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군산은 각종 사고로 얼룩진 한 해였다.
경찰관 내연녀 살인사건이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가운데 직장동료 및 존속 살해 등도 발생해 적지 않는 충격을 줬다.
말 그대로 조용할 날 없었던 군산. 수많은 사건사고 중 황당 뉴스는 그나마 우리 일상에 긴장감을 풀어주는 감초 같은 느낌마저 줄 정도다.
지난 한 해 동안 군산시민들에게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게 한 황당 사건들을 정리해 봤다.
◇학생들이 멘붕에 빠진 까닭
“캬악~엄마야~”
지난 뜨거웠던 여름. 어엿한 낭랑 18세 여학생들이 못 볼 걸 보고 한 동안 ‘멘붕’상태에 빠졌다.
학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 길목에서 한 남성이 음흉한 웃음과 함께 아랫도리를 벗고 중요한 부위(?)를 꺼내 음란행위를 했던 것.
그는 신이 난 듯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학생들로 하여금 성적수치심을 느끼도록 했다.
A양과 친구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는 이미 바람과 함께 사라진 상태. 이 장면을 본 학생들은 한동안 충격에 빠졌다는 후문.
지난해 중학교와 일부 지역에 '바바리맨'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여학생과 여성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일명 바바리맨. 영국의 버버리코트(burberry coat)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일부 노출증 환자들이 코트를 입고 거리나 학교 등지에서 '깜짝 노출쇼'를 벌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코트를 만드는 회사야 말로 자사 브랜드가 한국에서 이런 용어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면 더욱 깜짝 놀랄 일이다.
◇볼일 보려다 머리채잡고 싸움 ‘왜’
젊은 처자들이 음식점 화장실에서 서로 머리채를 잡고 뒹굴면서 싸우다가 결국 파출소까지 끌려간 사건.
발단은 이렇다. 지난해 3월 소룡동 모 음식점에서 동료들과 기분좋게 술을 마시던 A(여․23)씨는 한잔 두잔 넘어가는 술잔에 급히 화장실에 가야할 일이 생겼다.
화장실에 도착한 A씨는 당황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이미 다른 누군가가 변기를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
1분, 2분 그리고 최후의 5분이 지나도 화장실 안에 있는 B(여․32)씨가 나올 기미가 없자 순간 분노 게이지가 오르기 시작했다.
이후 뒤늦게 나온 상대방의 얼굴을 본 A씨는 결국 화를 못 참고 “화장실이 네 것이냐. 왜 이리 오래 쓰냐”며 거침없는 입담을 자랑(?).
시비가 붙은 두 여성은 결국 주먹다짐으로 이어졌다. 결국 출동한 경찰에 의해 화장실 혈투는 벌금처분과 함께 막을 내렸다고.
◇때리고 한다는 소리가 ‘사랑의 매’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른 40대 남성이 경찰에 연행된 사연.
지난해 2월 16일, 새벽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간 A씨는 잠자고 있는 B(여․45)씨를 느닷없이 깨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정신지체 2급.
그리고 A씨는 어디에선가 망치자루를 들고 와 그녀에게 손바닥을 내밀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여러 차례 때리기 시작했다. 뭣 모르고 맞기만 한 그녀에게 A씨가 건넨 말 한마디는 “이건 사랑의 매다.”
이후 신고를 받고 경찰서로 끌려간 A씨는 자신의 잘못보다는 ‘사랑의 매’라며 줄곧 주장, 경찰관의 공분을 사기도.
◇‘군산 가만 두면 안되겠네’
서울에서 걸려온 전화한통에 경찰과 군인 등이 출동하는 초유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카센터 폭탄 설치 소동.
이 사건의 발달은 지난해 11월 28일 오전 10시 30분께 A카센터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이 “군산에 문제가 있다. 카센터에 2개의 폭탄을 설치했다”며 A카센터로 협박전화를 한 것.
즉시 카센터 사장은 경찰에 신고했고 군산경찰은 수십명의 경찰 인력을 동원, 이 일대 주민들을 대피시키며 교통을 통제했다.
또한 화들짝 놀란 소방서와 공군 폭발물처리반 등도 긴급 출동했다. 하지만 결국 폭발물과 의심되는 물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꿎은 경찰과 관계자들만 수 시간동안 추위에서 고생만 한 꼴이 됐다.
이를 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대형사고가 안나 천만다행이긴 하나 한편으로는 너무 허탈하다. 어이없다. 범인을 찾아 조져야(?)한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