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확장 공사 과정에서 새로운 유물이 발견됐다고 한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수로 등 문화재가 발견된 것이다. 사실 광화문 광장에서 광화문과 경복궁을 바라보면서 궁금했던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과연 그 옛날에 이곳에는 어떤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어떤 건물들이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광화문 광장터는 바로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도로였다. 그곳에 과연 예전에 어떤 건물이 존재하고 있었는지는 문헌에 간단하게 나와있다. 조선말기 사진으로만 전해온다. 그래서 지금 광화문 광장터 땅 아래에는 어떤 유물이 남아 있을까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였다. 그런 상황속에 이런 문화재가 나왔다니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서울시는 얼마전부터 광화문광장 서측 도로를 폐쇄하고 확장공사를 진행하던 중에 정부서울청사 앞 도로에서 석재로 만든 수로, 유구(옛 건축물 흔적), 조선시대 삼군부 건물로 추정되는 기단(基壇)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삼군부(三軍府)란 흥선대원군 집정기인 1868년(고종 5) 3월에 복설되어 군사업무와 이에 필요한 재원을 총괄했던 최고 군령기구이다. 대원군이 병인양요 이후 본격화한 군비 강화와 그에 소요되는 재원을 모두 직접 장악하고 주도하기 위해 복설하였으며, 그의 실각과 함께 폐지되었다.
정부서울청사 앞 구간 지하는 문화재가 있을 것으로 추측되던 구간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19년 광화문광장 확장 공사를 계획하며 소규모 시범 발굴 조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사 중 발견된 문화재들은 조선시대 유물로 추측되며, 서울시는 이달 말까지 정밀발굴 작업을 끝낸 후 전문가 등과 문화재 역사적 가치를 평가·분석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다음 달 발굴을 완료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이와관련해 서울시 주변에서 공사기간 연장 가능성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 사안은 문화재 전문가들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면 되고 중요한 가치가 있을 경우 잘 보존해 광화문광장의 새로운 명소로 삼으면 된다. 설왕설래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인데 공사기간에 맞추려 날림 발굴을 한다면 역사의 엄청난 누를 끼칠 것이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비록 가치가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잘 보존해 옛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장소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조성 기간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정도 시간을 못맞춘다고 언론이 지적할 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보다는 제대로 발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 건너편에는 의정부 터 발굴보존작업이 진행중 아닌가. 서로 연계해 발굴하면 조선시대 문화재 연구에 참으로 좋은 자료가 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몇백년동안 땅속에 갇혀 있던 문화재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 하나로도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의 경우 고속철도 떼제베 공사 설계 과정에서 옛 수도원자리를 통과하게 되자 그 유적을 보존하기위해 노선을 일부 변경했다. 그 수도원이 역사적 가치가 아주 높은 것도 아니였다. 그리고 고속철도 설계 변경과 그것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상당한 데도 프랑스 정부는 그런 결정을 내렸다. 뭘 의미하는가. 자신들의 문화재는 철저하게 보존하겠다는 의지 아닌가.
우리는 우리의 문화재를 경시한다는 오명을 씌고 있다. 그 가치있는 유물들이 마구 외국으로 넘겨져 지금은 어디 있는지 조차 모르는 형편 아니든가. 광화문 광장 공사는 시작전부터 말이 많았다. 일부 극우집단은 시위를 막기위해 서울시가 꼼부를 부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나는 결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 도심 한가운데 명소를 갖는 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것이지 모른다. 그런데 그런 공사도중 이런 문화재가 발견됐으니 이것은 행운이라고 봐야 한다. 아주 좋은 징조라는 것이다.비록 일부 광장구간이 좁아지겠지만 그것이 별건가. 한국 수도 서울 그것도 한복판 광화문광장에 옛 조선시대 유물들이 하나둘씩 자리잡으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역사적 가치를 충분히 제공할 뿐아니라 우리 조선시대 오랜 역사성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 아닌가. 외국 관광객들이 의정부 터나 이번에 새로 발견된 이런 문화재앞에서 느낄 일들은 생각하면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이번 유물 발견은 정말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고 제대로 발굴해 잘 보존해야 한다고 나는 확언한다.
2021년 3월 1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