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케어(老老CARE)시대가 본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노노케어란
건강한 노인이 케어가 필요한 노인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노인이 노인을 돕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날로 늘어가는 독거노인은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으로부터 돌봄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네요.
상대적으로 건강한(?) 노인은 말 벗 되어주기, 외출도우미, 책읽기 상담 , 가사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약간의 수고비를 받을수도 있으니 삶의 보람까지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젊은 사람이 노인을 돕는 것이 좋지만 서로의 처지를 잘 아는 노인끼리 의지가지하면 그게 더 좋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2025년 이후에는 우리나라도 65세 이상인구가 전체인구의 20% 이상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거리에 거의 네 명 중 한 명이 노인이니 말그대로 노인천국이 되는 세상이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른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사회문제가 된 지도 오래입니다.
주위의 노인들을 보노라면 은퇴준비가 제대로 된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가뭄에 콩 나듯 노후걱정 없이 골프에 해외여행, 고상한 취미활동 등으로 세월을 낚는 금퇴족이 있긴 합니다.
예외 중의 예외입니다.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55년~63년)의 경우,
자식을 낳아 키우고 시집 장가까지 보내느라 허리가 다 휘었습니다.
거기다가 부모까지 봉양하다보니 정작 자기 자신의 미래는 챙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말이 은퇴이지 은퇴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돈을 벌지 않으면 살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결국 노인 일자리문제로 귀결됩니다.
사실 노인들은 현실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허드렛일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폐지를 주워 겨우 호구지책을 하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안되면 거리의 무료급식소를 찾게 된다고 합니다.
이럴 때, 건강한 젊은 노인에게 노노케어가 새로운 일자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내 경우, 정식 은퇴이후 대학강의와 일반 대중강연으로 그런대로 시간을 보내고 용돈벌이(!)도 했습니다.
소위 강사시장에 뛰어든 것이지요.
그런데 한창 뜰 무렵 코로나19가 덥쳐 예약했던 강의가 취소되고 강사시장마저 얼어 붙었습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줌을 통한 강의나 유튜브로 방향을 틀어 재미를 본다고 합니다.
워낙 변신에 무능한지라 알면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사실, 연금을 타고 월세까지 받으니 아무런 수입이 없더라도 최대한 줄이면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은퇴이후 한 달 용돈이 팔구십 만원 정도이면 괜찮지않나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살아보니 늘 적자입니다.
우선 세금보다 무서운 길흉사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은퇴자들의 대표 축의금액인 5만원으로는 호텔이나 강남 소재 예식장에는 갈 수도 없어 통장에만 성의를 표하게 됩니다.
똥차 중의 똥차를 운행하는 것도 이것저것 많이 들어갑니다.
취미생활을 많이 하다보니 이것또한 돈이 꽤 들어갑니다.
그러다보니 퇴직 당시 은행에 약정한 마이너스 통장은 늘 목이 차 오릅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는가 봅니다.
일본유학시에나 국내에 들어와 금전적으로 힘들 때, 시골 어머님께서 거금을 도와주셔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기회가 찾아 왔습니다.
지금까지는 머리와 펜대, 말로 벌어 먹었는데 이제 몸으로 떼워서 약간의 돈벌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입니다. 돌봄 운전서비스입니다.
박사에서 운전사로 겸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평소, 주일에 교회에서 하는 노인돌봄 자동차서비스를 해왔습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내 차에 모셔서 교회예배시간에 참석토록 하고 집에까지 다시 모시는 서비스입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가 불편하고 이동하는데에도 상당한 주의를 요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일거리가 생겼네요.
데이케어센터의 운전사로 취직이 된 것이지요.
아침 7시에 시작해서 오전 10시 경에 끝나는 데, 방화동과 등촌동 일대 거주하는 노인 열 분 정도를 차로 모시는 일입니다. 늘 해오던 일이라 금방 적응이 되었습니다. 평일 계속 해야하는 일이라 약간 염려는 됩니다.
오늘 첫 출근(?)을 했습니다.
대부분 치매, 편마비, 당뇨 등을 앓고 있는 7,8십대 이상 노인들이라 조심 조심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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