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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부다페스트(Budapest)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대회 3일차를 맞아 각 종목별 본선 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일정상 혼합복식의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데, 4월 23일(화)까지 본선 2라운드 32강 경기가 모두 끝나 16강 진출자들이 모두 가려졌습니다. 혼합복식 역시 한국이 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으로, 이상수, 전지희, 장우진, 최효주가 출전해 모두 16강에 올랐습니다.
먼저, 한국 선수들의 성적을 정리하면, 이상수, 전지희는 32강에서 싱가포르의 Chew Zhe Yu Clarence, 린예 조를 4-0(11-6, 11-5, 11-8, 12-10)으로 이겼고, 장우진, 최효주는 32강에서 멕시코의 마르코스 마드리드(Marcos Madrid), 야디라 실바(Yadira Silva) 조를 4-0(11-3, 11-8, 11-5, 11-2)로 이겼습니다. 이제, 이상수, 전지희는 16강에서 인도의 사티얀 나나세크란(Sathiyan Gnanasekaran), 아르차나 기리시 카마트(Archana Girish Kamath) 경기하고, 장우진, 최효주는 16강에서 일본의 모리조노 마사타카, 이토 미마와 경기를 합니다. 이 중에, 장우진, 최효주와 경기하는 모리조노 마사타카, 이토 미마 조는 이번 대회 4번 시드를 받은 강 팀으로, 결코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됩니다.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큰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단연 중국의 판젠동(Fan Zhendong. 樊振东/판전동), 딩닝(Ding Ning. 丁宁) 조입니다. 중국은 2007년 자그레브(Zagreb) 대회 혼합복식에서 왕리친, 궈위에, 마린, 왕난, 하오슈아이, 창첸첸, 장차오, 야오옌 조가 금, 은, 동메달을 휩쓴 이후, 2009년 요코하마(Yokohama) 대회부터 2진이나 영건들 위주로 출전시켰습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중국 선수들의 수준(?)이 낮아진 이후, 넌 차이니스(Non Chinese) 선수들이 성적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2013년 파리(Paris) 대회에서는 북한 김혁봉, 김정, 한국 이상수, 박영숙 조가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고, 전(前) 대회인 2017년 뒤셀도르프(Düsseldorf) 대회에서는 일본 요시무라 마하루, 이시카와 카스미, 대만 첸치엔안(Chen Chien-an. 陳建安/천치엔안), 쳉아이칭(Cheng I-ching. 鄭怡靜)이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요시무라 마하루, 이시카와 카스미 조는 2015년 쑤저우(Suzhou) 대회 준우승 이후, 연이어 결승에 오르며 결국 혼합복식 세계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국은 2020년 도쿄(Tokyo) 올림픽에 혼합복식이 새로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이번 대회에 최고 선수들을 출전시켰습니다. 중국은 혼합복식에 판젠동, 딩닝, 쉬신, 류스원을 출전시켰는데, 이 중에 판젠동, 딩닝은 두 선수 모두 현재 세계 1위에 올라있는 남녀 최고 선수들입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 남녀 개인단식 1번 시드를 받은 판젠동, 딩닝을 그대로 혼합복식에 출전시켰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두 선수 모두 지금까지 혼합복식에 함께 출전한 경험이 없어 시드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두 선수는 본선 시드를 받지 못해 개인 랭킹 상관없이 프리리미너리(Preliminary) 라운드부터 출전해야 했습니다.
연이은 승리
(출처 : 시나닷컴)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프리 1R 판젠동, 딩닝 VS 니킬 쿠마, 릴리 장)
(출처 : 유튜브)
판젠동, 딩닝 조는 누구나 쉽게 예상한 대로, 연이은 완승(完勝)으로 프리리미너리 라운드의 물을 흐리며 쉽게 본선에 올랐습니다. 딩닝은 프리리미너리 1라운드에서 미국의 릴리 장, 니킬 쿠마(Nikhil Kumar) 조를 3-0(11-5, 11-8, 11-3)으로 이겼고, 다음 라운드에서 말레이시아의 Asharf Haiqal Muhamad, Ho Ying 조 역시 3-0(11-7, 11-3, 11-2)으로 이겼습니다. 판젠동, 딩닝의 경기는 두 선수의 프리리미너리 라운드 출전 자체가 화제가 되었지, 경기 내용은 별 관심도 끌지 못했습니다.
딩닝 - "미국과의 경기는 우리의 첫 경기였다. 우리와 미국 양 팀 다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코트에 익숙해졌고, 다음 게임에 대비를 잘 했다. 우리는 첫날 미국 팀과 함께 훈련했지만, 오늘은 함께 경기를 했다. 판젠동과 나는 준비해온 전략과 우리 스스로에게 집중했다. 내 생각에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전체적으로 불빛과 경기장이 좋았다" (출처 : ITTF 홈페이지)
본선에서 판젠동, 딩닝의 상대는 좀 더 까다로워(?) 졌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판젠동. 딩닝 조는 혼합복식 64강 첫 경기에서 개최국 헝가리의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Dora Madarasz) 조를 4-1(11-1, 11-7, 5-11, 11-6, 11-5)로 이겼고, 32강에서 홍콩의 웡춘팅, 두호이끔(Doo Hoi Kem. 杜凱琹/두카이친) 조를 4-0(11-7, 11-9, 18-16, 11-5)으로 이겼습니다. 웡춘팅, 두호이끔 조는 이번 대회 혼합복식 1번 시드를 받았지만, 세계 1위 복식조 판젠동, 딩닝 폭풍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이제, 판젠동, 딩닝은 혼합복식 16강에서 프랑스의 트리스탕 플로르, 로라 가스니에(Laura Gasnier)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다툽니다. 트리스탕 플로르, 로라 가스니에 조는 16강에서 1번 시드 복식조는 피했지만, 더 험난한 조를 만났습니다.
판젠동, 딩닝은 혼합복식 본선 2라운드 32강전까지 총 4경기를 하는 동안, 단 한 게임만을 내주는 완벽한 경기 내용을 보였습니다. 판젠동, 딩닝은 본선 첫 경기 상대였던 헝가리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를 상대로 3게임을 5-11로 패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승패가 바뀐 것은 아니었지만, 16강전까지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만이 판젠동, 딩닝을 상대로 잠깐의 승리를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가 개최국 헝가리 선수들인 만큼 첫 경기부터 판젠동, 딩닝과 경기한 소감을 인터뷰해 '이 것이 중국과 유럽의 차이(This is the difference between China and Europe)'라는 제목으로 홈페이지에 실었습니다.
이 것이 중국과 유럽의 차이
(출처 :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홈페이지)
(2019년 부다페스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혼합복식 1R 64강 판젠동, 딩닝 VS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
(출처 : 유튜브)
▶ 대진표를 확인했을 때, 무슨 기대를 했나?
Nandor Ecseki - "솔직히 말해서, 기쁘기도 하고, 아쉬웠다. 홈그라운드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명의 세계 1위를 상대로 경기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우리에게 대단한 순간이었다. 우리는 응원해준 팬들에 감사하고, 그들의 소리를 명확히 들었다. 나는 쉽게 패할 걸로 예상했지만, 간신히 한 게임을 따냈고, 그 사실에 매우 행복하다"
도라 머더라스 - "솔직히 말하면, 나는 더 나운 대진을 기대했기 때문에 아쉬웠다. 나는 심지어 주위 사람들에게 본선이 뭐가 어렵겠냐며 농담을 했다. 만약, 우리가 그 선수들을 프리리미너리 라운드에서 만났다면 어떻게 되었겠는가?"
▶ 3게임에서 예외적으로 플레이했고, 간신히 승리했다.
도라 머더라스 - "글쎄, 그때까지 우리는 판젠동, 딩닝을 상대할 방법을 생각했다. 경기 전에 Nandor와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한 게임을 따내면 대단한 일이 될 거라 이야기했고, 그렇게 되어 매우 행복하다. 몸을 풀 때는 (한 게임을 따는 것이) 마치 꿈만 같아 보였다. 나는 우리가 한 게임을 따내고, 또한 이긴 게임에서 좋은 득점을 하게 되어 행복하다. 나는 팬들이 경기를 즐겼기를 바라고, 그들의 응원에 감사한다"
▶ 당신들과 그들의 차이는 뭐라 생각하나?
Nandor Ecseki -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다 생각했다. 나는 그들과 우리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고, 중국과 유럽의 차이였다. 그들은 육체적으로 최강이었고, 유럽의 그 어떤 상대들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그들은 빠르고, 강했고, 아무도 할 수 없는 힘든 상황에 집중했다."
Nandor Ecseki, 도라 머더라스 조는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30번 시드를 받았습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가 자국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인 만큼 많은 준비를 했겠지만 첫 경기부터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고 말았습니다. Nandor Ecseki는 판젠동, 딩닝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중국과 유럽의 차이라 답했지만, 다음 라운드에서 아시아 강자인 홍콩의 웡춘팅, 두호이끔도 예외없이 0-4(11-7, 11-9, 18-16, 11-5) 완패를 당했습니다. Nandor Ecseki의 대답은 차이니스와 넌 차이니스의 차이로 바뀌어야 더 정확한 답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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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프리리미너리 라운드의 물을 흐리며’ ㅋㅋㅋㅋㅋ에서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드디어 저의 개그를 이해해주시는 분이..^^
감격이에요.
@빠빠빠 빠빠빠님 근데 세탁 혼복 본선은 7판4선승제인가요?! 보통 복식 경기는 5판3선승제로 하더니...
@윤탁구 네..세탁 본선은 7게임 4선승제 입니다.
금메달이 걸리니 달라지는군요
눈이 호강합니다~ 한국선수들 화이팅~
탁구종목에 걸려있는 금메달은 모두 중국의 것...인건가요....
이 조도 강력한 우승후보라...당연하겠지요
중국이 왜 갑자기 혼복에 신경쓰나 했더니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글 감사합니다~
소중한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