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시댁에서 농사지은 고구마라고
삶아서 분리한 후 은박지에 얌전히 싸고
비닐팩에 넣어서 가져왔다. 늘 동동대는
나를 위한 야무진 배려다.
아직 따끈한 고구마의 껍질을 벗기다가
왈칵 눈물이 쏫구쳤다.목이 메었다.
친정은 집뒤로 비스듬히 언덕진 밭이 있었다.
지나는 말로 고구마가 아이들 간식으로 일품이라 했더니 그 밭 반을 고구마밭으로 만드셨다.그해 추석에는 그 놈들을 캐내고 옮기느라
생 몸살을 앓았다.언니와 나는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매천시장에서 박스에 잘 담겨진 걸 제 때 사다 먹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다음부터 심지 말라 신신당부했다.밭의 중심에서 들어내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니 사위들
허리 부셔질거라 으름짱도 놓았다.
다음해가 되자 길 밑에다 고구마를 잔뜩 심으시곤 우리가 오기전 캐서 길위에 즐비하게
늘어 놓았다.못 말리는 우리엄마였다.
가신지 벌써 칠 년이 지났지만
새록새록 엄마의 사랑이 그립다.
넘치도록 챙겨 주시던 그사랑을
나도 내 아이들께 주고 싶은데
자주 거절당한다.
변비에 좋고 다이어트에 좋다는
고구마.
먹을 때마다 목이 메인다.
첫댓글 힘들때도 슬플때도 엄마의 그 사랑이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