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1일
오늘 갈 곳은 최근에 (11월) 정식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GEM, Great Egyptian Museum)이다. 12월부터는 현장 발권이 안 된다고 해서 어제 표를 사 두었다. 일인당 1,450 파운드, 4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이지만 이곳에서는 세계 최고의 박물관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을 정도로 크고 볼거리가 많다고 하니 그러려니 해야지. 정식 개관 직전에 기존의 이집트 국립 박물관에서 옮겨온 투탕카멘 유물들이 특히 인기라고 한다.
개관 시간 (8:30) 15분 전쯤에 도착했는데 벌써 20여명이 줄을 서 있다. 겉보기에도 과연 크고 화려한 박물관이다. 시간이 되자 대문이 열리고 줄서 있던 사람들이 부지런히 걸어간다. 마당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안으로 들어가니 어마어마한 석상들이 (람세스2세 석상과 ...) 반겨준다. 선 감탄 후 촬영,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3층으로 직진하는 사람들이 있다. 맞다. 3층부터 가랬지. 뒤늦게 3층으로 따라 올라가니 어라? 갤러리 입구라고 적혀있는 곳에서 20여 명이 줄을 서있다. 직원들이 다 나와서 돌아다니는데 왜 문을 안 열지? 이상하다며 기웃거리다가, 아차! 박물관 개관 시간은 8시 반이지만 갤러리 개관 시간은 9시였지. 시간이 되어 문이 열리고, 어디론가 부지런히 걸어가는 사람들, 우리도 그들을 따라간다. 왜? 이 사람들이 가려는 곳은 투탕카멘의 황금가면이 있는 곳일테니까. 다른 유물들은 본체만체하고 서둘러 걸어간 사람들의 발길이 멈춘 곳은 역시 투탕카멘의 황금가면 앞이었다. 나중에 사람이 몰리기 전에 여유있게 감상하려고 서두른 것이다. 단체 관람객들 몰려온 후에는 몇십 분 기다렸다가 사진 얼른 찍고 몇 초만에 비켜줘야 한다고...
투탕카멘 전시관에는 이 황금가면 말고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유물들이 아주 많았는데...
놀라운 사실은 투탕카멘은 어려서 왕이 되어 일찍 죽은 왕이라 그 권세나 업적이 대단치 않았다는 것. 그의 무덤에 특별히 화려한 장식품들이 많이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무덤이 작아서 도굴꾼의 눈길을 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단한 왕들의 (피라미드를 지은 쿠푸왕이나 장수하면서 많은 사원 건축을 남긴 람세스2세 같은) 무덤에는 얼마나 많은 보물들이 묻혀 있던 것일까?
1층으로 내려와 점심을 먹고 (박물관들이 다 그렇지만 외부 음식물 반입 금지. 식당과 카폐가 서너 개씩 있는데, 현지 물가 대비해서 가격은 좀 비싼 편이다. 그렇지만 먹어야 힘을 내서 더 구경하지.)
다시 3층으로 올라가서 메인 전시관 12개 방을 돌아본 다음에
1층으로 내려와 커피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커피 한 잔에 5천원이나 했지만... 박물관 돌아다니는 게 중노동이란 건 아는 사람만 다 아는 비밀이다. 쉬엄쉬엄 봐야지)
별관으로 가서 쿠푸왕의 피라미드 옆에 묻혀있다가 발견된 보트를 (태양의 배) 구경했다.
마지막으로 기념품 가게를 들러 나오니 (사지는 않음) 폐관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인드라이브 불러서 숙소 앞에서 내려, 어제 봐두었던 동네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기대 이상으로 맛이 괜찮다. 파스타 120 파운드 코샤리 70 파운드. 내일 또 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