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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심
보양식이란 무엇인가? (3)
현대의학으로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사람들이 대부분 마지막에 택하는 것은 음식입니다. 약도, 민간요법도 소용이 없게 되면 깊은 산골로 들어가 그 산이 내어주는 산야초에 의지해서 몸을 맡깁 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낫는 사람들 이 있습니다. 지인 중의 한 사람은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고 지리산 깊은 골짜 기로 들어가 가족들과도 소식을 끊었습 니다. 병원에선 길어야 삼사개월 남았 다고 했고, 가족들의 애끓는 모습은 옆 에서 보기에도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삼 개월 뒤에 연락이 와서 온 가 족들과 친구들이 몇 대의 차를 나누어 타고 찾아 갔습니다. 차도 들어가지 못 하는 산골에 있는 폐가에서 생활하는 지인의 모습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많이 말랐으나 건강해보였고 너무나 쾌활하고 씩씩한 모습에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답니다. 무엇인지도 모르고 산에서 캐온 것들을 끓여 먹고, 삶아 먹 고, 즙을 내어 먹고... 토하기도 하고 열 이 올라 삼 일을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 나기도 하고 피똥을 싸고 설사를 하고... 그럴 때 마다 내 몸 안의 암덩이가 몸에 서 빠져 나간다고 주문처럼 외우며 살았 답니다. 삼 개월이 되어가자 신기하게 도 통증이 사라지고 지금은 몸과 마음이 너무나 가볍다고,그래서 가족에게 연락 했다는 겁니다. 그 후로 오 년. 그 지인 은 여전히 지리산 골짜기에서 살고 있으 며 병을 앓는 사람들 몇 명이 함께 생활 한다고 합니다.
무엇이 병을 낫게 했는지 모르지만 지리 산이 내어주는 산야초가 그를 살린 것은 사실입니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약 이다. 그것이 약식동원의 원리입니다.
내 몸에 들어온 병을 고칠 약은 반드시 자연에 있고, 그것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평소에도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 는 약식동원을 신봉하는 사람들은 굉장 히 많습니다. 바로 식이요법이지요. 약식동원은 몰라도 식이요법을 실천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겁니다.
쉽게 말해서 감기에 걸렸을 때 주사를 맞고 약을 먹기 보다는 푹 쉬면서, 배 무우 콩나물을 함께 달여 수시로 먹으면 이삼일내에 낫습니다. 평범한 식재료 인 무우,배, 콩나물이 약이 되어 감기를 낫게 하는 겁니다.
민간요법이라고도 말하지만 약식동원 의 방법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식재료는 잘 살펴보면 전부 약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요. 삼시 세 끼 먹는 식사의 조화가 바로 내 몸을 이루고 지탱하게 하는 약입니다. 우리는 전부 약이 될 것들을 가지고 식재료를 삼아 매일 먹습니다. 조화롭게 적당히 먹게 되면 건강한 몸으로 살아갈수 있으나, 무언가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몸의 균형 은 균열을 일으키고 깨지게 됩니다. 그 때 다시 균형을 맞추고 다시 건강을 되 찾아주는 음식이 보양식입니다. 그러니 내 체질에 맞게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 음식은 모두 보양식이라고 해야 마땅하지요. 그 보양식이 녹혈이나 녹 용,해구신, 개고기 등등... 그런것만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우리 주변에 널린 식재료를 말려서 잘 섞어서 달여내면 훌륭한 보약이 됩니다.
한의학에서 약재로 쓰는 모든 것들이 거의 그렇습니다. 갈근은 칡이며 길경 은 도라지,더덕은 사삼,백고는 은행,산 약은 마이며 우절은 연뿌리입니다.
건칠은 옻,상심자는 오디이며 애엽은 쑥
,총백은 파뿌리,건율은 밤입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식재료가 한약의 재료 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그러니 어찌 먹거리와 약이 다르다 하겠 습니까? 애엽 달인 물 한 그릇이면 나 을 병도 있고, 개고기를 푹 끓여 몸의 기를 보할 병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 몸이 계속 아프면 한 번 해봄직한 것 이 있습니다. 단식입니다.
간헐적이든지 이삼일이든지 단식을 하 고 내 몸의 장기를 쉬게 하면 몸이 가벼 워지고, 변비가 사라지며 소화기능이 회 복하는 것을 나는 여러번 경험했습니다.
우리 몸은 그다지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진 않습니다. 과하기에 몸이 부대끼
고 그 부대낌이 결국 병을 만드는 것을
안다면, 지금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