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매출도 직격탄
대구경북 지역은 매출 반토막'
외식업 식재료 재고 2조원어치
외식업계 시름은 수치로도 알 수 있다. 올해 2~4월 전국 음식점에서 발생한 매출은 25조2454억원으로 년년 동기보다 6조9117억원( 21%)이나 감소했다. 특히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 피해가 상당했다. 이에 외식업체에 공급되지 못하고 쌓인 식재료도 2조원 규모가 넘는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정책 등으로 소비 진작을 도모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아 외식 업계의 식재료 소비 여력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네이버 데이터랩과 비씨카드 사용 기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전국 음식점 매출액 지수(13개월 내 최대 = 100)는 72.7로 전년 동월보다 11.8% 떨어졌다. 지난 1월 중순 국내 첫 확진다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3월에는 코로나19 방역체계가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외출 자체를 꺼리는 소비 형태가 반영되면서 음식점 매출 지수도 66.8로 전년 동월보다 32%나 하락했다, 4월에도 해당 지수는 21.7% 줄어든 72.6을 기록하며 더딘 회복세를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기타 주점업의 2~4월 매출 감소율이 32.2%로 가장 높았다. 치킨전문점(30.3%), 외국식음식점업(26%), 한식(22%)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주점. 호프집은 타 업종과 달리 3월 대비 4월 실적이 더욱 악화됐는데 이는 정부가 유흥업에 대한 집합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시행한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배달이나 테이크아웃 위주인 치킨업종은 음식 조리원의 감염 여부, 조리시설 위행 상태 등 외부 음식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소비자들의 주문 빈도가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며 "매장에서 치맥 모임을 갖는 경우도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을지로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김 모씨는 몇 달째 반등하지 않는 매출에 한숨이 늘었다. 올해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외식이나 회식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데다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점심시간에는 매장의 3분의 1정도만, 저년시간에는 그마저도 채우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김씨는 "월매출이 예년보다 60%가량 감소한 탓에 식재료 발주도 줄였다"며 "업종특성상 보관법이 까다로운 생물을 주로 취급하는데 올 들어선 예약했다가 갑자기 취소하는 손님들이 늘어 식재료를 그냥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던 대구. 경북 지역 외식업체들이 크게 고전했다. 3월 기준 대구.경북지역의 음식점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50%가량 감소했다. 대구 지역 내에서도 매출이 가장 크게 줄어든 업종은 간이음식 포장판매 전문점(60%) 이다.
외식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경직됐던 소비심리가 2분기부터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산발적 집단감염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철 한국외식업중앙회 사무국장은 "소비자들이 긴급재난지원금을 외식하는데 주로 사용한 덕분에 몇몇 업종은 최근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의80%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다만 지역별 편차가 큰데, 이태원은 클럽에서 시작된 집단 감염으로 인근에 위치한 일반 음식점마저 다시 손님들이 끊겼고 수도권 일부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 2020년 6월 9일 심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