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값등록금에 대한 대학생들의 목소리가 나날이 늘어가는 가운데, 홍익대학교가 의미있는 결정을 했습니다. 전교생에 대해서는 시행하지 못했지만, 저소득층 2200명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절반만 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작지만 의미있는 한걸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소득층 반값등록금은 다른 대학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홍익대는 재학생의 72%에 평국 188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급해왔던 터라, 이번 일을 두고서 멋진 결단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홍익대학교, 1946년에 개교해서 11,327명의 학생을 두고 있는 곳입니다. 대학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홍익인간의 창학정신 아래 설립되어 자주, 창조, 협동이라는 교훈 아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1961년 대학정비령에 의해 홍익미술대학으로 개칭하였다가 다음해에 다시 홍익대학으로 복귀한 점에서 보듯이 홍익대학교는 미술로 유명합니다.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예술을 하려는 학생에게는 가장 가고싶은 대학이 홍익대학교인 만큼, 그동안 홍익대학교에 대한 인식은 좋은 편이었습니다.
그에 더해, 이번 반값등록금 결정은 이미 대학 등록금을 동결했던 결정에 더해서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려는 홍익대학의 위대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당장은 재정문제가 있으니 전교생에게 혜택을 주지는 못하더라도, 저소득층에게는 반값등록금으로, 나머지 72%의 학생들에게는 장학금으로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학점이 3.5만 넘어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에 대해 후한 홍익대학교, 연세대와 고려대에 이어서 사립대 가운데서 3위에 해당할 정도로 좋은 수준입니다.

홍익대학교는 이번 저소득층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면서 등록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는데 한 푼도 그냥 사용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거품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어느 곳이든지 완벽한 곳은 없겠지만 다른 대학과는 차별화 되는 이런 사실들은 그동안 홍익대학교가 지나치게 상업화에 물들지는 않았음을 알게 해줬고 네티즌들은 환호하고 있습니다. 몇몇 네티즌의 경우 반값이라더니 생색만 내기 바쁘다고도 하지만 대학교라는 곳도 수익이 있어야 운영되는 것인데, 단번에 반값등록금을 시행하는 것은 힘들 것입니다.
이번 홍익대학교의 선택이 의미있고 값진 것은, 정치적 외압 없이, 어떤 지원 하나 없이 스스로 결정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첫번째라는 점입니다. 지방의 중소 대학교가 결정했다면 학생수가 적으니 그런가보다 할수도 있겠지만 홍익대학교의 이런 선택은 다른 대학교에도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이러한 효과가 다른 대학으로 퍼져서 우선 저소득층에게라도 반값 등록금이 된다면, 좋은 것 아닐까요. 처음부터 완전한 정책이 나오기는 힘든만큼 의미있는 한걸음이라고 생각됩니다.
홍익대학교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는 뒷받침에는 투명한 자금 관리가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대학살림으로 모아온 적립금이 6000억원이고, 해마다 이자로만 300~400억원이 발생하기때문에 이것을 장학금으로 제공하면서 재학생들이 추가적인 등록금 인하 혜택을 누리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위에서부터 시작된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라는 점에서도 환영입니다. 지금 대학들을 보자면 높은 등록금에 허리가 휘는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메꾸고, 학업 성취도는 낮아지고, 장학금과는 멀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홍익대학교가 바라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대학교로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발생할 것입니다. 낮아진 등록금과 많아진 장학금은 아르바이트나 대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학업에 조금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더욱이 늘어난 장학금은 학업 성취도를 높이게 되고 대학으로서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학생들은 진정한 대학의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배우기 위해 대학을 간 것이지 빚을 갚으러 간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분명 이러한 결정에 저소득층의 기준이 까다로울 거라거나, 결국 혜택을 보는 사람의 비율은 적다며 불평할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홍익대학교의 이러한 결정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첫 걸음이 중요하기 때문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