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리의 땅이름 순례 - 새술막 130921(추석)
새술막
한국땅이름학회 회장 배우리
KBS 13.9.21 추석 특집으로 방송
1. 지난 주엔 추석을 즈음해서 떡 지명에 괸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오늘은 술 관련 땅이름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술 관련 지명 역시, 전국에 많겠죠?
술과 관련된 땅이름에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새술막 [신주막]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 / 서울 노원구 공릉동
`술독고개 전북 정읍시 신태인읍 연정리. 가잔산 서쪽에서 감곡면 오주리로 넘어 가는 고개. 술독같은 모양의 연못이 있다 한다.
`술막거리 [주막거리, 주막동]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 이아니깨 북쪽의 마을. 주막이 있음.
`술무지 [주천] 전북 진안군 백운면 운교리. 운교 동남쪽의 마을. 뒷산에 샘이 있는데 물이 좋아서 술과 같은 맛이 난다 한다.
`술바우 [주암]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술바우 마을 앞의 바위. 바위가 넓고 그 밑에 시내가 있어서, 고기를 잡아 가지고 이 바위에서 술을 마신다 한다. / 충남 천안시 동남구 북면 전곡리. 참샛골 앞 큰 길 가의 바위. 넓은 바위가 시냇가에 있어서 경치가 좋으므로 바위 위에서 술을 마시며 논다.
`술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시장리. 수리고개의 샘. 샘물에 술기운이 있어서 목마른 사람이 마시면 갈증이 풀리고 요기가 되었는데 어느 욕심 많은 사람이 욕심껏 마시기 위하여 우물을 더 파니 별안간 술기운이 없어졌다 한다.
`술청거리 [주막거리]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옛날 동작강을 건너 서울로 들어와 첫 주막이 있던 곳. /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무등리. 사당말 남쪽의 마을. 술청(주막)이 있었다.
`술항골 [주항] 전북 고창군 흥덕면 사포리. 사포 서남쪽의 마을. 전에 세미를 수집하는데 사람과 우마가 많이 모이게 되어 주막이 있게 되자 주막의 안주인이 댁호를 술항집으로 불렀다 한다.
2. 술 관련 지명 중에 새술막은 새술을 담그는 집이 있어서 새술막인가요?
‘새술막’이란 이름은 술막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나온 이름이다.
`새술막‘은 한자로 보통 신주막(新酒幕)으로 표기되는데, 전국에 여러 곳 있다.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새술막’은 태릉 앞의 마을. 여기서는 태릉을 모실 때 새로 주막이 생기게 되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자로는 ‘외점(外店)’이라고 한다.
이곳보다는 경기도 과천시 문원동 `새술막‘이 유명하다.
향교말 동남쪽 길가로 길게 형성된 마을이었는데, 여기도 역시 한자명으로 ’신주막‘이라 한다. 지금은 도시화로 큰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마을의 위치를 확인하기가 어렵게 되어 있다. 다만 이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새술막‘이란 상호들에서 그 위치를 가늠할 뿐이다.
3. 술막은 아무래도 행인들이 많이 왕래하는 길가에 많이 생기겠지요?
행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에 자연히 술막이 잘 생긴다.
과천의 새술막은 조선시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과천 고을은 과거를 보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이 꼭 거쳐야 하는 곳. 과천 고을을 지나자면 우선 마음 채비를 단단히 해야 했다. 과천 현감의 텃세가 워낙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왔기에 과거 보려 과천 읍내를 지날 때는 우선 어느 정도의 배짱이 필요했다. 배짱을 가지려면 술이 제격이었다. 그래서 읍내 가기 전에 술막을 들르는 일이 많았다. 또 먼 길을 걸어 온 사람들에게 있어서 서울이 코 앞인 과천 땅에서 술 한 잔 하며 마음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했다. 과천 읍내를 지날 때 어느 정도의 정보도 필요했던 이들로서는 술막으로 들어가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