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 대회에서 5연승을 거둔 바 있는 안조영 9단(왼쪽)이 이번 대회에서 5연승에 도전했던 오유진 7단을 꺾었다.
제15기 지지옥션배 연승대항전 17국
안조영 9단, 오유진 7단의 5연승 저지
반집의 제왕과 반집의 여왕은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시작부터 오랫 동안 이어진 오리무중의 형세. 승률 그래프는 벌어지려는 듯하다가도 큰 차이를 보인 장면이 거의 없었다.
두 기사 모두 끝내기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장기전이 예상됐던 일전. 대국자의 성향에 따라 찻잔의 수를 준비한다는 한해원 진행자는 넉 잔을 준비할까 고려하다가 석 잔을 즌비했다고 했다. "오늘 11시 안에 퇴근할 수 있을까요"라고 했던 담당 PD의 말도 전했다.
▲ 전기 대회에서 5연승을 몰아친 바 있는 안조영 9단. 이번 기에는 어디까지 갈까.
'반집의 제왕' 안조영 9단이 질주하던 '반집의 여황' 오유진 7단을 멈춰 세웠다. 한가위 연휴인 20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15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 제17국에서 20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끝내기까지 가지 않았지만 10시 8분 종국은 이번 대회 최장시간 세 번째.
팽팽하던 형세는 후반 들어 요동치는 폭이 컸다. 1분 초읽기 속에서 안조영 9단의 실수도 나왔지만 오유진 7단의 실수가 더 잦았고 더 컸다. "오유진 7단에게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으나 짧은 시간으로 전부 보기 어려웠다"는 백성호 해설자는 "마지막 승부처에서 안조영 9단은 보고 있었고 오유진 7단은 놓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 랭킹은 안조영 9단이 66위, 오유진 7단이 102위.
한종진 9단, 김승준 9단, 최규병 9단, 차민수 9단을 차례로 꺾었던 오유진 7단의 연승 행진은 4연승에서 멎었다(연승상금은 300만원). 상대전적은 1승1패. 안조영 9단이 4년 전 퓨처스리그에서 당했던 1집반패를 갚았다.
안조영 9단의 지지옥션배 본선은 3연속. 첫 출전했던 13기 때에는 등판 없이 우승 기쁨을 함께 누렸고 14기 때에는 5승1패로 맹활약했으나 우승컵은 숙녀팀이 가져갔다.
▲ 오유진 7단은 이번 시즌 4승1패, 통산 12승4패를 기록하고 조승아 4단에게 바통을 넘겼다.
21일 저녁에는 숙녀팀의 9번주자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숙녀팀은 조승아 4단을 발표했다. 안조영 9단이 두 판을 이긴 바 있는 상대이다. 오유진 7단은 4연승을 숙녀팀에 안기고(지지옥션배 통산 12승4패) 후속 주자에게 바통을 넘겼다.
신사팀과 숙녀팀이 12대12의 연승전으로 겨루는 제15기 지지옥션배의 우승상금은 1억2000만원. 그동안 숙녀팀이 8차례(1ㆍ4ㆍ6ㆍ8ㆍ9ㆍ11ㆍ12ㆍ14기), 신사팀이 6차례(2ㆍ3ㆍ5ㆍ7ㆍ10ㆍ13기) 우승했다.
▲ 인조영 7단은 2007년에 원익배 십단전을 첫 종합기전 우승으로 장식한 바 있다.
▲ "연승을 계속 했으면 좋겠지만 열심히 두었기 때문에 괜찮고요, 남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부담은 갖지 않으려고 하고 남아 있는 상대들이 다 강해서 이기든 지든 자연스러움에 맡기자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