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²³
시노달리타스의 신학적 기초 3. 친교¹
"교회는 함께 걸어가는 데에서, 회중의 모임을 통해서, 그리고 모든 구성원의 복음화 사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데에서 자신이 '친교' 라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실현한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공동합의성. 6항)
교회는 그 본성상 '친교의 공동체' 입니다. 앞서 우리는 교회가 단순히 종교적 취향이 같은 이들이 'ㅇㅖ수 동호회' 처럼 모인 집합체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불러 모으신' , 그분께 속한, 그분의 백성으로서 '신앙 감각' 을 지닌 각 구성원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된 하나의 몸으로서의 교회임을 살펴보았습니다. '친교' 는 이러한 하느님 백성인 교회가 지니고 있는 공동체적 특성으로, 그리스도인의 삶과 활동을 뜻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친교는 우리가 쉽게 떠올리게 되는 '친목' 과는 다릅니다. '친교' 라는 말은 희랍어 '코이노니아( κοινωνία )' 의 번역어로 이 단어의 본래 의미는 '어떤 것에 참여함' 을 뜻합니다. 성경에서는 복음 선포, 성찬례, 그리스도의 고통 등에 '함께 참여한다' 고 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교회에서 말하는 친교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친목, 우정의 교류' 보다 훨씬 더 풍요롭고 넓고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의 친교는 민주주의적 고나계에서 단순히 발생하는 차원을 훨씬 넘어서서 있습니다. 우리가 교회 안의 관계적 측면을 생각할 때 '교계 제도' 를 떠올리게 되는데, 이 교계 제도를 그 어떤 '위계적 질서' 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교회 구성원의 제도적 관계를 뜻하는 교계 제도는, 중세 봉건 제도를 연상시키는 위계적 질서의 개념이 아니라 교회의 상호 관계적 '친교' 를 듯하며, 이는 삼위일체적 친교에 토대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는 성부, 성자, 성령의 서열이 아니라 역활과 관계의 다양성이자, 인간을 향한 주님 사랑의 폭과 깉이를 보여 주는 다양성의 신비입니다.
그래서 교계 제도는 하느님 백성과 분리되어 그 '위에' 혹은 '밖에' 가 아니라 이 백성 '안에' 위치하고, 서로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이에 관하여 '교회란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는 데 있어 교계적 질서 안에 살고 있는 하느님의 백성들을 말한다." 라고 규정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교회의 교계적 친교는 다양성과 역할의 차이를 인정하는 데서 발생하는 복음적 친밀성을 의미합니다. 교황과 주교들, 목자와 신자들,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 지역 교회 간의 고나계에서 지향하고 실현해야 할 목표이자 사명으로, 이에 대해 교회의 문헌은 '친교의 근본적인 의미는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하느님과의 일치를 말하며, 이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사들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 (평신도 그리스도인, 19항) 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글 |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