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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에서 조망, 정면의 산은 고성읍 동쪽 거류산(巨流山, 572m)
때로는 걸을 때 리듬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아직 앞에 놓여 있는 길을 생각하지 않아서
인지 오늘은 걸어가는 게 수월했다. 그저 한 걸음 한 걸음 계속되지만 결코 빠르지 않게 걸어
갈 따름이었다. 그리고 바람의 소리에 정신을 집중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하면 시간을 초월한
듯한 주변 경관에 빠지지 않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 라이홀트 메스너, 『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에서
▶ 산행일시 : 2013년 6월 29일(토), 맑음, 염천
▶ 산행인원 : 13명
▶ 산행시간 : 11시간 10분(2부 산행을 위한 차량 이동시간 20분 제외)
▶ 산행거리 : 도상 18.0㎞(산간도로 3㎞ 포함한 걸은 거리임)
▶ 교 통 편 : 두메 님 25인승 버스
▶ 시간별 구간(산의 표고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 따랐음)
23 : 30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03 : 40 ~ 04 : 00 -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尺亭里) 준마촌 마을 근처, 산행준비, 산행시작
06 : 00 - 백운산(484m)
06 : 25 - 500m봉, ┫자 능선 분기, 왼쪽은 낙남정맥 무량산 넘어 큰재에서 오는 길
06 : 25 - 학남산(鶴南山, 550m)
07 : 30 - 갈천저수지(葛川-)
08 : 28 - 송전탑
08 : 40 - 송구산(松求山, 중승산, △527.4m)
09 : 28 - 종생 마을, 경로당(송계초교 종생분교 폐교)
10 : 16 - 마장이고개
10 : 50 - 대곡산(大谷山, 542.8m)
11 : 50 ~ 12 : 30 - 감치재, 소정산방(素正山房), 1부 산행종료, 점심, 이동
12 : 50 - 고성군 삼산면 삼봉리(三峰里) 상촌 마을, 2부 산행시작
14 : 00 - 갈모봉산 전위봉(여우바위봉)
14 : 22 - 갈모봉산(△368m)
15 : 00 - 288m봉, 이정표(영선고개 3.02㎞, 갈모봉산 1.66㎞)
15 : 14 - 270m봉, ┫자 갈림길, 왼쪽으로 탈출성 하산
15 : 30 - 고성군 삼산면 병산리(屛山里) 덕거리 마을, 산행종료
1. 백운산에서 조망
【고고종단(固高縱斷)】
‘고고종단’은 경남 고성군 삼산면 봉화산에서 강원도 고성군 고성산까지 종단하는 산줄기이
다. 대간거사 님의 고고종단 1차 산행공지 댓글로 부연한다.
“고고종단(경남 고성에서 강원 고성까지)은 금홍횡단과 더불어 상고대님의 역작이자, 오지팀
줄긋기 실력의 정화를 보여주는 모범사례라 하겠습니다. 단맥, 분맥, 지맥 등 정체불명의 개
념이 횡횡하여 우열과 옥석을 가리기 힘든 난세에, 본 횡단, 종단은 과거의 졸렬한 맥잇기와
는 당최 비교가 불가한 신개념 국토답사행정이라고 생각됩니다. 쉬워 보이지만, 막상 어려운
게 발상의 전환입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산행의 묘미를 즐겨보시려면, 오지
팀 고고종단일정과 함께!”
▶ 백운산(484m)
백운산은 송계리 1009번 도로 제일목장 쪽에서 오르기가 가장 가까운데 밤이라 하여 목장을
함부로 뚫고 지나갈 수 없다는 대의에 장밭재를 넘어 척정저수지가 가까운 준마촌 마을 근처
까지 내려왔다. 그런데 까맣게 잊었다. 제일목장 앞의 장밭재(장전고개)가 낙남정맥의 이 백
운산과 성지산(392.9m)을 잇는 고개라는 사실을. 백운산 올라 즐비한 산행표지기를 보고서야
알았다.
준마촌 마을 근처에서 차에 내려서 더산 님이 낙남정맥을 지나게 된다는 주장을 뜬금없다하
여 경청하지 않은 것도 큰 잘못이었다. 2006년 6월 14일 아침 백운산에서 내려와 장밭재를 지
나간 기억을 되살렸더라면 오늘 새벽 산행이 그 아니 수월했을까. 오늘 산행 회원 중 그때 동
참했던 이는 대간거사 님, 더산 님과 나 셋이다.
중천의 스무하루 반달 한번 우러르고 헤드램프 돋우어 산속으로 든다. 산기슭은 으레 덤불숲
이려니 하고 풀숲과 잡목숲 성큼 뚫는다. 하늘 트인 풀숲은 이슬에 축축하니 젖었다. 풀숲 헤
치자 바지자락이 차갑게 감긴다. 시인 이진석의 『이슬』을 보면 그가 새벽에 이런 산길을 간
것은 확실하다.
밤새워 모은 정
남모를 눈물인가,
풀섶에 번지는 햇살에
스스로를 바친다.
야산이 그 야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가파른 오르막길 애써 붙드니 옻나무이거나 산초나무
이고 헤치니 누리장나무이거나 명감덩굴나무다. 20분 남짓 더킹 블로킹 등 갖은 모션 구사하
여 능선 마루에 오르자 어렴풋한 인적이 보인다. 이제 날도 차츰 밝아지겠다 길은 한결 풀렸
다 했는데 잠시뿐이었다. 어렴풋한 인적은 야트막한 안부로 우리를 유인하고서는 어디론가
달아나버렸다.
오지도 이런 오지는 또 처음이다. 날이 훤하게 밝아도 오지고, 능선 마루도 오지다. 잡목 숲
뚫어 길을 내는 앞사람 따라 일렬종대 착실히 유지하며 간다. 잡목 숲 뚫다 가시덤불에 갇히
기도 하니 진행이 더디다. 내리막길 제동하려고 엉겁결에 산초나무나 명감덩굴나무 가시줄
기 훑어 손가락 마디마디가 얼얼하다.
암릉이 나온다. 암릉이 차라리 낫다. 암릉을 기어오른다. 바위 모서리를 오지로 움켜쥐는 손
맛이 짜릿하려니와 숲속 벗어나서 머리 내밀어 동쪽의 첩첩 산 조망한다. 거침없이 펼쳐지는
가경에 언제 그랬냐 싶게 방금 전의 잡목 숲속 호된 고역을 잊는다. 바위 하나 더 오를 때마다
첩첩 산 하나씩 더 보탠 조망이다.
암릉이 끝나자 길이 훤하니 풀리고 무덤 위쪽 나뭇가지에 산행표지기가 주렁주렁 달린 백운
산 정상이다. 아하, 낙남정맥이다! 7년 전 이곳 기억이 도무지 나지 않는 것은 그때는 안개 자
욱한 이름 그대로 백운산(白雲山)이었다. 고성읍 주변의 산군이 이렇게 가경인 줄을 몰랐다.
오늘은 백운산을 참으로 어렵고 힘들게 올랐다. 때 이르게 늘어진다.
백운산 정상 나무그늘에 둘러앉아 아침 먹는다. 요기다. 무박산행의 아침문화가 진화했다. 지
난날에는 밤중에 고속도로휴게소나 들머리 인근의 음식점에서 사서 먹다가 들머리에서 직접
취사하는 것으로 변했다. 이도 나중에는 시간절약을 위해 취사하지 않고 차안에서 떡이나 빵
등의 요기로 대신했고, 지금은 아침을 산행 중 간단한 요기로 때운다.
2. 백운산 오르는 도중 조망
3. 백운산 오르는 도중 조망
4. 백운산 오르는 도중 조망
5. 백운산에서 조망
6. 오른쪽은 고성만
7. 오른쪽은 고성만
8. 왼쪽 가운데로 마동호가 살짝 보인다. 오른쪽은 거류산
9. 구절령(559m)
9-1. 백운산에서 조망
9-2. 멀리 오른쪽은 거류산, 왼쪽은 구절령(559m)
▶ 학남산(鶴南山, 550m), 송구산(松求山, 중승산, △527.4m), 대곡산(大谷山, 542.8m)
정맥이라 길 좋다. 나는 듯 내닫는다. 낙남정맥 ┫자 갈림길인 500m봉을 대번에 오른다. 낙남
정맥은 왼쪽에서 무량산 넘고 큰재 지나 이 500m봉을 넘는다. 낙남정맥 벗어나 길이 다시 사
나워질까 걸음걸음이 조심스럽다. 잔솔밭을 지난다. 잔솔이 울창하게 우거져 허리 굽혀 지난
다. 그래도 잔솔을 건드렸는지 솔잎 낙엽이 목덜미로 막 떨어져 콕콕 쑤신다.
안부는 너른 헬기장이다. 학남산 오르는 길도 좋다. 쭉쭉 간다. 안부에서 15분 걸려 학남산 정
상이다. 봉분이 납작해진 삼봉처사 무덤이 넓게 자리 잡았다. 입석인 학선대(鶴仙臺)가 미선
님이 올라 그럴 듯하다. 학남산 정상을 약간 내리면 전망바위가 있어 북쪽으로 연화산 연봉과
그 너머 낙남의 산군이 대해(大海) 파도로 보인다.
영화 ‘A-특공대’에서 한니발(리암 니슨 분)과 멋쟁이(브래들리 쿠퍼 분) 간에 오간 대화 중 한
토막이다. “이렇게 우리의 작전이 먹힐 때는 기분이 째진다”고. 우리 오지산행에서도 종종 그
런 경험을 한다. 갈천저수지 둑으로 정확히 내리는 길이 또한 그렇다. 외갈천으로 빠지는 희
미한 길을 버리고 왼쪽 가파른 사면으로 쏟아져 내린다. 314m봉 넘어 내갈천으로 떨어지는
엷은 지능선을 과감히 뿌리치고 왼쪽 수직사면을 직하한다. 산기슭 두른 칡덩굴 헤쳐 빠져나
오니 갈천저수지 둑이다!
학남산을 내린 사면의 급경사 정도만을 따져 고고종단을 역으로 진행하기 다행이라는 생각
은 짧았다. 송구산 오르는 길이 이와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갈천저수지 둑을 지나 도로 옆 절
개지는 높은 절벽이다. 산모퉁이 돌아 절개지 끝난 덤불 숲 헤친다. 너덜 지나고 사토 부슬거
리는 가파른 사면이다. 그래도 갈지자 대자로 그리는 이때가 좋았다. 잡목 성기고 더덕의 그
윽한 향을 맡을 수 있었으므로.
능선 마루에 올라 송전탑 지나고부터 길은 전혀 딴판이다. 아까 백운산 오르던 길의 영락없는
재판이다. 진땀 뺀다. 햇볕은 점점 익어 가는데 가파른 능선을 치고 오르기도 되지만 인적 없
는 잡목 숲을 헤치는 고역이 더 크다. 옻나무는 아예 달고 간다. 혀 쑥 빼물어 송구산 정상이
다. 사방 나무 숲 둘러 아무 조망 없다. 삼각점 찾아 알현하기도 귀찮다. 널브러진다.
송구산을 오르내리는 주등로는 면계(영현면과 대가면)를 따라 범호산 또는 장박고개를 기점
으로 삼는데 우리는 이를 철저히 무시한다. 종생 마을을 겨냥하고 송구산을 내린다. 앞으로의
길도 이렇듯 험할 바에는 얼른 도로로 내리고 대곡산을 쉽게 올라야 이후 일정을 그나마 소화
할까? 이도 의문이다.
10. 학남산 가기 전 안부에서, 왼쪽은 낙남정맥 무량산
11. 미선 님, 학남산 학선대(鶴仙臺)에서, 학선대가 임자 만났다
12. 갈천저수지에 내려 잠시 휴식
13. 더산 님, 더산 님이 갈천에 특히 애착을 보여 혹시 이 갈천저수지를 왕년에 건설한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14. 해마 님
15. 상고대 님
15-1. 물레나물(Hypericum ascyron), 물레나물과의 여러해살이풀, 금사도(金絲桃)
개척산행이다. 험로와 만나는 것을 내 일진 탓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준봉이 우리가 오를 대
곡산인가 지레 낙담하였는데 신가이버 님이 지도 읽고 무량산이라 하여 얼마나 고마운지 모
르겠다. 바위지대도 간간이 지난다. 예전에 간벌한 나무가 풀숲에 묻혀 있어 그에 걸려 엎어
질라 살금살금 내린다. 도로. 잡목 숲에서 해방되었다만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걷
기도 쉽지 않다.
종생 마을. 도로 옆 폐교된 송계초교 종생분교 터에 경로당이 들어섰다. 경로당이 오아시스
다. 마당 수돗물로 수대로 머리 식히고 식수 가득 보충한다. 3㎞ 되는 도로 따라 마장이고개
로 간다. 장박고개 오르기 전 건너땀에서 왼쪽 산간도로로 간다. 이 고장에는 ‘~땀’이란 지명
이 흔히 보인다. 골땀, 중땀, 새땀, 안땀, 큰땀, 솔안땀, 아랫땀, 굼덕땀 등. ‘땀’은 ‘뜸’의 방언으
로 보인다. ‘뜸’이란 한동네 안에서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을 말한다.
송구산에서 장박고개를 지나 대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다만 눈으로 간다. 마장 마을. 산간
개활지다. 대곡을 가운데 둔 양쪽 산자락이 넓디넓은 사슴목장이다. 말만한 엘크사슴 무리가
한가롭게 거닐고 있다. 고원 목장인 이국풍경이다. 봄이면 뿔을 자르는 트라우마일까? 길 가
는 우리는 보더니 일제히 산속으로 피한다.
마장이고개. 낙남정맥 대곡산 내려 화리치, 무량산을 잇는 고개다. 대곡산은 고갯마루 지나
가파른 사면으로 목장 철조망 따라 오른다. 그래도 뻥 뚫린 정맥 길이라 가쁜 숨 몇 번 고르고
오른다. 대곡산. 이 대곡산이 낙남정맥의 최남단에 위치한다. 대곡산 정상 노송에 매달아놓은
낙남정맥 종주꾼들의 산행표지기가 100개를 넘는다. 더산 님과 함께 세었다. 111개.
대곡산에서 낙남정맥은 서진하여 가리고개로 가고 우리는 남진하여 감치재로 간다. 대곡산
(大谷山)이 실은 대곡산(大哭山)이다. 휴식 마칠 때까지 가만히 있다가 출발하자니 미선 님이
화장실을 갔다. 후미를 단속하는 해마 님이 철마산 가는 갈림길을 지나 예의 지키고 있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감감했다. 전화는 불통(휴대전화가 꺼진 상태인 줄 알았으나 배터리 소진이
었다). 그의 행불소식을 일행이 알았을 때는 이미 대곡산을 거의 다 내려갔다. 해마 님이 다시
대곡산 정상을 올라가 정밀하게 수색했으나 찾지 못하여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산행분위기가 냉랭해진다. 일행 한 사람을 산중에다 두고(?) 내려온다는 사실에 여간
착잡하지 않다. 당자는 얼마나 황당해 할까? 일단 감치재로 가서 전화 오기를 기다렸다가 여
의치 않으면 수색하기로 한다. 감티 마을 지나고 감치재 고갯마루 약간 못미처 있는 33번 도
로 옆 소정산방 정자를 빌려 점심밥 먹는다. 소정산방 사장님의 마음 씀이 살뜰하다. 일행 물
병마다 냉수까지 채워주신다.
미선 님이 진작 예고하고 준비한 묵밥재료를 꺼내 조제하여 너나없이 훌훌 탐하고 있는데 전
화가 걸려왔다. 모두 음식 씹는 중 동작 그만 하고 귀를 기우린다. 만세! 무사했다. 철마산 쪽
골짜기로 내려 동산장모텔로 내렸다고 한다. 감치재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이다. 묵밥이 더
욱 맛나다.
16. 학남산에서 조망, 왼쪽은 시루봉, 그 뒤는 연화산
17. 학남산에서 조망
18. 무량산, 송구산 내리면서 조망
19. 종생 마을 당산목인 느티나무
20. 대곡산 아래 마장 마을 위 사슴목장
▶ 갈모봉산(△368m)
2부 산행. 이왕 금이 간 사발인데 깨진들 아까우랴. 감치재에서 산릉 타고 갈모봉산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차로 삼봉리 옥대동 솔안땀으로 들어가서 갈모봉산 자락 상촌 마을에서 오
르려고 한다. 그런데 하필 골라도 모진 능선을 골랐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산기슭 가파른 오르막 첫걸음부터 명감나무덩굴 우거진 오지다.
더하여 햇볕은 작열한다. 불볕이다. 풀숲조차 후끈하니 달아올랐다. 잡목과 덤불숲을 뚫으려
고 몸으로 부딪쳤으나 번번이 튕겨져 나온다. 빙 돌아 오를 수밖에. 이마의 땀은 앞을 가리게
흐른다. 시야가 흐려진다. 명감나무덩굴을 넘자면 발을 위로 치켜 올렸다가 내딛어야 한다.
허벅지에 쥐가 나려고 한다. 가쁜 숨은 금방 턱에 차오른다.
오르막 가파름이 한층 수그러들고 아직도 갈모봉산 전위봉(‘여우바위봉’이라고 한다)이 한 피
치 실하게 남았을까? 잘 다듬은 등로가 오른쪽 사면에서 구조대처럼 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살았다! 두 차례 슬랩을 옆으로 비켜 바짝 오르니 너럭바위 위 갈림길인 여우바위봉이다. 얼
음물과 냉맥주 번갈아 들이켜며 오래도록 쉰다.
갈모봉산 가는 길 0.36㎞. 산책로다. 갈모봉산이 산으로 대접받는다. 등로가 그러려니와 정상
표지목, 널찍한 공터, 이정표, 고성읍의 조망, 삼각점(충무 301, 1986 재설) 등을 두루 갖추었
다. 갈모봉산의 표고가 비록 368m이지만 바닥이 바닷가 근처로 표고 50m인 점을 감안하면
고도 300m 이상인 된비알을 올려쳐야 하므로 결코 만만히 볼 산이 아니다.
하산. 등로가 보이는 대로 병산리로 내리자고 한다. 당초 계획한 성지산(276m)과 봉화산
(256m)이 남았지만 여태 오지와 염천에 워낙 시달린 터라 조금도 아쉽지 않다. 숲속 길. 봉봉
을 넘는다. 223m봉, 288m봉도 고봉이다. 이러다 성지산 넘어 영선고개까지 가는 것은 아닐
까? 그렇다고 이제는 생사면의 잡목 숲을 뚫어 내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운이 좋다. 오늘 산행의 시작은 험난했으나 끝은 순탄하다. 270m봉에 ┫자 갈림길이 있다. 반
갑다. 지능선 쭈르륵 내려 병산리 덕거리 마을 근처다. 거목인 팽나무 그늘에 이르러 양말까
지 벗어 우선 맨발의 상쾌함을 느낀다. 고성읍내로 가서 목욕탕 냉탕에 들렸다가 통영으로 가
서 생선회를 먹을 생각에 녹작지근함도 상쾌하다.
21. 낙남정맥 대곡산 정상에서
22. 자란만, 왼쪽이 사량도, 갈모봉산 오르면서 조망
23. 갈모봉산 전위봉(여우바위봉)에서 조망
24. 자란만
25. 고성읍과 거류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