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 모둠 이야기 – 숲에 다녀온 아이들
초록잎이 하늘을 가린 숲을 걷는 아이들은 나무 사이도 바람도 불어 주어 더운 줄 몰랐습니다.
햇볕을 받고 검붉게 익은 오디맛은 시장에서 파는 오디맛과 달리 진한 향과 깊은 단맛이 있습니다.
오디를 맛보느라 보랏빛이 된 손은 덤입니다.
지난 시간 배웠던 질경이 풀싸움이 기억났는지 질경이 꽃대를 가지고 와서 풀싸움을 하자고 하는 아이들입니다. 선생님과 친구들과 풀싸움도 재미나게 하고 숲길을 걸으며 아기자한 자연놀이를 즐겼습니다.
아까시잎으로 가위바위보 놀이도 하고 (샘들은 져주느라 조금 힘들었다는^^),
얼굴보다 큰 나뭇잎으로 가면놀이도 했지요.
모기와 벌레를 쫓는다는 산초잎 향을 맡고 반팔을 입고 온 친구는 팔에 산초잎을 문질러 모기에 대비도 했습니다.
숲길을 걷다보면 만나는 작은 생명들이 있지요.
이제 알에서 깨어난 작은 아기거미들, 아직 어린 노린재, 통거미,
아이들과 함께 놀고 싶은지 아이들을 쫓아오는 나비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입니다.
생강나뭇잎으로 이빨 그림도 그려보았습니다.
이빨로 깨물면서 어떤 그림이 나올지 기대하는 표정들도 귀엽습니다.
공룡시대 때에도 살았다는 풀을 보면서 공룡에 대해 물어보라고 하니
풀이 말을 할 수 있냐고 묻는 순수한 어린이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숲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니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시작했던 곳과 내려와 도착한 곳을 살펴보게 하니
엄마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알아채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숲의 여러 다양한 길들을 직접 걸어보면서 공간감각들을 키워 나갈 수 있지요.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다양한 길을 선택해 가봄으로써
아이들의 입체적 감각이 평면감각으로 평면감각이 입체감각으로 전환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하늘을 가려준 초록의 나뭇잎들이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하늘지기 모둠 이야기 - 논에 다녀온 아이들
망종이 지나 이제 모내기가 되어 있을 논을 찾았습니다.
논으로 가기 위해서는 숲길을 지나야 하지요. 숲길을 걸으며 작은 곤충들과 거미들을 만납니다.
한 줄로 서서 초록그늘 숲으로 걷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초록 키 작은 모들이 나란히 서 있는 논두렁을 걸어 보고
바람에 춤을 추는 논물에 손을 넣어 보며 신기해합니다.
물속에 잠겨 있는 작은 벼가 자라 우리의 밥이 된다고 알려주니 믿기지 않아하네요.
모내기 하고 남아 있는 모를 조금 나누어 볍씨에서 초록 싹이 자라 나온 것을 관찰해봅니다.
밥상에 오르는 쌀의 시작을 보는 셈입니다.
숲마실 친구들은 가을이 되어서야 논에 또 가볼 기회가 생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때는 농부님의 정성스런 발소리를 듣고 훌쩍 자란 벼를 보겠네요.
직접 체험하지는 못하지만 눈으로 벼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농부님의 수고와 쌀의 귀중함을 알아가길 바래봅니다.
또한 아이들 앞에 놓여있는 먹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어
어떤 과정을 거쳐 오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고 호기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하늘지기모둠도 마무리로 오디를 따먹었네요.
나무에 있는 오디를 다 먹기 전까지 가지 않겠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수업이 조금 늦게 끝났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