇게 ‘부대찌개’가 업소 이름에서 빠졌는데도 영업은 문전성시인데, 지금 14개 업소가 영업 중인 이 골목입구에 새로 세운 아치는 ‘의정부 부대찌개거리’다. 굳이 ‘부대’라는 단어를 넣어야만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이 이유였을까. 그렇다면 ‘영리’가 ‘자존심’을 누른 것이겠다. 이미 우리의 음식문화사에 큰 상흔을 남긴 이 이름을 계속 그대로 쓰면서 후대까지 물려주어야 하는 것인지 검토해 봐야겠다.
명품한우식당
축산물판매장 딸린 대형업소
2006년 12월 15일 경원선 복선 전철구간이 소요산역까지 개통되었다. 이후 소요산은 수도권 2,000만 명 시민들의 품 가까이로 다가섰다. 1960년대 중반, 소요산을 올랐던 일을 회상해 보면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된다. 경원선 기차는 있었지만, 서울 종로5가에 있는 의정부행 시외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일단 의정부까지 간다. 그 다음 배차구간이 뜸한 동두천행버스를 기다리다가 동두천까지 가 보면 소요산은 아직도 먼 곳이었다. 자재암까지는 그래도 사람이 다닌 길이 있었지만 이후 정상까지는 길을 뚫어야만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 종이쪽지가 발에 밟힌다. 북에서 바람타고 내려 온 소위 ‘불온삐라’다. 줍지 않을 수 없다. 하산길 군부대나 경찰관서에 가서 신고를 해야만 했다. ‘도민증’을 제시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밟고 신고를 하면서 “다시는 소요산에 오지 않겠다”고 다짐까지 했었지만, ‘경기금강 소요산’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소요산은 좋은 산이었고, 이제는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의 가벼운 나들이 길이 되었다. 특히 ‘지공세’,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세대’의 어르신네들에게는 대단한 인기코스다. 소요산역을 거쳐 가는 하루의 승객이 8,000명을 넘는다니 소요산의 인기는 가히 짐작할 만하다.
이러한 소요산의 인기에 비하여 3번국도를 사이에 두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마차산은 세상에 알려져 있지 않은 편이다. 신천 내(川)에 걸려 있는 여러 개의 다리 중 하나를 골라 건너면 금방 마차산행 나들목인데도 사람들은 소요산으로만 몰린다. 소요산의 명성에 가린 마차산의 입장에서는 야속하고 씁쓸한 생각까지 들 법하겠다. 산 높이로 말하면 소요산보다 1m나 더 높은 588m 산인데도 말이다.
전철 때문에 소요산 산행의 형태는 확연하게 바뀌었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은 찾기가 힘들 정도다. 소요산 산행 나들목에는 넓은 주차공간이 마련되어 있지만 텅 비는 시간이 더 많다고 한다.
소요산역 건너편에 있는 대형업소 ‘명품한우’는 소요산이든 마차산이든 소요산역을 경유하는 경우,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업소다. 정육점을 겸하고 있기에 고기값이 싼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올해는 한우고기값의 폭락으로 이 집은 여느 때와는 달리 많은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이 나온다고 했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직접 구입해서 바로 옆에 있는 식당에서 구워 먹게 되어 있다. 정육점에 설치된 구이판에서는 소주만 구입하면 안주는 무료로 제공해 주니 선 채로 한 잔 걸치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이 업소를 들렀던 날, 뜻밖에도 오랫동안 대한산악연맹 전무이사를 맡았던 김병준(77한국에베레스트원정대원) 선생을 만났다. 그는 서울대사대부고 동기동문들과 소요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 멋지게 하산주 한잔을 걸치던 중이었다.
메뉴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등급별 구입. 소고기국밥 6,000원.
전화번호 031-866-8820
찾아가는 길 경기도 동두천시 상봉암동 137-10
호수식당
손님들은 35년 전통에 끌려 이 집을 찾는다
동두천 시가지에서는 부대찌개 식당 간판이 쉽게 눈에 띈다. 외지인들은 ‘어느 집으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취재할 업소를 선택해야 하는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지의 친지나 행정관서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사전에 자료를 입수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사형통은 아니다. 평소 언론매체에 소개가 된 업소들도 챙겨 두는데, 이번 취재길에서는 2009년 6월 24일자 서울의 한 일간지가 소개한 동두천의 ‘호수식당’이 눈에 잡혔다.
‘호수식당 동두천본점’ 그렇다면 분점도 있다는 말이다. 인접한 도시 양주시 덕정동에 ‘덕정점’이 있다. 70대 중반의 김정자 할머니가 35년 전에 동두천 생연동에 업소를 열고 이제는 며느리 이숙희씨에게 맡겼다. 그리고 할머니는 더 큰 규모의 ‘덕정점’을 개점해서 운영 중이다.
이러한 업소라면 손님들은 신뢰를 갖고 찾아가도 되겠다. 손님들은 35년이나 된 본점에서 낡은 시설에 실망을 하기도 하겠지만 음식점의 기본은 누가 뭐래도 음식맛이다.
메뉴 부대찌개 6,000원
전화번호 031-865-3324(본점) 031-858-3030(덕정점)
찾아가는 길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615-38(본점), 경기도 양주시 덕정동
162-3(덕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