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
우주선 얼굴 붓고 근육 빠져… 한 달 만에 골밀도 1~2% 줄죠
우주에서의 신체 변화
오가희 과학 칼럼니스트
기획·구성=윤상진 기자 입력 2024.11.26. 00:30 조선일보
지난 9월 러시아의 우주 비행사 올레크 코노넨코(60)가 국제 우주정거장(ISS)에서 374일을 체류한 뒤 지구에 돌아와 단일 임무 기준 ISS 최장 체류 기록을 세웠습니다. 코노넨코가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한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요. 그가 우주에서 머문 기간을 합치면 총 1111일로, 이번 비행으로 우주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사람이라는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픽=진봉기
현재까지 우주에서 1000일 이상 머무른 사람은 코노넨코가 유일해요. 최근 과학계에선 인간이 우주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어요. 지구와 달리 우주에선 중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우리 신체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건강을 유지하기가 어렵죠. 오늘은 우리 신체가 우주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볼게요.
인간 신체 구조는 중력에 적응한 결과
우주 비행사들은 우주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우주정거장을 수리하거나, 우주정거장에 머무르며 우주 환경에 대한 다양한 과학 연구를 하기도 하죠. 우주복이나 우주선 등 우주 탐험에 필요한 여러 장비를 테스트하기도 하고요.
우주인들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우주에서 인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실험하는 것입니다. 중력이 우리 몸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지구와는 달리, 우주에선 중력이 거의 작용하지 않아 신체에도 여러 변화가 생기거든요.
그래픽=진봉기
생물은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기 마련입니다. 깊은 바닷속에 사는 심해 생물은 높은 수압을 견디기 위해 유연한 신체 조직과 단단한 세포막을 갖고 있죠. 빛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시력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은 어떨까요? 인간은 중력에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력은 거대한 질량을 가진 천체가 주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이에요. 우리의 신체 구조 역시 중력에 적응한 결과랍니다. 우리의 몸을 지탱하는 척추는 일자가 아닌 S자 형태를 하고 있는데요. 기다란 우리 몸을 중력에 맞서 안정적으로 세우기 위해서랍니다. 또 살짝 굽어 있는 척추 구조는 우리가 걷거나 뛸 때 지면에서 받는 충격을 완해줘요. 마치 스프링처럼요. 또한 몸을 지탱하는 다리 근육은 다른 근육들에 비해 더 크게 발달하죠.
우주에 나갔다 돌아오면 몸 약해져요
중력이 희박한 우주에 머무르는 것이 사람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1970년대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수십 일간 우주정거장에 체류했다가 지구에 돌아온 우주 비행사들에게 뼈의 밀도와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던 겁니다. 또 얼굴이 붓고 하체가 가늘어지기도 했죠.
지구에선 중력이 신체를 끊임없이 지구 중심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이를 버틸 수 있는 뼈와 근육이 필요합니다. 우리 몸은 뼈의 밀도를 높여 단단하게 만들고, 근육을 키워 뼈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우주에 나가는 순간 평생 몸에 가해지던 중력이 사라지는 겁니다. 우리 몸은 빠르게 적응합니다. 지상에서만큼 단단하게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뼈의 밀도가 낮아지는 거지요.
우주에서 골밀도가 줄어드는 속도는 상당히 빠릅니다. 노화로 줄어드는 골밀도가 1년에 1~2% 수준인데 우주에 나간 우주인들의 골밀도는 1개월에 1~2%가 줄어들 정도로 빠르게 뼈가 약해집니다. 특히 체중을 지탱하는 하체나 척추 부위 뼈와 근육이 빠르게 약해집니다.
우주에서 돌아온 비행사들에게는 빈혈도 자주 생깁니다. 중력이 사라졌다가 다시 생겼기 때문입니다. 지상에서는 중력으로 인해 다리로 혈액이 몰리게 돼요. 따라서 우리 신체는 적혈구와 혈액을 많이 만들고 이를 뇌로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한답니다. 혈압을 조절하거나 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을 뇌로 올리는 거죠.
하지만 코노넨코처럼 우주에서 오래 생활하면 우리 몸은 굳이 적혈구와 혈액을 많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요. 다리에 혈액이 몰리지 않기 때문에 뇌로 보낼 혈액이 충분하니까요. 지구에서보다 많은 혈액과 체액이 머리에 공급되기 때문에 얼굴이 붓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하지만 지상에 돌아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6시간이에요. 우리 몸이 중력에 다시 적응하기에 짧은 시간이죠. 온몸에 고루 퍼져 있던 혈액은 순식간에 다리 쪽으로 몰립니다. 뇌에는 혈액이 부족해져요. 몸이 다시 많은 적혈구와 혈액을 만들어내기 전까지 빈혈에 시달리는 이유랍니다.
우주에선 인간의 면역 체계도 바뀐다는 연구도 최근에 발표됐습니다. 미 코넬대 의대가 중심이 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민간 우주인 4명과 우주 비행사 64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는데요. 그 결과 우주에 다녀온 뒤엔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에 변화가 생기며 면역 체계가 바뀐다는 것을 밝혀냈어요. 그래서 감염병에 더 취약해지거나, 없었던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에 돌아온 뒤 3개월이 지났는데 면역 체계가 이전으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도 있대요.
동물 활용해 우주인 건강 연구
초기 우주 비행사는 극단적으로 위험한 임무를 맡아도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이 때문에 주로 공군 조종사 중에 선발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최근엔 민간인들이나 과학자들도 우주 탐험을 떠나고 있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일반인들이 우주에 가더라도 건강하게 오래 머물 방법을 연구하고 있답니다. 무중력 상태에서도 운동할 수 있는 러닝머신이나 운동기구를 개발하기도 하죠.
동물을 이용한 연구도 하고 있어요. 실험용 쥐는 골격과 근육, 면역 체계를 연구할 때, 초파리는 신경계와 면역계 반응을 연구할 때 유용합니다. 열대어류인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유전적 구조가 비슷한 동시에 크기가 작고 번식도 빨라요. 소련에선 1976년에 제브라피시를 우주정거장에 보내 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했고, 중국은 제브라피시를 우주정거장에서 키우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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