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원격진료, 스타트업 창업해 인생2막 연다"
정년 퇴임, 10년 전 약속 지킨다.
아들에게 경영 맡길 생각은 없어
3사 합병은 주주 선택에 맡길 것
코로나 치료제, 국가 안보 문제
완치 환자 혈액 받아 분석 중
200억 투입해 치료제 개발 나서
진단키트 석달내 상품화 목표
"올해 65세가 됐고, 연말에 물러납니다. 퇴임 후엔 셀트리온을 창업했던 18년 전 처럼 다시 스타트업을 할 계획입니다" 서정진(65)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5일 인터부에서 "(정년에 맞춰)퇴진하겠다는 것은 10년 전 약속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창업자가 정년에 맞춰 스스로 물러나는 사례는 드물다. 그는 "그룹 임원 정년은 65세이고, 나 역시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주민등록상 1957년생이지만, 실제로는 1956년생이다.
202년 설립된 바이오벤처 셀트리온은 항체 의약품 바이오 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시가총액 22조1393억원(12일 종가 기준)으로 덩치가 커졌다.
◆"연말 퇴진해 스타트업 새 도전"
서 회장은 "예순다섯이면 아직 일할 수 있는 젊은 나이"라고 했다. 그가 퇴임 이후 '인생2막'으로 도전하는 분야는 원격진료다. 그는 "현재와 같은 고령화 추세로 보면 건강보험 재정 문제가 정말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를 돌파할 방법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원격진료"라고 밝혔다. 셀트리온회사 자금이나 직원을 활용하지 않고 자신 스스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퇴진을 앞둔 서 회장은 창업 이후 18년 동안 실패와 성공을 맛봤던 두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첫째는 사업 초기 에이즈 백신 개발에 실패했을 때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하루가 10년 같았다"고 말했다 둘째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렘시마가 유럽에서 판매 허가가 난 날이다 서 회장은 "우리 직원이 유럽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5초간 울기만 하더라. 다 망했나 싶었는데 성공이었다. 이때는 1초가 10년 같았다"고 했다. 서 회장은 두 아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회사 경영을 맡길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대표이사는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며 "2세는 이사회 의장은 할 수 있어도 CEO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너는 미래 투자 결정에, CEO들은 현재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3사 합병 관련 법률 검토 시작"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연구.생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셀트리온제약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두 회사 매출은 2조원이 넘는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의약품을 독점 판매하는 구조여서 매출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제조.판매 3사를 합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서 회장은 '초기에는 전문화를 위해 역할을 나눴지만, 지금은 종합 제약회사로서 기능을 갖추게 됐다"며 " 지금처럼 3사로 유지하거나 아니면 회사를 모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법률적.세무적 검토를 시작했다.앞으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합병 여부)는 주주 선택에 맡기겠다"고 했다.
◆"우한 코로나 치료제 개잘 나서"
셀트리온은 지난 2월 서울대병원에서 우한 코로나 완치 환자의 혈액을 받아 항체를 분석하고 있다. 치료제 개발에 200억원을 투입했다. 서 회장은 "우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상업적 목적보다는 하나의 안보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치료제 개발은 아무리 빨라도 1년 반 이상 걸린다"며 "이번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또 다른 바이러스에 대비하기 위해 끝까지 개발을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또 15~20분 정도면 결과가 나오는 신속 진단 키트도 개발 중이다. 서회장은 "임신 키트처럼 집에서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3개월 내 상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경제 3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