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기 국채 수익률 3.2% 돌파 가계 대출 악화
유가 급등·채권 금리 상승에 대출자 부담 커져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캐나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고정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모두 0.7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반영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캐나다 중앙은행의 금리 전망이 최근 크게 바뀌었다. 오버나이트 금리 스와프 시장은 20일 기준으로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모두 0.75%포인트 오를 가능성을 반영했다. 원래는 12월 한 차례 인상에 무게를 두던 분위기였지만, 최근 들어 전망이 달라진 것이다. 4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20%를 넘겼다.
시장 분위기가 바뀐 배경에는 중동 전쟁이 있다. 2월 28일 이후 전쟁이 걸프 지역으로 번지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고 경기 둔화 우려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하고 있다. 티프 맥클렘 총재는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 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경우 그냥 두지 않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다.
경제계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경기가 약한 상황에서 금리를 더 올리면 가계와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올해는 금리를 더 올리지 말고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장 반응은 중앙은행보다 더 빠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먼저 뛰고 있다. 캐나다 5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번 주 한때 3.2%를 넘기며 지난해 여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몇 주 사이 0.80%포인트 가까이 뛰었고, 하루 만에 0.30%포인트 안팎 오른 날도 있었다.
이 여파로 주요 대출기관들도 고정형 금리를 잇달아 올렸다. 일부는 5년 고정형 금리를 0.30%포인트까지 인상했다. 2월 말 3.79%였던 보험 적용 5년 고정형 최저 금리는 최근 3.94% 안팎까지 올라왔다. 3년형과 10년형 등 다른 만기 상품도 함께 오르는 흐름이다.
이처럼 고정형 금리가 오르는 것은 현재 기준금리보다 앞으로의 물가와 금리 전망이 먼저 반영되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18일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은 중동 긴장 장기화와 고유가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한때 나왔던 연내 금리 인하 기대도 많이 약해진 분위기다.
주택담보대출 갱신을 앞둔 집주인이나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금 금리를 고정할지, 조금 더 지켜볼지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금리 흐름은 에너지 가격과 전쟁 장기화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체크포인트 · 이것만은 꼭]
시장이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에 더 주목하는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있다. 주택담보대출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기준금리 동결만 보고 안심하기는 어렵다. 시중은행 고정형 금리에 영향을 주는 국채 수익률 흐름도 함께 봐야 한다.
국채 수익률이 3.2%를 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 금리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중앙은행 결정과 별개로 시중 대출 금리가 먼저 오를 수 있다. 대출자 입장에서는 단기 고정형과 변동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맞는지 상환 여력을 따져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