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째 조국·정경심 변호 방송 내보내는 KTV
김은중 기자
2021.08.0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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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KTV 국민방송’이 지난해부터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 재판 관련, 조 전 장관측을 일방적으로 변호하는 듯한 방송을 내보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KTV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공적 방송 채널로 기자·아나운서·프로듀서 등 직원들의 신분이 모두 공무원이다.
7일 현재 구독자 19만명이 넘는 유튜브 ‘KTV 최고수다’ 채널엔 조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관련 영상이 지난해부터 다수 올라오고 있다. 영상을 보면 친여(親與) 성향 패널들이 대부분이고, 주로 조 전 장관측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과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9월 25일 “조국 전 장관 일가 재판 참관기” “조국일가 재판의 모든 것을 밝힌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영상이 대표적이다. 이날 방송에선 ‘빨간아재’라 불리는 좌파 성향 유튜버 박효석씨와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를 섭외했다. 박씨는 YTN 기자 출신으로 여권 인사들과 관련된 재판을 주로 다루고 있다. 김 교수는 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형이자 대표적인 강성 친문(親文) 인사로 ‘조국백서’의 공동 저자이기도 하다.
박지훈 변호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방송에서 박씨는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하는데 만족하냐” “언론에 난 것과 실제로 (조국 재판에서) 목도한 것과 차이가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혐의 관련 “무얼 가지고 기소한 것이냐” “누가봐도 대통령 인사권을 침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또 진중권 전 교수 등이 집필한 ‘조국 흑서’ 관련 “진실은 확인하는 내용은 없고 인상 비평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고, 김 교수도 “내용도 없고 검증도 없다”고 깎아 내렸다.
지난달 31일 올라온 ‘조국 딸 친구 입장 번복 향후 재판 영향 미치나’라는 영상에서는 진행자인 박 변호사가 “대다수 기자들이 본인 듣고 싶은대로 듣고 있다” “공부가 안돼서 그런거냐”라고 했다. 조국 재판 보도 관련 언론의 ‘편파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패널인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일부러 그러는 것” “그 정도 수준을 이해 못하면 기자해서는 안 된다” “뭔가 애매하게 쓰고 싶은 것”이라고 했다. 조회수가 1만4000회가 넘은 이 영상에 네티즌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1995년 개국한 KTV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영방송인 만큼 대통령을 비롯한 국무총리, 장관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의 동정을 우선적으로 다루고 있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정책 홍보 방송이다보니 어느 정도 친정부 성향을 띌 수 밖에 없고, 방송 특성상 논조가 정권 교체 때마다 바뀌기도 한다”고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정 여권 인사의 재판 관련 내용을 1년째 다루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정책 홍보 방송이 법원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